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재난지원금 ‘모든 국민 vs 선별 지급’, 당신은?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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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재난지원금 ‘모든 국민 vs 선별 지급’, 당신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8.26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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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마더 테레사. /사진=픽사베이
마더 테레사. /사진=픽사베이

“가난을 받아들이라는 그는 부자들의 성녀에 불과하다.”

1910년 오늘(8월 26일) 마케도니아에서 태어난 아녜저(아그네스)는 열여덟에 수녀가 됩니다. 그리고 22년 뒤 국적을 인도로 옮긴 그를 사람들은 ‘성녀 테레사’라 부릅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3년, 세간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해방신학자들은 가난을 하늘의 뜻이라 왜곡하는 테레사에게 되묻습니다.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들의 사랑을 더 많이 받지 않았느냐”.

오만원권 지폐. /사진=픽사베이
오만원권 지폐. /사진=픽사베이

‘선별지급’. 가려서 따로 나누어 돈이나 물품 따위를 정해진 몫만큼 내줌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급속히 재확산하는 가운데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정치권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차기 대선 주자 등 여권에서는 모든 국민에게 지급을, 미래통합당 등 야당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선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오늘도 2차 긴급재난지원금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이 지사는 “전 국민에게 30만원씩을 준다고 무슨 나라가 망하겠느냐”라며 “국가부채 비율이 40%를 조금 넘는 수준인데 30만원씩을 주면 15조원 수준으로, 0.8%포인트 늘어나는 데 불과하다”라고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선별 지급을 주장하는 미래통합당을 향해서는 “아닌 것처럼 잘 가더니 기초연금을 선별지원으로 바꿨던 것처럼 보편 지원을 못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차 지원금 지급에 난색을 보이는 데 대해선 “일단 준다고 하면 줄 수 있는 만큼에서 똑같이 나눠주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지사가 연일 2차 지원금 전원 지급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대표 후보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이낙연 후보는 ‘선별 지급’을, 김부겸·박주민 후보는 전 국민을 상대로 한 ‘보편 지급’을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여권 내에서도 목소리가 조금씩 다른 가운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금은 방역이 최우선”이라며 논란을 진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재명 지사. /자료사진=경기도
이재명 지사. /자료사진=경기도

한편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급 찬성’ 응답이 76.6%(전 국민 지급 40.5%, 선별적 지급 36.1%), ‘지급 반대’가 20.1%로 집계됐습니다.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3.3%였습니다. 이는 1차 재난지원금 확대 편성 당시 찬성(58.2%)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앞서 지난 6월3일 tbs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51.1%가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추가 지급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40.3%였고, 잘 모른다는 응답은 8.6%였습니다. 불과 한달여 사이에 재난지원금 지급 찬성 의견이 20%p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이번 조사는 어제(25일) 전국 만18세 이상 500명(5977명 중 응답률 8.4%)의 응답으로, 무선(80%)·유선(20%)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습니다. 통계보정은 2020년 7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입니다.

/자료=리얼미터
/자료=리얼미터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놓고서는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하듯 ‘보편지급’ 목소리가 더 높습니다.

“무조건 줄라면 다주세요!! 하위 50%는 세금도 안내는데 혜택만 받고 그러면 누가 중위층으로 살까요. 아예 50% 이하로 살지. 하위 -50%이하는 지금도 혜택 많아요!!!!” “금액이 적어지더라도 다주는 것이 맞다. 코로나가 어디 취약계층만의 문제인가? 세금 받아간 국가가 재단할일이 아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라” “국가에서 선별이나 제대로 할 수 있으면 선별적 지급 찬성~하지만 현금 10억 있고 소득 0원인 사람에게도 지급되겠지? 월급200 받고도 빠듯한 사람들도 많은데...” “사람마다 다르지만 제 주위 50프로 이하 쓸 것 쓰고 놀 것 다 놀러다닌다. 제 주위 중위층 안 먹고 아껴 쓰면 오로지 돈 모으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런데 이번엔 월급도 삭감됐음.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다줘라 공평하게. 그 사람들 삶을 살아보지 않은 이상. 잘 모르면 공평하게 다 줘라”.

실용주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 /사진=위키피디아
실용주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 /사진=위키피디아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고교 무상교육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내년부터 전면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당정은 2021년 예산안 편성 협의에서 이와 함께 청년희망 패키지 사업에 20조원 이상을 투자, 구직에서 창업까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청년 임대주택 공급도 5만호로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태도를 바꾸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라는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가르침입니다. 110년 전 오늘은 제임스가 세상을 떠난 날이자, 테레사가 태어난 날입니다. “가난을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수녀를 만났다면 철학자는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요. 2020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년들을 응원합니다.

“상상하는 모든 것은 당신의 것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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