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한판 붙는’ 한성숙·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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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한판 붙는’ 한성숙·김범수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03.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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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한성숙, 유럽사업 개발팀으로 발령… 카카오 김범수는 비욘드 코리아 위해 글로벌 진출
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왼쪽)와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유럽시장에서 맞붙는다. /사진=각사
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왼쪽)와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유럽시장에서 맞붙는다. /사진=각사

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유럽에서 격돌한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직위를 내려놓음과 동시에 유럽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네이버는 주주총회가 열렸던 지난 14일 한성숙 전 대표를 유럽사업 개발팀으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성숙 전 대표는 한국과 프랑스 등을 오가며 활동할 예정이다. 한 전 대표가 담당할 업무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네이버에게 유럽 웹툰시장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웹툰 플랫폼 글로벌화에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 웹툰은 유럽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독일 등 유럽 곳곳에 네이버웹툰이 진출해 현지 웹툰 앱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의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네이버랩스도 2017년 유럽 법인을 설립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5년간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프로젝트 꽃 등을 통한 성장을 이끈 만큼 커머스 사업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해 스페인 최대 리셀(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과 프랑스의 명품 리셀 플랫폼 ‘베스티에르’에 투자하며 현지 이커머스 업체 투자에 집중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글로벌에서 개성과 친환경, 가성비를 함께 중시하는 Gen-Z(Z세대)를 중심으로 리셀 시장의 꾸준한 성장이 관측되고 있다”며 “네이버가 미래 트렌드를 이끌 세대들을 선점해 장기적인 글로벌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마일스톤이 될 수 있도록 왈라팝과 장기적인 글로벌 가능성도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 전 대표가 대표 재임 기간 동안 ‘스마트스토어’를 축으로 커머스 사업을 키운 전례에 비춰 유럽에서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을 지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 전 대표가 국내에서 이룬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며 “아직 조직은 꾸려지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업무는 향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도 지난 15일 의장직 사임을 밝히고 글로벌 시장으로 향할 뜻을 내비쳤다. 김 의장은 이날 모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앞으로 엔케이가 비욘드 모바일을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 코리아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번했다. 김 전 의장은 다만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역할은 유지한다.

김 전 의장은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 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비욘드 코리아란 비전을 제시한 뒤, 콘텐츠 및 게임 산업에 특히 높은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첫 출발지로 일본을 꼽았다. 웹툰 플랫폼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다양한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전 의장은 2017년부터 픽코마 사내이사직을 맡아 일본시장 선점에 전력을 쏟았다. 그 결과 기존 일본 시장 1위였던 네이버 라인망가를 두 배 이상으로 따돌리며 일본 시장 1위에 올라섰다.

김 전 의장은 유럽시장 공략에도 직접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유럽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프랑스에서 ‘픽코마 유럽’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올 상반기 내 프랑스에서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앞서 일본에서 이뤄진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 플랫폼 경쟁이 프랑스에서 또 한번 이뤄지는 셈이다.

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유럽시장에서 어떤 결과물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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