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짜는 놈, 조종하는 놈… ‘놈놈놈’ 주의보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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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짜는 놈, 조종하는 놈… ‘놈놈놈’ 주의보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1.09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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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융감독당국이 작전세력들로 우범화하고 있는 주식리딩방 중간 점검 결과를 내놓자 누리꾼들은 폐해가 심각하다며 유사 투자자문업 제도 폐지까지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놈놈놈)의 출연 배우들. /사진=CJ엔터테인먼트
금융감독당국이 작전세력들로 우범화하고 있는 주식리딩방 중간 점검 결과를 내놓자 누리꾼들은 폐해가 심각하다며 유사 투자자문업 제도 폐지까지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놈놈놈)의 출연 배우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작전세력 사기꾼들을 엄벌해 주십시오.”

어제(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분하고 억울하고 울화통이 터진다는 글이 올라옵니다. 모바일 메신저에서 투자정보를 주고받다 주식리딩방에 가입한 글쓴이는 코인(가상화폐) 투자 피해를 주장합니다. 자신들을 작전세력이라고 어필한 이들이 300~500%까지 수익이 난다며 코인 매수를 압박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수천명이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봤다고 추정합니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주식리딩방 가입자들에게 코인(가상화폐) 투자 피해를 입힌 작전세력을 엄벌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주식리딩방 가입자들에게 코인(가상화폐) 투자 피해를 입힌 작전세력을 엄벌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전세력’.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리거나 내리거나 혹은 고정시키는 주가조작(시세조작)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금융감독당국이 작전세력들로 우범화하고 있는 주식리딩방 중간 점검 결과를 내놨습니다. 또 3분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조치 결과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주식리딩방 불법·불건전 영업행위 중간 점검 결과, 73건의 불법 혐의를 적발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은 올해 주식리딩방 불법·불건전 영업행위 중간 점검 결과, 73건의 불법 혐의를 적발했다. /자료=금융감독원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주식리딩방 불법·불건전 영업행위 중간 점검 결과, 70건이 넘는 불법 혐의를 찾아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금감원은 유사 투자자문업자 1755곳 가운데 640곳(36.5%)을 점검대상으로 뽑았습니다. 그 결과 9월 말 기준 474개 업체에 대한 점검을 마치고 70개 업체에서 73건의 위법 혐의를 적발했습니다.

이들 불법 혐의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유사 투자자문업자의 자본시장법상 보고의무 위반(소재지·대표자 변경 등) 혐의가 39건으로 가장 큰 비중(전체의 53.4%)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카카오톡 등을 통해 1대1로 투자자문을 하는 미등록 영업과, 주식 자동매매 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미등록 투자일임업 혐의도 각각 17건(23.3%)으로 집계됐습니다.

금감원은 다음 달까지 유사 투자자문업자가 운용하고 있는 리딩방 등에 대한 집중 점검과 온라인 채널 신속 차단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다음 달부터는 온라인 개인방송에 대한 특별점검도 실시한다.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은 다음 달까지 유사 투자자문업자가 운용하고 있는 리딩방 등에 대한 집중 점검과 온라인 채널 신속 차단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다음 달부터는 온라인 개인방송에 대한 특별점검도 실시한다. /자료=금융감독원

유사 투자자문업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간행물이나 전자우편 등을 통한 조언만 가능하며, 카카오톡 등 양방향이나 1대1 자문은 할 수 없습니다. 미등록 투자일임은 투자자 컴퓨터에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설치해 유사 투자자문업자 주문 내역과 연동된 주문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이번 점검에서는 1000만원 넘게 받고 관련 프로그램을 판매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금감원은 다음 달까지 유사 투자자문업자가 운용하고 있는 리딩방 등에 대한 집중 점검과 온라인 채널 신속 차단 절차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또한 다음 달부터는 온라인 개인방송에 대한 특별점검도 실시합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유사 투자자문업자의 불법행위를 증권회사가 방조하거나 공모하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을 실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코스닥 상장사의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사들인 뒤 공시 다음 날 모두 팔아 치워 차익을 남긴 일당이 적발됐다. /자료=금융감독원
코스닥 상장사의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사들인 뒤 공시 다음 날 모두 팔아 치워 차익을 남긴 일당이 적발됐다.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금융위원회 아래에 있는 증권선물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발생한 18건의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개인 31명, 법인 6곳이 검찰 고발 및 통보 등의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증선위가 밝힌 불공정거래 제재 관련 내용을 사례별로 보면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시세조종 ▲대량 보유상황 보고의무 위반입니다.

