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햇빛 본 ‘신격호 유언장’… 어떤 내용?
상태바
20년만에 햇빛 본 ‘신격호 유언장’… 어떤 내용?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6.25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그룹의 후계자는 신동빈… 신동주는 연구개발만 참여해라”
신격호 고 명예회장(왼쪽)과 신동빈 회장.
신격호 고 명예회장(왼쪽)과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의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 20년 만에 공개된 신격호 고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발견되면서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종식됐습니다.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최근 유품을 정리하던 중 신격호 명예회장이 “사후에 롯데그룹(한국, 일본 및 그 외 지역)의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고 적힌 자필 유언장이 도쿄 사무실에서 발견됐습니다.

해당 유언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이 2000년 3월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해 도쿄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지연됐던 사무실 및 유품 정리를 최근에 하던 도중 발견됐는데요. 이달 일본 법원에서 상속인들의 대리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봉된 것입니다. 유언장이 작성된 지 20년 만입니다.

유언장에는 롯데그룹의 후계자는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동빈 회장에게 인사권을 포함한 한·일 롯데 경영 전반을 맡기고 형인 신동주 SDJ홀딩스 회장에 대해서는 “연구·개발에 한해 참여하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유언장이 공개된 후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전 사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라는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지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언장 발견 사실을 한일 양국의 롯데그룹 임원들에게 전달하고 “창업주님의 뜻에 따라 그룹의 발전과 롯데그룹 전 직원의 내일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후계자로 신동빈 회장을 지목한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나오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은 종식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유언장의 효력은 강력했습니다. 신동주 회장이 지난 4월 28일 신동빈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의 건과 정관 변경의 건 등을 담은 주주제안서가 거부된 것인데요. 롯데지주는 이날 오전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이사 해임의 건과 정관 변경의 건이 모두 부결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신동주 회장의 제안서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국정농단·경영비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 받으면서 롯데그룹의 브랜드 가치와 평판이 크게 훼손됐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습니다.

주총에서는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롯데 지주사인 롯데홀딩스를 직접 이끄는 단일 대표이사 사장이자 일본 롯데그룹 회장으로 선임했습니다. 7월 1일부터 발휘됩니다.

신 회장과 함께 롯데홀딩스를 이끌던 츠쿠다 다카유키 사장은 대표직에서는 물러났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선대 회장님의 업적과 정신 계승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롯데그룹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유언장이 공개되고 주총에서 자신이 낸 제안서가 부결 된 후 신동주 회장은 소송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신동주 회장은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일본 회사법 854조에 의거해 해당 사안에 대한 소송 진행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 28.1%, 종업원 지주회 27.8%, 관계사가 6%를 보유하고 있으며, 의결권이 없는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는 10.7%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회장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각각 4, 1.6%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