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 토스뱅크, ‘1호’ 카카오손해보험… 금융판 뒤흔들 메기 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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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토스뱅크, ‘1호’ 카카오손해보험… 금융판 뒤흔들 메기 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6.10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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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21년 소비자평가 '좋은 은행' 순위. 지난해 13위를 기록한 카카오뱅크가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자료=금융소비자연맹
금융소비자연맹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21년 소비자평가 '좋은 은행' 순위. 지난해 13위를 기록한 카카오뱅크가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자료=금융소비자연맹

“메기가 5년 만에 고래가 되었다.”

지난달 24일, 한 금융소비자 단체가 ‘좋은 은행’ 순위를 내놓자 시중은행들이 시큰둥합니다. 인터넷 전문은행 두 곳을 포함해 모두 18개 국내 은행의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카카오뱅크가 종합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1년 새 12계단을 껑충 뛴 것입니다. 수십 년 업력의 공룡 은행들이 골리앗이 된 순간입니다. 누리꾼의 반응은 단 세 마디입니다. “쉽고 빠르고 편리하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지난 9일 금융위원회 본인가를 받은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토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지난 9일 금융위원회 본인가를 받은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토스

‘메기효과’. 미꾸라지가 모인 곳에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살아남으려고 강한 활동성을 띠는 것을 기업 경영에 빗댄 네 글자입니다. 강한 자가 있으면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도 함께 올라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세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이 본인가를 얻고, 디지털 기반의 손해보험사가 예비허가를 따내자 이들이 업계를 뒤흔들 메기가 될지 관심이 모입니다.

10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고 토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했습니다. 토스뱅크가 오는 9월 본격 영업에 들어가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세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이 됩니다. 앞서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2019년 예비인가를 받은 뒤, 지난 2월 신청한 본인가를 넉 달 만에 따냈습니다.

토스뱅크의 인터넷전문은행업 추진 경과. /자료=금융감독원
토스뱅크의 인터넷전문은행업 추진 경과. /자료=금융감독원
토스뱅크가 올해 하반기 영업을 시작하면 인터넷전문은행 임직원은 180명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금융감독원
토스뱅크가 올해 하반기 영업을 시작하면 인터넷전문은행 임직원은 180명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금융감독원

토스뱅크의 자본금은 2500억원이고, 비바리퍼블리카·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이랜드월드·중소기업중앙회·SC제일은행·웰컴저축은행 등 11개사가 주주입니다. 금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금융감독원이 토스뱅크에 대해 면밀한 심사를 거친 결과 자본금 요건, 자본조달방안 적정성, 주주구성 계획, 사업계획, 임직원 요건 등에서 모두 인가요건을 충족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5년 안에 1조원의 자본금을 마련하겠다는 토스뱅크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중·저신용자 및 소상공인 대출, 체크카드, 간편송금, 간편해외송금 등을 핵심 서비스로 내세웠습니다. 이날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포용과 혁신의 은행을 표방하는 만큼 중·저신용자를 포함, 더 많은 사람들이 1금융권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위는 지난 9일 토스뱅크의 은행업 본인가와 함께 ‘카카오손해보험주식회사’(가칭)의 예비허가도 승인했다. 사진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
금융위는 지난 9일 토스뱅크의 은행업 본인가와 함께 ‘카카오손해보험주식회사’(가칭)의 예비허가도 승인했다. 사진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

금융위는 이날 토스뱅크의 은행업 본인가와 함께 ‘카카오손해보험주식회사’(가칭·카카오손보)의 예비허가도 승인했습니다. 카카오페이가 금융위에 설립 예비허가를 신청한 지 여섯 달 만입니다. 금융위는 카카오손보가 카카오그룹의 디지털 기술·플랫폼과 연계한 보험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보험산업 경쟁과 혁신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카카오손보가 내놓은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소비자가 참여하는 DIY(Do It Yourself·직접 만드는 제품) 보험, 플랫폼과 연계한 보험 등 일상생활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 가입, 플랫폼을 통한 간편 청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속한 보험금 지급 심사 등으로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카카오손보는 앞으로 6개월 안에 허가요건인 자본금 출자 및 인력 채용 등을 이행한 뒤 연내 본허가까지 따낸다는 목표입니다. 카카오페이가 예비허가에 이어 본허가까지 얻어낸다면 빅테크(대형 IT기업)의 보험업 진출 첫 사례이자 캐롯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에 이은 세 번째 디지털 손보사가 태어나는 것입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새로운 은행과 손보사의 탄생을 반기면서도 기존 금융사들의 오래되고 잘못된 행태를 따라 할지 벌써부터 경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은행의 출범을 축하합니다” “올해말까지 지켜보면 그림 나올 듯. 금리랑 한도 보면 토스은행 스타일 보일 것 같습니다” “토스 P2P에 당해 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신뢰를 조져 버린다는 것을 A등급도 손실 나는 그런 곳하고 파트너십 체결해 놓고 여론 안 좋으니 곧바로 손절 때린 토스. 이런 기업에 돈 맡기면 어떻게 될지 뻔하겠네요”.

“이벤트로 끌어 모은 예금주들이 99%일 텐데. 누가 토스를 주거래은행으로 사용할까” “토스 앱에서 증권부분은 정말 증권앱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인데요. 토스앱 쓰면서 MTS로 주식거래 하고 있어요. 하시는 분들은 빨리 서점 가서 증권기초부터 다시 배우세요. 시간이 아까워 말씀 드리는 겁니다” “뭔 메기효과? 카뱅 케뱅이 뭘 했길래? 중신용자 대출 하라고 만들어 놨더니 고신용자, 햇살론이나 한 게 두 X인데”.

“제발 공인중개업도 진출해라 중개수수료 너무 비싸다” “역시 카카오” “카카오로 갈아타야겠다” “카카오 토스 네이버 쿠팡 유튜브 다들 처음엔 사람 모집하려고 막 뿌려대고 사용자 늘어나면 서비스 유료하거나 종료시키는 마케팅만 해대서 짜증난다. 요즘 기업은 다들 이런 식인 듯” “그래봤자 보험이지~ 나한테 맞는 보험? 어차피 자기네들이 설계해서 답정너처럼 알려주는 서비스일 텐데”.

렌딧 등 P2P 3개사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로는 처음으로 금감원 등록을 마쳤다. /자료=금융감독원
렌딧 등 P2P 3개사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로는 처음으로 금감원 등록을 마쳤다.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금융위는 렌딧·에잇퍼센트·피플펀드컴퍼니가 10일자로 등록을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3개사는 금융위에 등록한 1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P2P금융업자)입니다. P2P금융은 지난해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제도권에 편입됐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26일까지 등록하지 못한 P2P금융업자는 영업을 할 수 없습니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오늘(10일)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최근 5년 새 13.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세계 43개국 평균인 8.1%p에 견줘 매우 빠른 속도로 빚이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한 누리꾼의 말처럼 새로 장사를 시작하는 금융사들이 서민의 시름을 덜어줄 ‘금융메기’로 헤엄쳐주길 바랍니다.

“기업윤리 잘 지키면서 성장해라. 돈 없는 서민들 등골 빼먹는 사업장 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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