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또?… BGF리테일의 ‘포켓CU 강매’ 진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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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또?… BGF리테일의 ‘포켓CU 강매’ 진실 공방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8.2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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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커뮤니티에 “직원들에게 상품 강제 구매하도록 강요”… BGF “전혀 사실 아니다”
BGF리테일이 직원을 상대로 한 상품 ‘강제 구매’로 진실 공방에 휩싸였다. /사진=포켓CU 1주년 이벤트 홍보물
BGF리테일이 직원을 상대로 한 상품 ‘강제 구매’로 진실 공방에 휩싸였다. /사진=포켓CU 1주년 이벤트 홍보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직원을 상대로 한 상품 ‘강제 구매’로 진실 공방에 휩싸였습니다. BGF리테일이 직원들에게 자사 애플리케이션인 ‘포켓CU’에서 “상품을 강제 구매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라는 글이 올라온 가운데 BGF리테일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항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포켓CU는 편의점 CU가 2018년 10월 16일 선보인 멤버십 애플리케이션인데요. 상품 구매 시 원(One) 바코드로 멤버십 포인트 적립(또는 통신사 할인)과 쿠폰 사용, 간편 결제를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적립 및 할인 내역은 물론, 영수증 상세 내용까지 바로 확인할 수 있어 교환·환불 시 용이합니다.

특히 포켓CU를 통해 도시락, 지역 한정 상품, 시즌 이벤트 상품 등을 예약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소비자들로부터 ‘주머니 속 작은 편의점’이라는 애칭도 붙을 정도입니다.

현재 CU 멤버십(포켓CU)은 약 16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며, 이커머스에 대항할 정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문제는 BGF리테일 측이 이런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포켓CU를 통해 자사 직원들에게 제품을 강매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CU로 추정되는 한 직원의 “포켓CU 상품을 SC(점포영업관리직원)들에게 강제 구매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라는 글이 올라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해당 글에 대해 BGF 측은 26일 본지에 “블라인드는 출처가 없는 글이다”라면서 “(해당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직원들을 상대로 한 강매가) 사실인 것처럼 되어서 당황스럽다”라며 “(직원 상대 강매는) 이건준 대표도 조직문화 차원에서 지양하는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그간 직원들을 상대로 한 강매가 여러 차례 등장하면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태광그룹의 ‘자회사 김치·와인 강매’, 매일유업의 ‘삿포로맥주 강매’, 유니클로의 ‘유니폼 강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태광그룹의 김치·와인 강매 사건은 최근 이호진 전 회장이 수감 중에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해당 사건으로 추가 기소 여부가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공정위와 검찰에 따르면 이호진 전 회장은 2014년부터 2년간 총수 일가가 10% 지분을 보유한 티시스의 사업부인 휘슬링락CC의 김치를 고가에 태광그룹 계열사들에 팔아 회삿돈 25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입니다. 또 이 전 회장의 부인과 딸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 ‘메르뱅’의 와인을 계열사들에게 팔아 7억5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었는데요.

당시 이 전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였으나 경영기획실을 통해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하면서 벌인 것이란 게 검찰의 설명이었습니다.

이호진 전 회장은 이 같은 혐의에 대해 부인했습니다. 결국 지난 4월 검찰의 추가 조사결과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아 냈습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이 사건 거래로 인한 재무상황 등을 보고받거나 거래에 관한 지시·관여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라고 판단했습니다.

2019년 7월에는 매일유업의 관계사 한 임원이 직원들에게 일본 맥주인 ‘삿포로맥주’를 구입해 달라는 메일을 보내 홍역을 치렀습니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중식당 브랜드 크리스탈제이드 임원 A씨는 7월 19일 직원들에게 “일본 불매운동 확산으로 삿포르·에비스 등을 수입하는 엠즈베버리지가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팀장급 이상은 삿포로 맥주를 구매하고, 매장별로 구매 수량과 명단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엠즈베버리지는 2011년 매일유업이 100% 자회사로 설립한 회사로, 삿포로 등 수입주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2012년 삿포로 인터내셔널과 조인트벤처 계약을 맺어 일본에 지분 15%를 넘긴 바도 있습니다.

당시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파문이 확산하자 당사자와 회사 측 모두 “개인적인 행동으로 회사와는 무관하다”라고 해명했고, 매일유업 측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2018년에는 사조그룹이 직원들에게 10년 넘게 명절 선물세트를 강매했다는 직원 폭로가 나와 논란이 됐습니다. 폭로 직원에 따르면 대리급은 1500만원, 과장급은 2000만원, 차장급은 2500만원까지 팔아야 할 금액이 산정됐다고 합니다.

앞선 2013년에는 유니클로가 아르바이트생에게 유니폼을 강매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유니클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돈으로 유니클로 옷을 사 입으라고 강요한 것입니다.

당시 유니클로는 ‘사람도 걸어 다니는 광고탑’이라는 경영철학을 내세워 직원들에게 오직 유니클로만 입고 근무해야 한다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급을 받고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한 벌에 6만~7만원에 달하는 옷 구매는 경제적으로 크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유니클로의 유니폼 강매는 공분을 샀습니다.

직원들을 상대로 한 강매 논란에 한 누리꾼은 “직원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는 노예로 보는 것 같다”라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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