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은 비었는데… 가계소득 증가 ‘재난지원금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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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은 비었는데… 가계소득 증가 ‘재난지원금 착시’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8.20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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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지갑. /사진=픽사베이
빈 지갑.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분기 가계 3대 소득으로 불리는 근로·사업·재산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시장이 악화하면서 근로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줄고 경기침체에 따라 사업소득도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의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공적이전소득이 크게 늘면서 전체 가계소득은 역대 최대로 늘어났다. 재난지원금이 가계소득 보전에 톡톡히 역할을 한 셈이다. 분위간 소득격차는 저소득층의 공적이전소득이 늘어난 반면 고소득층의 근로소득이 줄면서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완화됐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322만원으로 2019년 2분기 340만원보다 18만원(-5.3%) 감소했다. 2분기 근로소득이 전년 같은 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처음이다.

특히 근로소득에 이어 2분기 사업소득과 재산소득도 각각 4.6, 11.7% 감소하면서 통계집계 이후 사상 처음으로 3대 가계소득이 동시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코로나19가 최고조에 달한 2분기에 고용쇼크로 취업자가 줄고 경기침체에 따라 자영업자의 업황이 나빠지면서 사업소득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다만 전체 소득은 재난지원금 효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 2분기 가구의 월평균 전체소득은 527만20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503만2000원보다 24만원(4.8%) 증가했다. 이전소득이 98만5000원으로 44만원(80.8%) 증가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5~6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가구당 최대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2020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자료=통계청
2020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자료=통계청

2분기 가계 지출액은 388만20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382만9000원보다 5만3000원(1.4%) 증가했다. 소비지출이 291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2.7% 증가한 반면 비소비지출은 97만1000원으로 2.3% 감소했다. 반면 가계가 소비에 쓸 수 있는 여윳돈으로 분류되는 처분가능소득은 430만1000원으로 26만3000원(6.5%) 늘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책효과로 공적이전소득 모든 분위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라며 “긴급재난지원금 영향으로 소득 5분위 공적이전소득이 1분위보다 더 높게 증가했지만 소득 5분위의 근로소득이 1분위 근로소득보다 더 크게 감소하면서 소득격차는 완화됐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팍팍해진 살림살이와 함께 세금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다들 죽어나가는데 무슨 가계 살림이 나아져요..” “자영업자인데요 재난지원금으로 매출은 올랐는데 매출로 번 거보다 세금으로 더 많이 냈습니다~ 몸만 힘들고 죽 쒀서 개 준 꼴이죠 정부는 자영업자를 생각한다면 재난지원금을 주더라도 세금 좀 낮춰주세요” “세금 더 많이 올렸는데 무슨 도움? 국민들은 더 힘들다” “건보료 주민세 장난 아니게 올려떠만?” “혹시라도 재난지원금 줄 거면 신청서에 찬성반대 표기하게 해서 찬성인 사람만 주자 받을 건 다처받고 세금은 쥐꼬리만큼 내는 것들이 드럽게 시끄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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