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혁신의 시한폭탄 ‘NFT’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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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산 혁신의 시한폭탄 ‘NFT’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2.01.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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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가상자산의 기세가 무서웠다. 2021년 기준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4조달러로 2020년 이후 18배 폭발적 성장을 했다. 가상자산의 대표 격인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한때 1조달러를 넘기도 했으나 12월 말 약 9000억달러(글로벌 자산 순위 10위)로 엔비디아, 텐센트, 비자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다. 이더리움은 글로벌 순위 15위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름도 생소한 대체 불가능 자산 NFT인데, 거래액이 1년 새 170배 증가했다. 2021년 3분기 말, 전 분기 대비 7배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또 하나의 투기성 가상화폐의 등장인가? 그러나 기존 가상자산이 투기에 초점이 맞춰지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것과는 달리 NFT의 폭발적 성장 배경에는 독특한 경제적 의미가 담겨있다.

NFT는 Non Fungible Token의 영문 약자다. Fungible을 검색하면 ‘대체(代替) 가능한’이라는 뜻풀이를 확인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대체란 동일한 가치로 교환한다’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Non Fungible은 같은 가치로 교환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편 블록체인 기술에서 만들어지는 자산은 코인(coin)과 토큰(token) 두 가지가 있는데 혼용해서 쓰기도 하지만 코인은 독립적인 거래 확인용 블록체인 시스템이 있는 가상자산으로 비트코인이 대표적이며, 토큰은 공용 거래 확인 블록체인 시스템이 필요한 가상자산으로 이더리움이 대표적이다. 즉 NFT는 같은 가치로 교환이 가능한 가상자산이 없는 토큰이라는 뜻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의미일 거다.

대체 불가능 가상자산 NFT는 미술품 등 현실의 대체 불가능 자산을 기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블록체인에서 가상자산을 만드는 과정을 화폐주조라는 뜻의 ‘민팅’(Minting)이라고 한다. NFT는 일정한 조건이 담기면 이행하는 스마트 계약이 담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프로그램의 조각이며, 대표적인 것이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의 대체 가능한 가상자산은 ERC20 표준에 의해 민팅한다. NFT는 ERC721 또는 ERC1155 표준에 의해 민팅하며, 그 공급량을 1로 제한해서 대체 가능한 가상자산이 없고 유일하다는 특성을 갖는다. 한편 대체가능 자산은 같은 가상자산의 민팅 개수가 다수이므로 교환할 수 있다. NFT는 생산공정이 다른 것이다. 참고로 비트코인은 총공급량이 2100만개이고 약 1900만개가 채굴되었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NFT ERC721 표준에 의한 NFT 구성 내용은 유일한 소유자의 권한을 규정하기 위해 이름, 메인 콘텐츠, 미리보기 콘텐츠, 설명, 속성, 잠금 해제 콘텐츠, 지속적 로열티, 공급량으로 이루어진다. NFT 대상은 미술품, 동영상, 이용권, 물권 등 희소성을 갖는 모든 것으로 확장할 수 있다. NFT 구성 내용 중에서 잠금 해제 콘텐츠는 이용 권한을 가진 소유자가 게임 실행 등 특정 조건에서 이용 가능하며, 무엇보다 로열티는 NFT를 거래할 때마다 저작권자 등 기초자산 보유자 또는 최초 발행자에게 거래금액의 일정 비율을 자동 지급하는 기능으로 NFT의 주목받는 경제적 기능이다. 이 기능 때문에 창작자에게 중요한 권리 보전과 수익 수단을 제공할 것이다.

NFT의 대표적인 사례는 2021년 한 웹디자이너가 비플이라는 예명으로 10년간 그린 5000개의 디지털아트 작품을 <에브리데이즈>란 제목으로 경매에 부쳐 6900만달러에 판매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2021년 11월 무한도전의 무야호 장면 NFT가 경매에서 950만원에 낙찰됐다. 미술품의 NFT는 50%가 넘는 상습적인 미술계의 위작 시비에 대안이 될 수 있는데, 바로 블록체인의 연속적인 거래기록과 위조 보안 특성이 미술품의 프로비넌스(provenance, 소장기록)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위·변조가 가능한 수집품, 희귀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NFT는 연속적 시리즈 각각에 고유 번호를 붙여 발행 가능한 데 이것은 고가의 희귀품을 가치 분할하여 소액 단위로 유통할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은 증권 유동화의 기능과 비교할 수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의 일종인 만큼 분산원장의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강점을 갖는다. 즉, 중앙시스템이 없이 다수의 참여 컴퓨터에 분산 기록되므로 해킹이 어렵고, 단일기관에 의해 거래가 통제받지 않는다. 또한 은행의 부실화 등 거래상대방 위험이 제거되며, 블록체인은 디지털 지갑 양자 간 거래에 기반하므로 거래 중개 기관이 개입하지 않으므로 거래 속도가 빠르다. 기존 은행 간 국제결제 시스템 SWIFT를 이용하면 해외송금은 1~2일 걸린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10분마다 블록을 추가 생성하도록 설계되어있고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3회 확인을 하므로 30분이 소요된다. 가상화폐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디지털 지갑 간 거래에 수 초에서 수 분이 소요된다. 거래 비용도 해외송금보다 저렴한데 특히 최근 라이트코인 등 거래 수수료를 낮춘 코인 등이 개발되고 있다. 또한 개인 인적 사항이 아닌 디지털 지갑 주소로 거래하므로 익명성의 장점과 총공급량 제한으로 인플레이션 방어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NFT는 증권 유동화와 자유화의 특성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발행자에게 거래이익이 자동 귀속하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와 더불어 Web 3.0시대로 디지털 환경이 진화하면서 가상공간의 활동이 더 많아지는 XR(Extended Reality) 경제가 도래하면 현실 세계에서 이미 거래하던 경제적 권리, 물권, 자산이 XR로 이전 및 파생하며 자산의 총량, 거래 회전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미술품 등 비담보자산을 대중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NFT의 자산유동화 기능에 맷 포트나우와 큐해리슨 테리가 공저한 ‘The NFT Handbook’은 주목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액센추어는 기존 거래소 시장에서 표준화를 통해 거래하지 못하는 비담보자산이 세계적으로 74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주식시장인 뉴욕증시 시가총액이 2021년 연준 금융안정보고서 기준으로 47조달러이니 비담보자산의 약 60%만 유동화해도 뉴욕증시가 새로 생기는 것이다. NFT의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충격을 가늠할 수 있다.

한편 NARS(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12월 20일 보고서에서 다가오는 디지털산업 변화를 M-B-N(메타버스-블록체인-NFT)로 요약했다. 대부분은 최근 산업 동향을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한 게임,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마케팅에 초점을 두는 데 반해 NARS는 NFT의 자산유동화를 주목한 최초의 보고서다. 지금까지 해설한 것처럼 M-B-N의 디지털 시스템으로 미래 금융시장은 큰 변화가 예상된다. NFT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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