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거품 물게 한’ 국산 수제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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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거품 물게 한’ 국산 수제맥주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9.0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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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맥주 가격 하락에도 소비량 줄어… 국산 수제맥주가 감소량 만큼 대체
국산 수제 맥주가 국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국산 수제 맥주가 국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국산 수제 맥주가 수입 맥주의 콧대를 꺾었다. 수입 맥주의 가격이 하락했는데도 소비자들은 국산 수제 맥주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맥주의 평균가격이 수입 캔맥주 (500㎖ 기준)는 2019년 상반기 3375원에서 올해 상반기 3165원으로 6.2% 내렸다. 반면 국산 캔맥주는 2135원에서 2145원으로 0.5% 올랐다.

이로써 캔맥주와 국산 캔맥주의 평균 가격 차이는 2019년 상반기 1240원에서 올해 1020원으로 줄었다. 수입 맥주 가격이 저렴해진 것은 주세 과세체계가 변경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2019년부터 맥주와 막걸리에 붙는 과세방식을 ‘종가세’(출고가 기준)에서 ‘종량세’(용량이나 도수 기준)로 개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판매가가 높았던 수입 제품의 세 부담이 감소하면서 가격도 저렴해진 것이다.

수입 맥주의 가격은 싸졌지만 맥주 수입액은 되레 감소했다. 수입량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2억2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9.2% 감소했다. 국내 수입산 최대 매출을 올렸던 일본 맥주가 불매운동 여파로 수입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입 맥주 자리는 국산 수제 맥주가 차지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제 맥주 시장 규모는 1180억원으로, 2018년(60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CU의 ‘곰표 밀맥주’와 세븐일레븐의 ‘유동 골뱅이맥주’ 등 수제 맥주가 공전의 히트를 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CU의 경우 경쟁사인 GS25의 2분기 실적이 고꾸라졌음에도 선방한 요인으로 수제 맥주가 꼽히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 늘었다. 이는 시장 전망치 563억원을 4.3% 웃도는 수치다. 매출액과 순이익도 각각 9.8%, 41.4% 증가한 1조7005억원, 468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는 BGF리테일의 이같은 실적은 CU의 수제 맥주 흥행 때문이라고 말한다.

CU가 지난해 출시한 ‘곰표 밀맥주’가 큰 인기를 끌며 누적 판매량 600만개를 달성했고, 홈술족의 증가에 힘입어 안주류 매출로까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CU가 지난 4월 29일 물량을 증량해 공급한 후 곰표 밀맥주는 불과 이틀 만에 CU에서 국산과 수입 맥주를 통틀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CU의 수제맥주 매출은 240.5% 급증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체브랜드(PB) 수제 맥주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기존점 성장률이 경쟁사 대비 3%p가량 높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지난 6월 주요 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수제 맥주 제품은 64개로, 2019년 상반기(16개)보다 4배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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