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관 대표 ‘사익 추구’ 신공, 잇몸까지 무너진 오스템임플란트 내부통제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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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관 대표 ‘사익 추구’ 신공, 잇몸까지 무너진 오스템임플란트 내부통제 [마포나루]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3.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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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사상 최대 횡령 사건 이어 내부통제 문제로 이미지 추락
상장 폐지 전 내부정보 인지해 차명계좌로 매매, 차익 1.5억원 챙겨
상폐 후 지배구조 개선 등 기대 못 미쳐… 장기적 성장전략 다시 짜야
오스템임플란트 마곡 중앙연구소 전경.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오스템임플란트 마곡 중앙연구소 전경. /사진=오스템임플란트

2년 전 재무관리팀장이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지며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점을 노출했던 오스템임플란트가 이번엔 CEO가 내부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단기매매 차익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내부 조직의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이를 책임져야 할 CEO가 스스로 사적 이익을 위해 펀법과 부정을 자행함으로써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최근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를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엄 대표가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폐지 전에 회사 내부 호재성 정보를 미리 알고 차명계좌로 주식을 매매해 차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1월 엄 대표의 약 1억5000만원 규모의 단기매매 차익 발생 사실을 통보받았다. 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챙긴 단기매매 차익도 지난해 12월 전액 환수 조치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엄 대표는 회계 부서로부터 내부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영업이익 급등과 당기 순이익 흑자전환’이라는 호재성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배우자와 지인 명의의 차명 계좌로 회사 주식을 매수해 거액의 매매차익을 챙겼다. 내부자 거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수년간 차명계좌를 이용해 회사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매했을 뿐 아니라 소유주식 변동 내역 보고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

엄태관 대표이사. /오스템임플란트
엄태관 대표이사. /오스템임플란트

상장사 임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증권 거래에 이용하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하고 불공정 거래 행위를 위한 차명계좌 이용은 금융실명법 위반이다. 또 임원 또는 주요주주가 회사 주식을 매매하면 그 내용을 5일 안에 금융당국에 보고하고 매매한 주식을 6개월 이내에 거래해 얻은 단기매매 차익은 반환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상장사 임직원이 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누리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22년 내부 직원의 거액 횡령사고 이후에도 엄 대표가 계속해서 CEO를 맡고 있다. 23년째 오스템임플란트에 재직 중인 엄 대표는 2017년 대표에 선임된 뒤 7년간 회사를 이끌고 있다. 횡령 사고 이듬해인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대표이사로 재선임돼 2026년 3월까지 회사를 이끌게 된다. 내부통제 강화가 기업 경영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내부통제에 실패한 경영진을 문책하고 경질하는 기업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흐름과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특히 엄 대표는 2022년 직원 횡령사고 당시 사과문을 통해 내부통제 강화와 재발 방지대책 등 경영개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랬던 엄 대표가 재선임, 최대주주 변경, 자진 상장폐지 단계를 거치는 중차대한 시기에 내부정보를 활용해 사익을 추구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경영진의 가시적인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한 사실상 기업 내부통제 관리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기술력과 시장점유율 등을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이라는 평가와 함께 가족회사라는 부분과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 지배구조 문제가 자주 거론돼 왔었다. 횡령 사고 이후 지난해 1월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UCK파트너스 컨소시엄인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덴티스트리는 수차례에 걸쳐 공개 매수를 통해 지난해말 기준 지분 83.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기존 최대주주 최규옥 전 회장도 아직 지분 9.6%를 보유하고 있다.

새로 대주주가 된 덴티스트리는 지난해 8월 코스닥시장에서 오스템임플란트를 자진 상장폐지했다. 인수 당시 업계에선 최대주주 변경 이후 지배구조와 경영정책 변경 등 대대적 기업체질 개선이 뒤따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존 경영진이 운영하던 전략을 바꾸지 않았다. 최 회장은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여전히 회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최근 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이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이사회 멤버는 아니지만 여전히 회장직을 수행하며 회사 경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때문인지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매출 1조2083억원과 영업이익 242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5%, 4%가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또 지난해 최규옥 회장은 17억79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고 엄태관 대표는 15억5700만원을 받았다.

한편 업계에선 최대주주 변경과 자진 상장폐지를 거치며 기업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됐던 오스템임플란트가 여전히 가족경영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잇달아 내부통제에 허점을 노출하자 대대적 지배구조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긴 했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이제 내부통제 리스크를 확실히 관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을 다시 짜야 할 때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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