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은’ 미래에셋 골프장 일감 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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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면 맞은’ 미래에셋 골프장 일감 몰아주기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4.06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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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무조건 미래에셋컨설팅 골프장 이용을 그룹 원칙으로 세웠다’라고 판단
“특수관계인 91.86% 지분 미래에셋컨설팅에 240억 규모 내부거래” 검찰 고발
검찰 “총수 일가에 부당 이득”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생명보험 약식기소
법원, 벌금 3000만원 약식명령… 미래에셋 “내부거래 아니다, 정식 재판 청구”
미래에셋이 골프장 내부거래 관련 법원의 약식명령에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해 새 국면을 맞고 있다./사진=미래에셋
미래에셋이 골프장 내부거래 관련 법원의 약식명령에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해 새 국면을 맞고 있다./사진=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골프장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형을 받은 미래에셋그룹 측이 정식 재판을 청구할 방침을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미래에셋과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싸움에서 미래에셋과 검찰과의 싸움으로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건은 공정위에 적발되면서 검찰 고발로 이어진 사건인데요. 2020년 공정위가 미래에셋 측에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을 내린 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고발 요청권을 행사하면서 검찰 수사로 이어진 것입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 등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2015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미래에셋컨설팅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에 240억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포착했습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91.86%에 달하는 오너 일가 회사입니다.

공정위는 이들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고객 접대 등 일반 거래 시 무조건 미래에셋컨설팅 골프장을 이용할 것을 원칙으로 세운 것으로 파악했다고 합니다. 공정위는 2020년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에 재발 금지 명령을 내리고 각각 6억300만원, 5억5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미래에셋 측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처분과 시정명령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중기부 장관의 고발 요청권에 따라 해당 사건은 검찰 조사로 이어졌는데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을 벌금 3000만원에 약식기소했습니다.

검찰은 두 계열사가 박현주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91.98%에 이르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골프장 이용을 원칙으로 삼고, 가격이나 거래조건, 거래상대방의 신용도 등에 대한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이 일감을 몰아줬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통해 총수 일가가 부당한 이득을 취득하게 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입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2015년 총매출액 153억원 중 111억원(72%)을, 2016년에는 182억원 중 130억원(72%)을 이들 계열사들과의 거래에서 올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혐의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 등 2개 계열사에 각각 벌금 3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습니다.

약식명령은 재판 없이 벌금·과태료 등을 처분하는 절차인데요. 비교적 혐의가 가벼운 사안에 정식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면심리만으로 벌금·과료·몰수 등 형벌을 내리는 재판을 말합니다. 하지만 미래에셋 측은 법원의 약식명령에 불복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생명은 “이번 법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것과 관련해 무죄를 주장하는 정식 재판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부거래가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인데요. 미래에셋컨설팅의 골프장과 호텔은 미래에셋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펀드를 통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자신이 소유하는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고, 또 모든 시설 이용은 정상가격으로 이뤄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특히 미래에셋컨설팅은 매출변동이 아닌 고정임대료 방식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해당 기간 동안 큰 적자를 기록했다고도 설명합니다.

결국 이들은 법원의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키로 했습니다. 이미 공정위와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 검찰과의 다툼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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