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보다 강한’ 대기업 유리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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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보다 강한’ 대기업 유리천장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03.0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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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원 4명 중 1명만 여성… 여성 평균 연봉은 남성의 68% 수준
국내 대기업의 남녀 차별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펙셀즈
국내 대기업의 남녀 차별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펙셀즈

국내 주요 대기업의 남녀 고용 불균형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녀 전체 고용 인원 중 여성 비율은 24%에 불과했으며, 여직원의 평균 연봉은 남직원의 68% 수준에 그쳤다.

7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150개 대기업의 2020년 기준 전체 직원 수는 83만109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성 직원은 63만1424명(76%), 여성은 19만9672명(24%)이었다. 전체 직원 중 여성 직원은 4명 중 1명꼴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업종별로는 극과 극의 현상을 보였다. 유통·금융 업종에는 여성이 많은 반면 철강·자동차 업종은 남성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유통 업종의 경우 여성 직원의 비중이 53.9%에 달했다. 직원 수로는 여성 직원(3만9839명)이 남성 직원(3만4092명)보다 5700명 이상 많았다.

금융업 또한 여성 직원 비중이 49.2%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 식품(43.5%), 운수(34.1%), 섬유(32.5%), 제약(30%) 순으로 여성의 비율이 30% 이상을 보였다.

반면 철강업의 경우 여성 직원은 4.7% 수준에 그쳤다. 조사 대상 철강 기업 중 매출 상위 10개 기업의 전체 직원 수는 4만1209명, 이 중 여성의 수는 1952명이었다. 자동차(5.5%)와 기계(6.1%) 업종도 10% 미만을 보였으며 건설(11.2%), 가스(12.7%), 전기(16.9%) 순으로 여성 인력 비중이 10%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별로 봐도 상황은 비슷했다. 남성 직원보다 여성 직원의 비중이 절반이 넘는 곳은 150곳 중 14곳으로, 유통 업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롯데쇼핑이 전체 직원 2만2791명 중 여성 인력은 1만5439명(67.7%)으로 가장 많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직원 5830명 중 여성이 3903명으로 2위에 올랐고, 식품업체 동원F&B(63.4%)와 오뚜기(63.2%), 이마트(62.5%), 메리츠화재(61.6%) 등의 여직원 비중이 60%대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했다.

반면 여성 직원 비중이 5% 미만은 15곳에 달했다. 특히 자동차 업체에 속하는 성우하이텍은 전체 직원 1706명 중 여성은 47명(2.75%)에 그쳤다. 이번 조사 대상 업체 중 여성 인력의 비중이 가장 낮았다.

한온시스템(2.78%), 현대위아(2.88%), 세아베스틸(3.29%), 현대제철(3.51%), 기아(3.83%), 대동공업(3.96%) 등도 여성 인력 비중이 적었다.

조사 대상 중 여성 직원의 수가 1만명이 넘는 기업은 총 4곳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단일 기업 중 여성 직원의 수가 2만840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이마트(1만5760명)와 롯데쇼핑(1만5439명), SK하이닉스(1만305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남녀 직원 간 임금 격차도 컸다. 남성 직원의 평균 급여는 7970만원인 반면, 여성 직원은 남직원의 68% 수준인 5420만원이었다.

업종별 여성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카카오·네이버 등이 포함된 정보통신업으로, 여성 평균 연봉이 7520만원이었다. 이어 금융(7420만원), 자동차(6120만원), 제약(5800만원), 가스(5780만원), 전자(5710만원), 석유화학(5690만원), 전기(5370만원), 기계(5220만원) 순으로 5000만원을 상회했다.

여성 직원 연봉이 8000만원 이상 되는 곳은 8곳이었다. 삼성전자가 9772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NH투자증권(9752만원), 미래에셋증권(9219만원), 네이버(9113만원) 순으로 평균 급여가 높았다. 이 밖에 메리츠증권(8832만원), SK텔레콤(8600만원), 삼성SDS(8300만원), 삼성생명(8100만원) 등은 8000만원대였다.

하지만 15개 업종의 남녀별 평균 급여를 비교해봤을 때 여성 직원의 연봉이 남성 직원의 연봉보다 앞선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특히 건설 업종의 경우 남성 직원이 8060만원을 받을 때, 여성 직원은 4630만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 여성 직원의 연봉이 남성의 57.4%에 그치며 타업종에 비해 격차가 가장 컸다.

그나마 섬유 업종의 여성 직원 보수가 4270만원으로 남성(4820만원)의 88.6%를 기록하며 격차가 적은 편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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