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권원강 ‘기다렸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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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 권원강 ‘기다렸다는 듯’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03.1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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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기 대표이사 해고 이어 소진세 회장 사내이사 해임한 뒤 때 맞춰 복귀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창업주의 복귀 시점이 마치 예정된 듯하다. /사진=교촌에프앤비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창업주의 복귀 시점이 마치 예정된 듯하다.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조은기 대표이사가 1년 만에 해임됐다. 당초 임기는 2024년 3월까지였다. 송민규 CFO(최고재무책임자)도 등기이사 선임 두 달여 만인 지난해 5월 그만둔 바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등기이사 임기는 3년인데, 이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한 것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조은기 대표이사를 해임하기로 결의했다. 지난해 3월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불과 1년 만이다. 특히 이번 조은기 대표이사의 해임은 이사회 결의를 통한 조치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올해 31주년 맞아 새로운 도약 차원에서 큰 변화가 생길 예정”이라면서 “새로운 전략과 변화 차원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조은기 대표이사가 취임 1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특별히 해임될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교촌에프앤비는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액 5076억원, 영업이익은 410억원을 기록했다고 16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0.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5.2% 증가한 298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호실적에도 조은기 대표이사가 1년 만에 이사회를 통해 해고되면서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의 복귀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조은기 대표 해임에 이어 소진세 회장도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못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오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 사내이사 안건에 소진세 회장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소 회장의 임기가 오는 28일 종료되는 만큼 사실상 자리를 내려놔야 한다는 얘기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소진세 회장이 사내이사에 재선임되지 않는다”며 “다만 향후 경영에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 권원강 전 회장이 복귀를 알렸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권원강 창업주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권원강 창업주는 2019년 3월 이후 3년 만에 복귀하게 된다.

권원강 창업주는 2018년 말 자신의 6촌 동생인 교촌에프앤비 권모 상무가 직원을 폭행하는 등 갑질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과문을 발표한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해당 영상에서 권 상무는 두 손을 모은 직원을 상대로 뺨을 때리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기도 하고, 주먹을 머리 위로 올렸다가 다른 직원에게 제지당했다. 또 다른 직원을 밀치며 분을 이기지 못한 권 상무는 두 손으로 쟁반을 높이 들어 때리려다 식재료 통을 집어 던지며 폭력을 행사했다.

당시 사업부장이던 권 상무는 주방 상태가 마음에 안 든다며 직원들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인사위원회가 열리고 권 상무는 한 달 뒤 퇴사 처리됐다. 하지만 1년 뒤 임원으로 승진해 회사로 복귀했다. 폭행 사건을 조사했던 직원은 엉뚱한 데로 발령내는 등 보복 논란까지 제기됐다.

권 전 회장은 복귀를 알리면서 사재 330억원도 출연하기로 했다. 사재는 가맹점,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기금으로 쓰여진다.

교촌에프앤비는 창립 31주년을 맞아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팽팽하게 바꾸어 맨다는 해현갱장(解弦更張)을 새로운 슬로건으로 공표했으며, 그 일환으로 권 창업주가 사재를 출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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