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떠난 뒤 호텔롯데에 날아온 1541억 고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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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떠난 뒤 호텔롯데에 날아온 1541억 고지서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4.0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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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지난해 고강도 세무조사 당시 ‘탈세’ 의혹
코로나로 2연 연속 영업 손실 상황에 대규모 법인세 추징으로 현금 부족
계열사 주식 담보로 공탁까지… 호텔롯데 “조세심판원 불복절차 진행 중”
코로나19로 2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는 호텔롯데가 1500억원대의 법인세까지 추징당해 경영에 타격이 예상된다. /사진=호텔롯데 홈페이지
코로나19로 2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는 호텔롯데가 1500억원대의 법인세까지 추징당해 경영에 타격이 예상된다. /사진=호텔롯데 홈페이지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호텔롯데가 1500억원대의 법인세를 추징당한 것으로 확인돼 경영에 타격이 예상됩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달 31일 ‘지난해 12월 23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2018년 법인세 명목 등으로 1541억원을 부과받았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번 법인세 추징은 지난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호텔롯데를 대상으로 진행한 세무조사에 따른 결과인데요.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초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호텔롯데 본사에 조사4국 요원들을 보내 회계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등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비정기조사(특별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직인데요. 주로 기업 탈세, 비자금 조성, 횡령 및 배임, 리베이트 등의 의혹이 있을 때 긴급 파견되는 부서로 관련 혐의나 첩보를 받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저승사자’로 불리는 특수부입니다.

때문에 당시 호텔롯데에 대한 탈세 등의 혐의를 포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호텔롯데에 앞서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롯데케미칼도 서울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일각에서는 그룹 총수 일가의 횡령 등 범죄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앞서 호텔롯데는 2017년 세무조사에서도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약 200억원의 추징액을 부과 받았습니다.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호텔롯데가 지난 3월에 납부했어야 할 법인세 규모는 약 1698억원이었습니다.

문제는 법인세를 납부해야 할 현금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호텔롯데는 법인세 징수 유예를 위해 올해 1월 25일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 가운데 롯데쇼핑 195만3254주, 롯데칠성음료 8만5932주를 서울중앙지법에 담보로 공탁하기까지 했습니다. 호텔롯데가 법인세 납부도 힘든 상황임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실제 호텔롯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여행객이 줄면서 실적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2년 연속 영업손실에 처한 것인데요. 호텔롯데의 2020년 실적을 보면 매출액 3조8444억원, 영업손실 497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당기순손실은 1조4799억원으로 ‘조’ 단위를 기록했습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도 매출액 4조5967억원, 영업손실 2611억원, 당기순손실 3643억원에 그쳤습니다. 이처럼 코로나로 연이은 영업손실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이번 법인세 추징금은 호텔롯데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번 법인세 추징과 관련해 호텔롯데 측은 "고지세액에 대해 조세심판원 불복절차를 진행 중"이라면서 "재발방지를 위해 개선조치(내부통제 강화)를 완료했다"고 공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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