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나노 마스크’ 나올 때면 코로나19는 벌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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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나노 마스크’ 나올 때면 코로나19는 벌써 끝?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3.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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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무한히 작은 것들은 무한히 큰 역할을 한다.”

유산균 음료로 더 잘 알려진 프랑스 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발생설’을 뒤집습니다. 백조의 목처럼 생긴 플라스크에서 아주 작은 미생물 실험을 통해 ‘생명은 결코 우연히 생겨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광견병 백신을 개발해 수많은 생명을 구한 파스퇴르.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근본주의 기독교인이었습니다.

루이 파스퇴르.
루이 파스퇴르.

‘나노섬유’. 굵기가 나노미터(1nm=10억분의 1m)인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초극세사로 만든 섬유를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국내 연구진이 스무차례 세탁한 뒤에도 성능이 초기의 90% 이상 유지되는 보건용 마스크를 개발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상용화에는 두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새로 개발돼 안전·유효성 심사가 필요한 의약외품의 품목 허가 처리 기한은 70일입니다. 대개 보건용 마스크의 품목 허가 처리 기한은 55일이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폭 단축됐으나 신제품은 상황이 다릅니다.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지, 실제 효과가 있는지 등을 검증하는 안전·유효성 심사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식약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섬유 필터’ 마스크 역시 신소재로 만든 제품이어서 안전·유효성 심사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김 연구팀은 20회 이상 세탁한 뒤에도 오염물질 차단 효과가 초기의 90% 이상 유지되는 나노섬유 필터를 개발했고, 이 필터를 넣은 면 마스크를 선보였습니다.

KAIST가 개발한 나노섬유 필터를 삽입한 면마스크(왼쪽). 나노섬유 필터는 20회까지 세탁하거나 소독해도 성능이 94% 유지된다. /사진=KAIST
KAIST가 개발한 나노섬유 필터를 삽입한 면마스크(왼쪽). 나노섬유 필터는 20회까지 세탁하거나 소독해도 성능이 94% 유지된다. /사진=KAIST
30초 동안 손비누로 세척 테스트를 하면서 나노섬유 필터의 미세구조 변화를 관찰한 모습. /사진=김일두연구소
30초 동안 손비누로 세척 테스트를 하면서 나노섬유 필터의 미세구조 변화를 관찰한 모습. /사진=김일두연구소

이 제품이 상용화할 경우 ‘마스크 대란’을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 식약처에서 정식 품목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정식으로 신청이 되어야만 심사 절차를 거칠 수 있다”라며 “최대한 신속하게 심사하되 안전성과 효과 등에 대해서는 세심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조기 상용화’에 대한 바람을 쉬지 않고 쏟아냅니다.

“두달 같은 소릴 하네.. 검증되고 안전하면 다 생략하고 빨리 시중에 풀어라.. 양심 없는 마스크 판매상 때문에 미치겠다” “일주일동안 밤새워 테스팅 및 검사하면 될 것을... 지금 전염병 최고 위기단계인 심각단계 아닌가요?” “빨리 빨리 진행해라. 국민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마스크 찾아 삼만리다” “허가접수하면 공무원들 늘.. 그랬듯이 세월아 네월아 놀다가 두달 채우고 승인..” “마스크 급하지만 안전성 확인은 필수입니다. 다만, 사태가 시급하니 특별한 절차로 신속 처리 부탁드립니다”.

웰크론 오후 1시55분 현재 주가.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웰크론 오후 1시55분 현재 주가.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힘겨운 반등을 시도하는 주식시장에서도 ‘마스크 관련주’들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1시55분 현재 웰크론은 전날보다 13.36% 상승한 6110원에 거래 중입니다. 또 모나리자(+8.97%), 케이엠(+7.83%), 레몬(+4.17%), 깨끗한나라(+4.03%) 등도 장중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생산하지 않는다고 밝힌 오공도 여전히 23.53% 올라 급등세입니다.

한국금거래소 3.75g당 시세표(단위 원). 날짜가 역순이라 상승세로 보인다.
한국금거래소 3.75g당 시세표(단위 원). 날짜가 역순이라 상승세로 보인다.

코로나19로 국제 금값이 1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6거래일 만에 올랐습니다. 금을 팔아 현금화하려는 수요로 거래량은 몇주 사이에 부쩍 늘었습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는 1493건, 매입은 1만7248건 증가했습니다. 현금화하는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안전자산’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황금을 10~200나노미터 크기로 자르면 공 모양일 경우 붉은 색을 띠고, 모양과 구조에 따라 파란, 초록 등 다양한 색을 띠게 됩니다. 고유의 성질마저 변하여 황금이 아닌 아주 작은 하나의 광물에 불과합니다. ‘돌같이 보라’는 말을 되새기게 하는 나노 기술, 변하지 않는 진리를 더욱 커다랗게 보여줍니다.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자료=질병관리본부
/자료=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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