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 ‘캐시백’에 대기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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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 ‘캐시백’에 대기업이?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7.0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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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영세상인 위한다면서… 캐시백 사업 사용처에 SSM 포함
민주당 “대형마트도 포함시켜야”… “취약계층에 집중해야” 비판
재난지원금 캐시백 사업에 대기업 계열 슈퍼마켓도 포함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사진=펙셀즈
재난지원금 캐시백 사업에 대기업 계열 슈퍼마켓도 포함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사진=펙셀즈

정부의 재난지원금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캐시백 사업 사용처에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포함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은 대형마트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영세상인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대기업 계열 슈퍼마켓이 포함되면서 정책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SSM은 대기업 계열 슈퍼마켓을 말하는 것으로, 대개 1500~2500㎡(500~800평) 규모로 대형 할인점과 기존의 소규모 슈퍼마켓의 중간 크기다.

국내 SSM은 이마트 노브랜드, 이마트 에브리데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롯데슈퍼, 메가마트(농심), 킴스클럽(이랜드), GS 더 프레시, 하나로마트(농협), 탑마트(서원유통) 등이 운영 중이다.

정부가 SSM을 캐시백 사용처로 포함한 것은 음식료품 이용객이 많다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SSM은 대형마트와 달리 음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며 “SSM에서 지출한 금액은 추가 소비(캐시백)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역시 식료품을 판매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크다. 정부 내에서도 혼선이 일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골목상권 등의 위축된 소비를 되살리는 게 목표”라면서 “신용카드 캐시백 사업 사용처에 제한을 뒀다”고 설명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정 간에도 신용카드 캐시백 사용처를 놓고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민주당은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고소득층에도 해당 제도의 혜택을 주기 위해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도 사용처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민주당의 이런 입장에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돈 있는 부자들이 재난지원금 몇십만원을 받으려고 백화점을 놔두고 대형마트를 가겠냐는 것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정부의 말을 합치면 부자들이 재래시장에 가서 돈을 쓰라는 것인데, 개개인의 소비패턴 자체를 바꾸긴 어렵다”면서 “고소득층의 불만이 있더라도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피해계층을 위한 정책이라고 분명히 했어야 혼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난지원금은 취약계층에 집중해 지급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또 다시 전국민 재난지원금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당 내에서도 아직 명확한 정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구소득 하위 80%로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정한 것은 신속한 경기회복 목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와 당의 철학과도 맞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의견을 밝힌대로 추경 논의 과정에서 지역화폐 형식의 전국민 대상 보편 지급으로 수정할 것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우선 단 1만원 차이로 지급 대상과 제외되는 가구간 소득 역진이 발생해 제외되는 가구의 박탈감을 초래한다”면서 “소득이 일정치 않은 고액자산가, 월세 사는 고액임금자 등 제외 기준 마련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용카드 캐시백으로는 소비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상위 소득 20%는 전 분기 카드 사용액보다 많이 소비할 경우 최대 30만원을 캐시백으로 돌려받게 되지만 소비처도 매우 제한적이고 제도가 복잡해 소비 진작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높다”며 “누가 30만원 받자고 300만원 더 쓰겠냐’며 벌써부터 냉소가 한가득”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당정은 5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서 소득 하위 80%를 대상으로 1인당 25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위 20%를 대상으로는 신용카드 캐시백으로 돌려주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캐시백 사업은 전 분기 카드 사용액보다 많이 소비할 경우 최대 30만원을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제도다. 캐시백 지급시기는 분기별 금액이 확정돼야 지급되기 때문에 3분기가 종료된 뒤 10월 중으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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