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40년 롯데맨’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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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40년 롯데맨’의 편지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8.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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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각규 부회장. /사진=롯데
황각규 부회장. /사진=롯데

 

“작년 말 신동빈 회장께 2020년 말 사임 의사를 표명했으며, 작금의 경영환경 변화에 맞추어 퇴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황각규 롯데 부회장은 25일 서신을 통해 “2020년 8월 31일부로 롯데지주 주식회사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황 부회장은 그룹 공식 홍보라인을 거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언론 등 외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따라서 올해 말 퇴임을 원했던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한 빠른 퇴진이라는 의미로 읽힐 수 있어 갑작스러운 인사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앞서 롯데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황 부회장의 퇴임을 결정했다. 다만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한다. 후임은 이동우 전 롯데하이마트 대표다.

황 부회장은 1979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여천공장에 현장 엔지니어로 입사한 이후 1995년 본부 국제부 초대 국제부장으로 부임해 24년9개월간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의 성장의 역사를 같이 한 롯데의 신화적 인물이다.

황 부회장은 서신에서 40년 ‘롯데맨’으로 살아온 날들을 회고했다. 그는 “1995년 당시 롯데그룹의 매출은 6조원 남짓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현재는 70조원 이상으로 성장해 있다”라며 “성장의 역사에 제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간 그룹에 몸담았던 선후배님들과 그룹 외부에서 도와주신 여러분 덕분”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황 부회장은 또 그룹의 현주소에 대해 “최근 후계구도 분쟁, 2017년 사드 문제, 2019년 한일 갈등, 2020년 Corona Virus에 의해 롯데그룹은 많은 영향을 받았고 받고 있다”라며 “아울러 디지털 혁신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요구 등으로 그룹은 지금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시점에서 후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판단해 지난해 말 신동빈 회장께 2020년 말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라며 “작금의 경영환경 변화에 맞추어 퇴임을 하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후임으로 유통과 서비스 부문에 경험이 있고 현재 롯데하이마트의 CEO를 맡고 있던 이동우 사장이 부임하여 롯데지주 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지원과 지도편달을 당부 드린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랜 기간 감사했다. 그간 도와주신 고마운 마음을 잘 간직하겠다”라며 서신을 마무리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40년 롯데맨’에게 퇴임인사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 “한회사에서 평생. 인생을 함께하는 게 쉬운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존중.존경받아야 합니다..저는 롯데백화점과 거래하는 여성복 브랜드인데 대기업 안에 있으니 대금 꼬박꼬박 받고 그 돈으로 하청업체에 지불하고. 대기업.큰기업에 대한 시선이 좋아지길 바랍니다. 감사하며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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