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의 2022년 전망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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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의 2022년 전망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1.12.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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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칼럼에서 설명한 것처럼 구구절절, 수많은 숫자를 담은 경제·금융 보고서는 정부와 기업이 예산, 사업계획과 선정, 투자 결정을 하거나 금융상품 판매자가(개인보다는 주로 기관투자가 대상으로)투자나 가입을 권유할 용도로 필요하다. 그러나 그 예측 수치가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미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인지 아무도 비난하지도 않는다. 전망 보고서의 목표 달성 여부, 적중률(또는 보고서의 진위) 등을 검증하는 시스템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왕왕 펀드매니저보다 원숭이가 투자 수익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제이슨 츠바이크의 <투자의 비밀>에는 만일 쥐나 비둘기가 주식시장을 안다면 일반 투자자보다 더 나은 투자자가 될 것으로 수십 년간 심리학자들이 증명했다고 소개한다. 그런데도 사회의 수많은 고급 인력이 이런 예측 작업에 매달려있고 많은 자원을 낭비한다.

그러나 예측의 적중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 보고서들은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정보화한 결과임이 틀림없다. 현재 경제 상황과 동향을 인식하고 미래 이슈와 위험 정리를 하는 부문은 아주 유용하다. 일반인이 조금만 노력하여 인터넷을 검색하면 얻을 수 있는 국내외 보고서는 의외로 많다. 전망 보고서는 대략 11월 전후부터 발표하는데 되도록 연말에 가까워 최신 데이터가 반영된 보고서 중에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글로벌 은행의 2022년 전망을 중심으로 이슈와 키워드를 정리한다.

먼저 세계 경제의 성장률 추세를 간단히 정리해보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이하 GS)는 2021년 11월 8일 <고금리를 향한 먼 길>(The Long Road to Higher Rates)이라는 제목으로 2022년 거시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2021년 세계 경제는 5.9%로 GDP가 성장한 후에 2022년 4.5%, 2023년에는 3.6%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가장 최근인 12월 1일에 OECD가 내놓은 최신 경제 전망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2020년 급락 이후 2021년 큰 폭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2022년과 2023년으로 갈수록 성장률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세계 경제 성장 엔진인 중국이 6% 대의 성장률에서 5% 대로 주저앉고 세계 경제 성장의 카나리아로 일컫는 한국경제도 2023년까지 계속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OECD는 전망하고 있다. OECD는 최근 공급망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 재확산으로 성장 동력이 둔화하였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선진국을 중심으로 재정지원, 통화정책을 통해 쏟아부은 돈의 힘과 백신접종 확대, 누적된 가계 저축을 통한 소비 증가로 2022년 경기 회복세는 이어지겠지만 간급 재난 지원의 중단, 통화정책 정상화가 경제 성장세를 둔화하는 원인이 된다고 보았다.

이러한 2022년 이후 성장 추세를 이해하기 위한 이슈와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먼저 JP모건은 2022년 주목할 경제적 트렌드(Economic Trends to Watch in 2022)를 12월 7일 소개했다. JP모건이 주목하는 키워드는 한마디로는 ’인플레이션‘이다. 2021년 경제 재개방과 함께 공급망 병목현상, 노동자 부족이 발생하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탄소배출 감축 정책으로 수요가 감소한 에너지의 생산과 투자 감소, 농산물 공급 애로가 이들 가격을 급등을 초래하며 인플레이션에 가세했다.

12월 10일 기준 미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는 6.8%, 근원물가는 4.9%로 약 40년 이내 최고치였다. 2021년 하반기 초입의 인플레이션을 미 연준은 ‘일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고인플레이션이 계속하며 11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결국 선언했다. 그러나 JP모건은 세계 각국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국 기준으로 2022년 상반기까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수 있고 이후 경제가 균형으로 돌아오면서 인플레이션은 2022년 하반기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는 2021년 봄에 높지 않았으므로 2022년 초에는 기저효과로 고물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해운산업 병목현상은 완화하겠지만 반도체와 같은 수입 부품이 자동차 등 산업에 공급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런 이유로 11월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2% 목표에 잘 유지(anchoring)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JP모건은 2022년에 산업 공급이 정상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에는 자동차, 가전제품의 수요는 폭증하는데 항만 포화와 하역 지연과 함께 반도체 공급의 비탄력성 같은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미 항만 정체와 같은 해운 병목현상은 완화되고 있다. 다만 정상화에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다. 아시아 지역의 제조산업도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등 수출 주도형 경제들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고 경제의 재봉쇄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미국 경제의 일시적 노동 부족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인구 고령화로 구조적 노동력 부족이 병행하고 있으므로 노동력 회복 지연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한편 미국 경제는 막대한 정부지출, 부동산과 주식 가격 상승으로 생성된 2.5조$의 민간 저축이 원동력이 되어 2022년에도 강한 소비가 경제성장을 이끌 것이고 공급 병목현상으로 발생할 소진된 재고의 충전도 경제성장에 한몫할 전망이다.

