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 겪는 칭따오맥주, 수입사 창업주들은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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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 겪는 칭따오맥주, 수입사 창업주들은 신났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8.0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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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사 비어케이, 최근 4년간 200억 현금배당… 주당배당률 최고 1만2000%
순익 줄어도 배당 늘리고 50억원은 성과보상 vs 직원은 급여·복리후생비 축소
연간 입사율 25.41%·퇴사율 22.13%, 잦은 이직률에 퇴직금 4년간 3배 증가
사진=비어케이 칭따오맥주
사진=비어케이 칭따오맥주

“양꼬치엔 칭따오~” 배우 정상훈이 2015년 tvN의 인기프로그램 SNL코리아에 출연해 외친 한마디가 한때 유행을 탔는데요. 이 유행어에 힘입어 정상훈은 칭따오맥주의 광고모델로 활동하면서 매출 신장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근에도 정상훈은 여전히 칭따오맥주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으며 여기에 유명 여자가수 출신 배우 혜리도 2년 연속 가세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2월 소비자단체인 미국 공익연구단체(PIRG)가 칭따오맥주에서 발암물질로 분류된 ‘글리포세이트’ 49.7ppb(10억분의 1)가 검출돼 수입맥주 15종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온 후 주춤했습니다. 글리포세이트는 미국 농약회사 몬산토가 생산하는 GMO 제초제의 주요성분으로,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2015년 인체 발암성 추정 물질인 2A군으로 분류한 물질입니다. 미 CNN도 워싱턴대학 연구진의 결과를 인용해 글리포세이트에 노출될 경우 암 발병이 41%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해 논란에 가세했는데요.

논란이 일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에 유통 중인 수입맥주와 국산맥주 40종을 조사했고, 식약처는 “문제의 맥주에는 허용기준치 이하의 미량이 검출돼 건강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입맥주에서 검출된 글리포세이트 성분이 인체에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고, 칭따오맥주의 대중적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할 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 따랐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아베정부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수입맥주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일본맥주 ‘아사히’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그 자리를 칭따오맥주가 채우며 기존 수입맥주 4위에서 단숨에 1위로 뛰어오른 것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품목별 소매점 매출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매 매출액에서 칭따오는 382억51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수입맥주 선두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년대비 18.5% 껑충 뛴 수치입니다.

문제는 호실적에 대한 대가를 최대주주를 포함한 창업 멤버들이 독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칭따오맥주를 수입·유통하는 비어케이의 주당배당률이 7000%에서 1만2000%에 이르렀습니다. 당기순이익이 줄어도 비어케이는 배당금을 늘려 창업주들의 배를 불려줬습니다. 반면 직원들에 대한 처우는 수익에 따라 들쭉날쭉했습니다.

비어케이는 이영석 대표가 37.50%로 최대주주로 있으며 김우영 15%, 이승욱 15%, 이주훈 14%, 기타 18.50%로 주주가 구성돼 있습니다. 배당금은 지분율에 따라 배분됩니다. 비어케이는 비상장회사로, 주요 주주의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는데요. 이들 주주는 감사보고서에 이름만 공개돼 한때는 모두 특수관계자에 해당하는 친인척 관계가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으나, 비어케이 측은 “감사보고서에 이름이 공개된 4명은 모두 창업 멤버이며, 친인척 관계는 아니다”라고 해명습니다.

단, 이영석은 비어케이 대표, 김우영과 이주훈은 임원 그리고 이승욱은 자회사인 체트의 대표로 확인됐습니다. 종속기업이던 체트는 지난해에 청산이 완료됨에 따라 특수관계자에서 제외됐지만, 이승욱 대표는 비어케이 지분율을 유지했습니다.

비어케이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중간배당과 결산배당 등 1년에 2번씩 현금배당을 실시했습니다. 각 연도별로 실시한 배당금은 60억원, 50억원, 40억원, 50억원 등 총 200억원입니다. 주당 배당수익률(액면가 기준)은 2016년 1만2000%, 2017년 1만%, 2018년 1만%, 2019년 7000%입니다.

롯데아사히주류의 최근 4년간 주당 액면배당률이 3.7%, 25%, 25%, 21.94% 등인 걸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지분율에 따라 비어케이 창업멤버들에게 4년간 지급된 배당금은 이영석 75억원, 김우영 30억원, 이승욱 30억원, 이주훈 28억원입니다.

문제는 순익이 줄어도 배당금은 늘렸다는 것인데요. 매출액을 보면 2016년 860억원, 2017년 1180억원, 2018년 1263억원으로 늘다가 2019년에는 6.3% 줄어든 1184억원을 기록합니다. 영업이익도 각각 147억원, 230억원, 237억원으로 늘다가 2019년에는 70% 감소한 71억원에 그칩니다. 당기순이익 역시 110억원, 191억원에서 2018년에 186억원으로 주춤하더니 2019년에는 59억원으로 반토막 수준까지 하락합니다. 그런데도 현금배당금을 늘린 것입니다.

배당금 외에도 주요경영진에게는 급여와 별도로 억대의 보상(성과상여)금이 지출됐습니다. 주요 경영진에 대한 보상으로 2017년 15억7434만원, 2018년 18억4840만2000원, 2019년 16억1578만8000원을 지출했습니다. 총 50억3853만원입니다.

감사보고서에 적시한 주요 경영진에 대해 비어케이는 “회사 활동의 계획, 운영, 통제에 대한 중요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임원들”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반면 직원 급여는 이익에 따라 변동이 있었습니다. 연도별 총 급여를 보면 63억1962만원, 62억8526만원, 78억6058만원, 77억1052만원입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줄었는데도 배당금을 늘렸지만 직원 급여는 줄인 것입니다.

이는 매년 인원수 변동을 반영하지 않은 단순 수치입니다. 나이스 기업정보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비어케이 종업원(직원)은 126명, 2020년 6월 기준 200명 미만으로 나옵니다. 평균연봉은 3000만~5000만원입니다.

퇴직급여도 매년 늘었는데요. 최근 4년간 퇴직금은 2억7299만원, 5억8465만원, 8억5939만원, 9억722만원입니다. 최근 4년 간 퇴직금이 332% 늘어난 것입니다. 그만큼 퇴직자가 많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나이스 기업정보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연간 입사율은 25.41%(31명), 연간 퇴사율은 22.13%(27명)로 입·퇴사비율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복리후생비도 줄어들었습니다. 지난해 복리후생비는 11억8268만원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습니다. 접대비는 늘렸더군요. 2018년 7억1895만원에서 지난해에는 25.6% 늘린 9억287만원을 지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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