[사자경제] 개학연기? “코로나님이 집값 잡는 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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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개학연기? “코로나님이 집값 잡는 중이시다”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3.1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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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1 더하기 1은 2, 2 더하기 2는 4….”

1883년 8월 28일 함경남도 원산. 250명의 떠꺼머리와 건상투(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트는 상투)를 튼 한복차림의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를 시작합니다. 배우는 과목도 산수·과학 등 신기하기만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학교 ‘원산학사’입니다. 배재·이화학당보다 1~2년 먼저 열었습니다. 일본 이주민에 맞서 서양인도 아닌 우리 주민들의 힘으로 세운 학교입니다.

1883년 세워진 최초의 근대식 학교인 '원산학사'.
1883년 세워진 최초의 근대식 학교인 '원산학사'.
최초의 근대식 학교인 '원산학사' 수업 장면.
최초의 근대식 학교인 '원산학사' 수업 장면. 벽에 걸린 세계지도가 눈에 띈다.

‘개학연기(開學延期)’. 방학, 휴교 따위로 한동안 쉬었다가 다시 수업을 시작하는 기한을 뒤로 물리거나 늘린다는 네 글자입니다. ‘불패신화’가 무색해진 강남 집값이 급락하는 가운데 대치동 학원가 인근 아파트 단지들도 하락세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12·16 대책으로 고가의 아파트들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진 데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된 까닭입니다.

17일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매매가격이 최근 3개월 사이 2억~5억원가량 떨어졌습니다. 전용 115㎡(4층)가 지난달 24억1000만원에 거래됐으며 이달 초에는 20층이 26억5000만원에 팔렸습니다. 지난해 12월 같은 면적 21층 물건이 29억5000만원에 팔린 점을 감안하면 최대 5억원 넘게 떨어졌습니다.

도곡렉슬 아파트.
도곡렉슬 아파트.
도곡렉슬 실거래가. /자료=한국감정원
도곡렉슬 실거래가. /자료=한국감정원

인근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 아파트도 가격이 2억여원 떨어졌습니다. 전용 77㎡는 지난해 12월 21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찍었으나 지난 10일 19억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대치동의 이달(17일 기준)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단 2건에 불과합니다. 도곡동에서는 9건밖에 매매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주간 매매수급지수는 95.8로 전주(97.5)보다 1.7 하락했습니다. 지난달 초 100선(수요와 공급 균형)이 깨진 이후 5주째 보합세를 보이거나 떨어지는 중입니다. 매매수급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급 우위(사는 사람 유리),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 우위 시장(파는 사람 유리)을 뜻합니다.

서울 강남 아파트는 오랜 기간 집값이 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 강도 높은 정부 규제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하락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이달 13일부터 부동산 거래 신고가 대폭 강화된 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주택 거래 시 예금잔액증명서 등 15가지의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대치동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봅니다. 이번 전국 초·중·고교 개학 연기로 학원 휴원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대학 입시 일정까지 연기돼 이들 단지에 대해 매매를 원하거나 전세를 찾던 수요자들도 당분간 뒷짐을 진 채 관망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 추이. /자료=한국감정원
서울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 추이. /자료=한국감정원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잡지 못하던 집값을 잡는다며 ‘코로나’를 칭찬합니다.

“19번 대책 내놔도 못 잡는 부동산 버블, 이제 코로나님이 잡는 중이시다. 기대하시라!” “결국 정책으로 못잡던 집값이 코로나로 잡히네...”.

이제 시작이라며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집값 떨어져야지. 떨어져도 한참 떨어져야 한다. 이게 인간의 집값이냐?” “뭐 이제 시작인데 뭘 그리 놀라나... 먼저 파는 사람이 위너여” “(속보) 은마 7억 떨어진. 매물 나왔네. 진짜 장난 아니네” “오를 땐 10억씩 올랐는데. 2억 내린 게 대수냐?” “이게 떨어진 거냐?????” “강남 아파트 10억 정도는 거품이야. 제자리 찾기 시작한 거지. 꾸물거리지 말고 얼른~”.

‘부자 독식’의 법칙은 계속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지역의 수요자는 전부 부자들이라 코로나 같은 사유로 전혀 영향 없다. 좋은 부동산은 부자들의 전유물이라 안 내린다. 소수의 돈이 별로 없는 자들이 많은 융자로 집을 산 경우만 해당된다. 그런 경우의 값이 내리는 소수의 매매도 모두 부자들에게 흡수된다”.

공교육 인터넷강의 아이디어도 제안합니다.

“공교육 인터넷 강의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NEIS)에 학생기록 연동해서 Login 출첵 관리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것 같은데 EBS와 연동을 하던지 하고 강의시간 출첵은 개별 ID와 연동한 문자변형 인증으로 1시간에 5번 정도 랜덤으로 입력하게 하면 충분히 관리가능하며, 시험문제는 각 학교 선생님들이 인강 내용에서 출제하도록 하면 될 것 같습니다. IT 강국이라고 하면서 이번 기회에 진정한 IT 강국을 보여줘야 될 것 같지 않습니까?”.

이주열 한은 총재. /자료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은 총재. /자료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 추이.(2008년 2월까지는 콜금리 목표)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 추이.(2008년 2월까지는 콜금리 목표) /자료=한국은행

국토교통부는 오늘(17일) 공공지원 민간임대의 입주자 소득확인 절차를 이르면 9월부터 공공임대 수준으로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연계 활용한 ‘임차인 자격검증 시스템’을 구축 중입니다. 앞으로 임대주택 주차장에서 비싼 외제 자동차는 사라질까요?

어제 미국에 이어 한국은행이 12시간 만에 기준금리를 크게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습니다. 집 없는 이들은 대출금리 인하 기대보다 전세가격 인상 걱정이 앞섭니다. 부동산 및 금융 당국의 ‘방학 없는’ 서민정책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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