문제는 호전된 경제환경으로 불가피하게 다가온 미국 연방준비이사회의 통화정책 정상화다. JP모건은 정상화(normalize)보다는 중립화(neutralize)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테이퍼링 → 자산축소 → 금리 인상의 과정을 뜻하는 것은 같다. 다만 강경한(hawkish) 통화긴축이 아닌 완화(accomodated)에 가까운 통화긴축이라는 의미이다. 2022년에 금리 인상이 시작할 것이지만 코로나19가 지속하고 있는 한 급격한 통화긴축은 쉽지 않고 점진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모건스탠리(이하 MS)도 12월 9일 2022 글로벌 거시경제 전망(2022 Global Macro Outlook)에서 역시 인플레이션을 강조하며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로 표현했다. 이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큰 우환이나 위험을 말하는 우화적 표현이다. 인플레이션은 지난 수십 년간 선진국에서 일어나지 않았는데 코로나19의 약화에서 강한 수요와 노동 부족, 공급 병목현상이 인플레이션의 ’퍼팩트 스톰(perfect storm)을 만들었다고 MS는 지적했다. 한편 MS의 웰스 매니지먼트(wealth management)는 2022년 투자자의 전면적 리밸런싱(Great Rebalancing)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경제·금융 환경의 큰 변화가 있으므로 보유 포지션도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의해 초래된 경제적 불균형이 완화되므로 투자자는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세계는 공적 지원에 의한 시장 유동성 과다, 과잉 가계 저축, 고인플레이션, 노동 부족, 자산 가격 버블, 초저금리 등 과도(excesses)와 극단(extremes)의 상태에 있다고 지적한다.

2022년에는 이러한 불균형이 해소되고 경기가 정상화할 것이다. 한편 많은 투자자는 정상화를 코로나 이전 구조적인 저성장, 저물가, 저 생산성 등의  大금융위기(Great Financial Crisis) 이후 장기적 정체기(secular stagnation)로 복귀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 시기는 단순한 인덱스 투자전략으로도 큰 수익을 주던 자산버블 시기로 평가된다. 즉 투자자는 자산 버블이 지속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MS는 2022년 금융시장은 다를 것이라고 지적한다. 즉 과거보다 높은 성장률과 고인플레이션을 가진 리플레이션(reflation) 시기가 될 것이며 이에 따라 고금리의 시기가 닥칠 것으로 전망한다. 한마디로 2022년은 짧고 격렬한 경기사이클이 될 것이며 코로나19 이전과는 정반대의 금융환경으로 코로나 이전의 과거를 답습하는 대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상기한다. 한편 2022년의 경제환경에서 GS는 네 가지 트렌드를 주목하라고 자문한다. ▲대유행병이 자극한 디지털 기술혁신(암호화폐, 핀테크, 메타버스, NFT, 자율주행, AI 등) ▲탈세계화 ▲탈탄소화 ▲노동시장의 변화(안전 우선, 조기 은퇴 등)가 그것이다.

2022년은 불균형(imbalancing)이 정상화(normalization)하는 시기로 요약할 수 있다. 불균형은 인플레이션, 공급망 병목, 농산물 공급 애로로 대표하고, 정상화는 테이퍼링, 자산축소, 금리 인상 등 긴축적 통화정책이 대표적 키워드다. 2022년도 아직 경제적 전인미답의 시기이므로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임을 유의하고, 경제적 의사결정이나 투자 결정에 주요 키워드를 확인하고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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