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곳 잃은 ‘신의 남자’… 신동빈, 일본 영향력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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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곳 잃은 ‘신의 남자’… 신동빈, 일본 영향력 축소?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6.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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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롯데홀딩스 쓰쿠다 사장 물러나고 고바야시는 승진에서 탈락
일본 내 취약한 지배력 감안한 물갈이? 신성장동력?… 다양한 분석
신동빈 회장(왼쪽)과 다마쓰카 겐이치.
신동빈 회장(왼쪽)과 다마쓰카 겐이치.

일본 롯데홀딩스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을 배제하고 신임 대표이사로 외부인사를 영입하면서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지난달 19일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후임으로 유니클로 대표이사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 다마쓰카 겐이치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했다.

이로써 롯데홀딩스는 1년 만에 다시 신동빈 회장과 다마쓰카 겐이치로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신 회장이 경영 총괄을 하고 다마쓰카 사장이 실무총괄을 맡는 형태로 이원화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신동빈의 남자로 불리던 고바야시 마사모토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지 못한 것을 두고 신 회장의 남자들이 서서히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놓는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를 장악하게 되는데 공신을 세웠던 고바야시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할 것이란 전망이 뒤집어진 데 따른 것이다.

신동빈 회장이 2015년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부회장을 해임시키고 일본 롯데그룹을 장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시 사내이사이자 전문경영인인 쓰쿠다 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고바야시 마사모토 부사장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쓰쿠다 전 사장은 지난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이사회 구성원으로 지내다 올해 그만 둔데 이어 고바야시 부사장도 승진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 롯데그룹 내 신동빈 회장의 취약한 지배력을 감안한 물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빈 회장이 코로나19로 일본을 자주 방문하기 어려워지자 외부에서 전문 경영인을 영입한 것이란 해석이다. 또 신 회장이 지난해 일본 롯데그룹 회장직에 오르고 나서 기존 경영진과의 불화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구축을 위한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신임 다마쓰카 겐이치를 대표이사는 유니클로, 편의점 로손 등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다마쓰카 겐이치는 일본 게이오대 정치학과 졸업한 뒤 1985년 아사히글라스(현 AGC)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1998년 유니클로 운영사 패스트리테일링으로 이직한 지 3년 만에 대표이사가 됐다. 2006년에는 일본 롯데리아 대표이사 회장, 2011년 편의점 체인 로손 부사장을 거쳐 2016년 로손 대표이사가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 측은 “다마쓰카 사장이 가진 유통사업, 브랜딩 사업, 정보기술(IT) 분야의 식견을 높이 평가한다”며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영 활동을 통해 일본 롯데그룹의 기업가치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마스카 사장은 이달 말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 본격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 지분 19.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핵심 계열사의 주요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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