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 건너 한명’… 대한민국이 사라진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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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집 건너 한명’… 대한민국이 사라진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8.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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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최저. /사진=픽사베이
합계출산율 최저. /사진=픽사베이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지방소멸 위험지도. 붉은색에 가까울수록 소멸 위험도가 높아진다. /자료=한국고용정보원
지방소멸 위험지도. 붉은색에 가까울수록 소멸 위험도가 높아진다. /자료=한국고용정보원

“이대로 간다면 일본의 절반이 사라진다.”

2014년 5월, ‘마스다’라는 이름의 보고서가 나오자 열도는 충격에 빠집니다. “26년 뒤 일본의 시·정·촌(행정구역) 896개 소멸”. 보고서는 석달 뒤 <지방소멸>이라는 책으로 자세히 소개됩니다. 그리고 다음해 베스트셀러에 오릅니다. 총무장관을 지낸 저자 마스다 히로야는 경고합니다. “지방 핵심 도시들은 수도권으로 인구 유출을 막을 ‘댐’이 되어야 한다”.

서울의 아파트촌. /사진=픽사베이
서울의 아파트촌. /사진=픽사베이

‘지방소멸’. 지방이 사라져 없어진다는 네 글자입니다, 코로나19로 지방에서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출산율마저 급감해 지방소멸이 빨라질 것이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특히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출산율로 지방을 넘어 국가소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출생아 숫자 및 합계출산율. /자료=통계청
출생아 숫자 및 합계출산율. /자료=통계청

어제(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출생통계와 2020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는 30만2700명으로 전년보다 2만4100명(7.4%) 줄었습니다.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같은 기간 0.98명에서 0.06명 하락했습니다. 모두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입니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합니다.

2018년 기준 평균 합계출산율이 1.63명인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1명 미만입니다. 특히 올해 들어 사정은 악화돼 상반기 출생아는 14만2663명으로 1년 전보다 9.9% 감소했습니다. 1분기와 2분기 합계출산율은 각각 0.9, 0.84명입니다. 출산이 연초에 몰리는 특성을 감안하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8명대, 신생아는 30만명 이하로 전망됩니다.

전국 시도별 합계출산율. /자료=통계청
전국 시도별 합계출산율. /자료=통계청

반면 올해 상반기 사망자수는 15만2401명으로 인구 9738명이 자연 감소했습니다. 매년 1~3분기 인구가 자연 증가하고 4분기 감소세를 보였던 공식이 깨진 것으로, 올해가 인구 자연감소 원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30대 초반 여성인구가 감소하고 혼인건수가 8년 연속 감소한 데다 초산 연령이 상승한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6일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위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수도권 인구유입이 늘고 지방소멸 위험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국가통계포털 인구이동통계 자료 분석 결과 올해 3~4월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2만75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만2800명보다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수도권 유입인구의 75.5%를 20대가 차지하면서 지방소멸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기준 소멸위험지역은 지난해 5월 93곳(40.8%)에서 올해 4월 105개(46.1%)로 12곳 늘었습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소멸위험지역이 각각 4곳씩 증가한 것과 비교해 올해는 12곳으로 크게 늘며 지방소멸 위험이 빨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비교. /자료=통계청
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비교. /자료=통계청

‘지방 넘어 국가소멸 가속화하는 출산율 감소’ 소식에 누리꾼들은 아이 낳기 힘든 이유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탓하지 마라. 언론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코로나를 잘 이겨낸 국가라고 언플하면서 왜 유독 한국만 출산율이 가장 떨어짐? 집값 중위값이 10억인데 결혼, 출산을 하겠냐?” “의, 식, 주, 교육비 못 잡으면 출산율 계속 하락할 것” “매국노가 따로 있는 게 아냐. 다주택자가 매국노지... 주거안정이라도 돼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데 그걸 방해하고 있잖아” “한국소멸은 부동산 거품으로 결혼안해 애기 안낳아 이것때문인데? 거품 안없어지면 한국소멸”.

“아이들은 태어남의 유무, 장애의 유무, 국적, 성별, 외모, 마른 체질의 유무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한 채 이 세상에 태어남을 당합니다(수동). 명심하세요. 당신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싶다면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는 아이를 낳을지 안낳을지 선택할 수 있지만 당신이 낳을 아이는 그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부모님이신 분들, 부모가 되실 분들은,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한 채 태어나지는 아이가 ‘내가 원한 건 아니지만 살아있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게 훈육과 함께 최대한 사랑해주시고 화목한 가정 이루세요. 부탁드려요”.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에서 열연하고 있는 구봉서(맨왼쪽). /사진=영화 스틸컷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에서 열연하고 있는 구봉서(맨왼쪽). /사진=영화 스틸컷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동방삭~”. 70년대 국가대표 희극인은 5대 독자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작명’ 개그를 선보입니다. 어린이 사망률이 높던 시절의 웃픈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코미디언 구봉서가 우리 곁을 떠난 지 4주기입니다. 그의 유언은 자신이 찾던 보육원에 후원을 계속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에서 마지막 대사입니다.

“내가 지금 죽으면 누가 너희들을 웃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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