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편의점에서 통장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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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편의점에서 통장 만든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9.0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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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에서 통장·카드 개설, GS25에서 적금 가입 가능
이젠 편의점에서 통장을 만들고 적금도 들 수 있게 됐다. /사진=하나은행
이젠 편의점에서 통장을 만들고 적금도 들 수 있게 됐다. /사진=하나은행

통장을 만들려면 꼭 은행에 가야 된다? 이젠 편의점에서도 은행 통장을 만들 수 있게 됐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편의점들이 잇따라 ‘금융 특화’ 업무협약을 맺거나 맺을 채비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과 CU, 신한은행과 GS25를 꼽을 수 있다.

하나은행과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지난 3일 업무협약을 맺고 미래형 혁신 점포와 디지털 신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 양사의 업무협약은 그간 은행에서 봤던 통장 개설 등 업무를 편의점에서도 가능하도록 한 내용을 담고 있다.

‘CU×하나은행’ 특화 편의점은 이달 말쯤 서울 송파구에 1호점이 개설될 예정이다. 이 편의점 안에는 금융 서비스를 위한 전용 공간 ‘하나은행 스마트 셀프존’이 별도로 마련된다.

이곳에서 지능형 자동화기기 스마트텔러머신(STM)을 통해 간단한 입출금·송금은 물론 통장·체크카드·보안카드 발급 업무와 은행원과 화상 상담까지 할 수 있다.

CU는 금융 특화 편의점 인근 500m 내에 일반 은행 및 자동화 지점이 하나도 없어 금융 업무가 필요한 고객들의 편의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점포는 CU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상업자 표시 편의점(PLCS, Private Label Convenience Store)으로 기존 숍인숍 방식을 넘어 공간의 공유와 함께 제휴 브랜드의 서비스 및 콘텐츠를 결합하는 콜라보 점포 모델이다.

이에 따라 양사의 BI와 CI를 내외부 인테리어에 공통으로 적용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간판 전면에 제휴 은행의 이름을 내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존의 단순한 숍인숍 개념을 넘어 공간과 콘텐츠, 서비스가 완전히 결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송파구 점포를 시작으로 연내 2곳의 금융 특화 편의점을 열 계획이다. 양사는 앞으로 금융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CU 편의점 안에 하나은행 영업점을 입점시키거나, 반대로 하나은행 영업점 안에 CU를 들이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양사는 서로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공동 마케팅에도 나선다. BGF리테일과 하나은행의 온라인 플랫폼을 융합해 편의점 인기 상품과 금융 상품을 결합한 구독 서비스를 론칭하고, 포켓CU에 적립되는 스탬프를 활용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단기 적금 상품 등도 판매할 예정이다.

이 밖에 CU 포스를 활용한 무통장 송금 서비스 등 편의점 금융 서비스 공동 개발, 고객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 출시, 온라인 채널 이벤트 제휴 업무 등에도 나선다.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는 “CU와 하나은행의 온·오프라인 역량을 하나로 모아 유통과 금융 컨버전스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라며 “CU의 PLCS 모델은 편의점의 공간과 서비스 혁신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맞춤형 편의를 제공하는 새로운 생활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앞서 신한은행도 지난 5월 GS25와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 업무협약을 맺고 은행 지점이 적은 격오지와 도서지역을 우선으로 금융 특화 편의점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르면 오는 10월 중 연내 강원도에 시범 점포를 낸다는 계획이다.

아쉬운 점은 하나은행처럼 편의점에서 퉁장을 개설하는 업무와 연계는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직은 GS25와 GS프레시몰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을 주는 6개월짜리 콜라보 적금을도 내놓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몸집 줄이기에 한창인 은행들이 대면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려면 편의점만큼 알맞은 파트너가 없다”며 “이런 이종산업과의 제휴는 강력한 플랫폼을 앞세운 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 맞서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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