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값 올려놓고 결함투성이… ‘거꾸로 가는’ 현대차 신형 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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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값 올려놓고 결함투성이… ‘거꾸로 가는’ 현대차 신형 그랜저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3.04.13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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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4개월여만에 시동꺼짐 등 10건 리콜 실시
“고객이 제품 성능시험 대상이냐” 불만 쏟아져
소비자주권회의, 책임있는 품질관리 대책 촉구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말 출시한 신형 그랜저(GN7).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말 출시한 신형 그랜저(GN7). /사진=현대자동차

지난해 11월 선보인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GN7)가 출시 4개월여 동안 시동 꺼짐, 엔진 회전수(RPM) 불안정, BMS 오류 등 차량 결함 문제가 잇따라 제기돼 소비자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현대차가 결함 차량을 무상수리(리콜)해 주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품질경영을 내세운 글로벌 기업이 고객을 테스트베드(성능·효과시험)로 삼고 있는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 공식 동호회 ‘그랜저 GN& 오너스클럽’ 회원들이 취합한 결과 결함 리스트가 23가지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고, 기술 측면에서도 후방카메라 오류, 음성인식 불가, 전동 커튼 조작 오류 등이 리스트에 올랐다.

신형 그랜저 GN7 무상수리 내역. 자료=소비자주권회의 사이트.
신형 그랜저 GN7 무상수리 내역. 자료=소비자주권회의 사이트.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월 말까지 신형 그랜저와 관련 시동꺼짐, 엔진 경고등 점등 가능성, BMS 오류, LED 드라이버 모듈(LDM) 불량, 타이어 공기 주입기 불량, 도어핸들 터치센서 로직 오류, 전동 트렁크 미작동, 메모리 시트 스위치 누락 등 9건과 택시사양 IMS 스위치 누락 결함 1건 등 10건에 대해 무상수리를 하고 있다.

현대차가 고객에게 보낸 리콜 통지문.
현대차가 고객에게 보낸 리콜 통지문.

현대차는 작년 11월 16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생산된 ‘그랜저 GN7 2.5 GDI’ 4818대의 경우 기어를 D(주행)에 놓고 신호 대기 중 ‘시동꺼짐’ 발생 우려가 있다며 고객에게 블루링크 무선(OTA) 업데이트 리콜 통지문을 보냈다. 블루링크 미개통 차량은 현대차 직영 하이테크센터나 블루핸즈에서 ECU 업그레이드를 받으라는 내용이다.

‘3.5 GDI’ 차량 역시 ECU 오류로 인한 엔진 경고등 점등 문제로 571대가 무상수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 31일부터 올해 2월 6일까지 생산된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도 BMS(배터리 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변수 초기화 오류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간헐적 방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대차는 올해 1월 11일부터 20일까지 생산된 하이브리드 모델도 파워트렁크와 파워테일게이트(PTG) 내부 로직 문제로 작동불량 가능성이 있다며 무상수리를 진행 중이다.

BMS 업그레이드 리콜 통지문.
BMS 업그레이드 리콜 통지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차량 가격은 계속 올리면서 품질과 만족도는 되레 역행하는 상황”이라며 “시동 꺼짐 결함은 운전자의 안전,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출시 전 철저하고 충분한 품질관리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랜저2.5 가솔린 프리미엄은 이전 세대 그랜저 대비 324만원이 올랐고, 익스클루시브와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도 각각 349만원, 373만원 이상 가격이 뛰었다. 이 외에 하이브리드 등 다른 파워트레인별 가격 차이도 평균 350만원 정도 상승했다.

소비자들은 “차량이 한두푼 하는 물건도 아니고 제품 결함이 없도록 제조사가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데 출시된지 얼마 안된 차량에서 이련 이슈가 잇달아 참으로 아쉽다”며 “새 차를 구입할땐 1년 뒤 사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다”고 꼬집어 말했다.

소비자주권회의는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684만8198대를 판매해 도요타,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판매량 3위”라며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이 올라갔다고 자만하기 전에 말로만 외치는 ‘품질경영’이 되지 않도록 품질관리에 책임있게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의 전자장치가 늘어나면서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 문제가 많아지고 있다”며 “대부분 ECU를 업데이트하면 개선되고 일부는 무상수리나 부품 교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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