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투자하려면 이렇게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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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투자하려면 이렇게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1.11.25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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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의 기후변화 대응 기구인 UNFCCC는 ‘기후에 대한 위험한 인위적 간섭을 방지하는 수준에서 온실가스 농도를 안정화’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년 당사국 회의(COP)를 개최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는 파리기후협약이 발효 중이다. 2015년 파리기후 협약에서 산업혁명 이전 평균 기온에서 지구 기온의 상승을 1.5℃ 범위에서 제한하자고 공식화했고, 이후 국제적 기후변화 연구 전문 기구 IPCC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으며 세계 각국 정부와 주요 기구들은 이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는 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COP26이 10월 30일에서 11월 13일까지 개최되었다. 197개 국가 정부는 물론 산업계, 연구기관, 시민단체 등에서 4만여 명이 참석했고 회의 결과는 기대와 우려를 함께 불러왔는데, 주요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7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5℃ 기온 상한 유지 ▲석탄 발전의 단계적 축소 ▲각국의 2030년 탄소 감축 목표(NDC)를 2022년 재설정하고 2025년부터 5년마다 10년간 감축 목표 설정 ▲선진국의 2025년까지 재정(매년 1000억달러) 지원 약속 ▲미국과 중국 기후변화 위기 상호협력 약속 ▲2030년까지 메탄가스 배출량 30% 감축 ▲삼림벌채 금지 등이다. 환경단체의 강경론자들은 COP26 결과가 주로 약속과 의지 등 선언적인 것들이어서 당장 실천, 이행할 내용이 빠져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한편 파리협약 이행을 점검하는 국제적 환경기구 CAT(Climate Action Traker)가 COP26을 평가했다. CAT 보고서에 따르면 현 상태가 유지되면 지구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2.7℃ 상승하며 이번 COP26에 제출된 NDC를 이행하더라도 지구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2.4℃ 상승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파리협약은 1.5℃ 기준을 제시하고 있고 2021년 현재는 이미 1.2℃ 상승한 상황이다.

2021년 새로 제시한 NDC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0.9℃를 초과하고 아주 최선의 예측 경로에도 지구 기온은 1.8℃ 이상을 상승하는 것으로 CAT는 추정했다. 파리협약 기준과 큰 차이로 급진적인 조치가 필요한데도 이번 COP26에서 인도, 러시아, 중국 등의 최대 탄소 배출국들은 반발했다. 하지만 앞으로 기후변화의 위험을 줄여야 하는 것이 불가피한 현실이므로 이에 따른 이행위험의 충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구에 촉박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일반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의외로 답은 쉽고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 동원에 참여하는 녹색투자다. 구체적으로는 청정, 그린, 2차전지, 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 등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국내 또는 해외 펀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으나 또한 최근 한국거래소가 더 직접적인 해결책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거래소는 투자 수요가 있는 지수를 개발하여 공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산운용회사나 증권사는 ETF(거래소상장 펀드), ETN(거래소상장채권)을 금융투자상품으로 개발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 KRX 기후변화지수 3종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금융회사가 기후변화 금융투자 상품을 공급할 인프라를 마련한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10월에 기후변화 솔루션 지수 ETF가 상장되었는데 이것은 또한 일반인이 녹색투자를 할 길이 열린 것을 의미한다.

한국거래소의 기후변화지수 개발에는 기후변화 위기의 이행위험에 관련된 중요한 개념이 반영된다. 즉, 좌초자산, 이행위험, 중립, 저탄소 솔루션이 그것이다. 좌초자산은 기후변화 대응으로 자산 가격이 현저히 상실되는 자산을 생산하거나 보유하는 기업들인데 석탄, 석유 등 화석 연료와 관련된 제품이 대표적이다. 이행위험은 기후변화 대응으로 수요가 현저히 줄어들거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탄소세 등 비용이 상승하는 등 악영향이 있는 산업으로 화력발전, 내연 자동차, 시멘트 등등이 해당한다. 중립은 기후변화 대응에 직접적으로는 무관한 산업군이다. 끝으로 저탄소 솔루션은 기후변화의 주요 산업으로 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 등이다.

거래소는 코스피 200지수와 KRX 300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을 이들 4개 범주로 분류하고, 좌초 자산군 0점부터 시작하여 저탄소 솔루션 군 10점을 적용해서 기업별 저탄소 전환점수를 평가한다. 이 평가를 통해 각각의 지수에 포함한 기업 중, 기후변화 대응 우수기업의 편입 비중을 확대하는 방법을 통해, 조정된 지수는 원지수보다 수익률은 소폭 상승에 그쳤으나, 코스피 200보다는 –27%, KRX300에는 –28%의 탄소배출량이 감축한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거래소는 분석했다.

한편 한국거래소가 개발한 세 번째 지수인 KRX 기후변화 솔루션 지수를 기반으로 6개 자산운용사가 ETF를 10월 출시했다. 솔루션 지수는 저탄소 전환점수 1차 선정한 종목과 저탄소 특허점수로 선정한 종목을 각각 20종목씩 40종목을 선정하여 포트폴리오 지수를 구성한다. 2016년부터의 한국거래소 시뮬레이션 테스트에 의하면 코로나19 발발 이후 코스피200 지수와 비교해 기후변화 솔루션지수가 우수한 성과가 추정됐다. 과거가 미래를 약속하는 것은 아님은 물론이다. 이 기후변화 솔루션 지수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녹색투자가 가능하다는 의미가 있어 주목할 만하다.

이밖에 국내에서 기후변화에 투자 가능한 ETF는 2차 전지 K뉴딜 지수 관련 ETF 정도가 있을 뿐이다. 기타 해외 투자 ETF들은 해외 거래소에서 제안하는 기후변화 관련 지수를 기초로 하고 있다. 먼저 ICE, S&P, IHS Markit 등이 산출하는 유럽과 글로 탄소배출권 ETF가 지난 9월 4종이 출시됐고, 10월에는 S&P가 산출하는 글로벌클린에너지 지수를 기초로 한 ETF도 상장되었다. 기후변화는 우선 2030년을 거쳐 2050년까지 가야 하는 길고 긴 길이다. 20년 이상을 내다보고 경제적 풍요는 물론 보람까지 투자하는 방법으로서 기후변화는 중요한 메가 트렌드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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