코스닥 상장사인 A사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및 경영권 이전 계약을 체결한 기업 대표 B씨는 A사의 신규 양수인으로 바이오 제품 제조회사가 추가된다는 정보를 미리 알게 됐습니다. B씨는 이 정보가 공시되기 전, 배우자의 이름으로 A사 주식을 사들여 공시 다음 날 모두 팔아치웠습니다.

증선위는 법인의 임직원과 주요 주주, 해당 법인과 계약을 맺은 자가 계약의 체결·이행과정에서 알게 된 회사의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한 것은 자본시장법 제174조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대상에 의뢰했습니다. 또 인위적으로 주식 가격을 조작한 기업의 시세조종 일당도 적발됐습니다.

주식 담보대출 계약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자 물량소진, 허수주문 등을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사례도 있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주식 담보대출 계약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자 물량소진, 허수주문 등을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사례도 있었다. /자료=금융감독원

C 기업은 보유주식을 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는 대출 계약을 맺었습니다. 보호예수 기간의 해제 및 전환사채의 주식전환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C사 회장과 부사장은 지인 및 부하직원 등을 동원해 고가매수, 물량소진, 허수주문을 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자본시장법 제176조를 위반한 이들은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최대주주인 D씨는 대부업자에게 보유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아, 자본시장법 제147조인 대량 보유상황 보고의무를 어겼습니다. 본인과 본인의 특별관계자가 가진 주식이 발행 총수의 5%를 넘으면 보고의무를 갖습니다. 주식 담보대출 계약 체결뿐 아니라 담보제공 주식을 처분해도 보고의무는 발생합니다.

코스닥 상장사 최대주주가 대부업자에게 보유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아, 자본시장법 제147조인 대량 보유상황 보고의무를 어긴 사례도 적발됐다. /자료=금융감독원
코스닥 상장사 최대주주가 대부업자에게 보유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아, 자본시장법 제147조인 대량 보유상황 보고의무를 어긴 사례도 적발됐다. /자료=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주식리딩방 피해가 심각하다며 유사 투자자문업 제도를 아예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적발 업체가) 7천개는 나와야 정상인디?” “이런 업체 싹 조져라. 피해자들 엄청 많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각종 증권TV 방송 소위 개관 출신 전문가들 어드바이저 등 못다 한 이야기 뒷방에서 채팅 등 개미홀릭, 비싼 수수료 유도 문자, 매매 종목 콕추천 등 큰 문제인데 왜 수수방관하는지 단속해라” “싹 조져라. 아직도 멀었다. 그리고 유사투자자문업 제도 폐지해라. 자격증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이걸 왜 만든 거야”.

“투자회사, 리딩 다 사기입니다. 돈 300~600 받고 그 돈으로 주식하고 이게 그들 방식이죠. 문자로 엄청 옵니다. 다 뻥이고 사기입니다. 정신 차리고 살아야 되는 세상이죠” “내가 (주식리딩방 스팸 전화) 번호 넘겨줄 게요. 겁나 매일 10개씩 오네, 근데 70개만 나왔다고? 나한테 오는 것만 추려도 100개는 넘을 텐데, 아 짜증나요, 차단해도 계속 와, 이런 걸 잡아야지. 세금 떼갈 생각이나 하고 말야” “평생 주식 투자해야 할 건데 그 많은 돈을 남한테 맡기다니.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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