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주식처럼 사고판다는 데 반응이 영…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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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주식처럼 사고판다는 데 반응이 영…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12.1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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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저작권·부동산 등 ‘신종증권 시장 개설’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 ‘시장 활성화’는 물음표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부동산, 음원저작권, 미술품 등 고가의 자산을 쪼개 투자하는 조각투자 시장이 열릴 예정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갑지 않다. /사진=픽사베이
부동산, 음원저작권, 미술품 등 고가의 자산을 쪼개 투자하는 조각투자 시장이 열릴 예정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갑지 않다. /사진=픽사베이

“기업도 모르고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데 코인에 이어 그림에 조각까지 투자라, 하우스야 돈을 벌겠지만, 도박으로 돈 버는 사람이 얼마나 될는지”(cbje****) “조각 투자만큼 요상한 기법이 없음. 내가 안 팔고 싶은데 물건은 매매가 되어버리는 거지”(blac****)

어제(13일), 부동산·음원저작권(IP)·미술품 등 실물자산을 소액으로 사고파는 ‘조각투자’ 거래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소식에 누리꾼들 반응입니다. 한국거래소(KRX)의 ‘신종증권(투자계약증권·비금전 신탁수익증권) 시장 개설’이 혁신금융 서비스(규제 샌드박스)로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예비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실제 시장이 열리기까지 관문도 많습니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거래소의 ‘신종증권 시장 개설’ 등 10건이 신규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조각투자회사가 발행한 투자계약증권과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의 매매거래, 상장, 공시, 청산결제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조각투자는 부동산, 음원저작권, 미술품 등 고가의 자산을 쪼개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한국거래소(KRX)의 ‘신종증권(투자계약증권·비금전 신탁수익증권) 시장 개설’이 혁신금융 서비스(규제 샌드박스)로 선정됐다. /자료=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KRX)의 ‘신종증권(투자계약증권·비금전 신탁수익증권) 시장 개설’이 혁신금융 서비스(규제 샌드박스)로 선정됐다. /자료=금융위원회

다만, 신종증권은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증권이 아닌 투자계약증권이나 비금전 신탁수익증권 등 기존에 없던 전자증권 형태로 발행됩니다. 그동안 비금전 신탁수익증권의 경우 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통해 발행·유통이 모두 가능했지만, 투자계약증권은 발행만 가능하고 유통이 불가해 환금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거래소가 조각투자증권 시장을 개설하면 증권사는 거래를 중개하고, 일반투자자는 기존 증권사 계좌를 활용해 주식 거래와 동일한 방식으로 매매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당국의 이번 결정은 올해 2월 발표한 토큰증권 발행·유통체계 정비 방안의 후속 조치입니다. 금융위는 거래소가 조각투자증권 시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한 바 있습니다.

금융위는 “일반투자자에게는 장외거래만 가능했던 조각투자 상품에 대해 경쟁매매 방식의 장내 투자 기회를 제공해 금융소비자 편익이 향상될 것”이라며 “발행인의 경우에도 분산원장기술(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증권은 소규모 장외시장을 통해 유통하고, 대규모 거래 상품은 기존 전자증권 형태로 장내시장에서 유통하는 등 유통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20일 ‘KRX 신종증권시장 개설 설명회’를 연다. /자료=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오는 20일 ‘KRX 신종증권시장 개설 설명회’를 연다. /자료=한국거래소

하지만 이 같은 신종증권 시장이 열리려면 후속 절차가 필요합니다. 먼저 거래소는 시장 개설과 관련해 ▲증권상장 및 공시 규정 등 <신종증권 시장 운영 규정> 마련 ▲매매체결시스템, 상장공시시스템 등 IT시스템 구축 ▲이상 거래 적출을 위한 신종증권 시장 감시 기준 제정 등의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한국예탁결제원의 전자등록 시스템 구축도 선결 조건입니다. 비정형증권이 전자증권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예탁원을 통해 전자등록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반 주식은 전자등록을 위해 명의개서대리인 선임, 발행인관리계좌 개설신청, 예탁원 사전 심사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여기에만 통상 50일가량이 걸립니다.

금융투자업계는 수요가 얼마나 많을지 알 수 없다며 이번 신종증권 시장 개설에 부정적인 반응입니다. 미술품 등 시장 특성상 매각 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현재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조각투자업체는 ▲투게더아트 ▲서울옥션블루 ▲열매컴퍼니 등 3곳입니다.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는 다음 주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입니다.

한편 거래소는 오는 20일 ‘KRX 신종증권시장 개설 설명회’를 엽니다. 거래소는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의 상장 심사와 승인 업무를 맡게 됩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조각투자 사업자 등과 함께 ▲상품개발 고려 사항 ▲시장 제도 ▲개설 일정 등을 알리고, 관련 업계 준비 사항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거래소는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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