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 ‘불편한 G마켓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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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롯데 ‘불편한 G마켓 동거’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7.0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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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품은 G마켓에 롯데마트 입점… 서로 영역 침범 않는 관계 파기?
롯데마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과는 별개로… 채널 다변화 측면서 결정”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G마켓에서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사진=각 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G마켓에서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사진=각 사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오픈마켓 G마켓에서 불편한 동거를 시작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마트가 오늘(2일)부터 G마켓에 입점한다. 공교롭게도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신세계그룹(이마트)에 인수돼, 롯데마트는 적진에서 온라인 영업을 하게 된 것이다.

롯데그룹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신세계그룹이 제시한 금액보다 적게 써내 결국 고배를 마셨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경쟁사에 고배를 마신 롯데가 결국은 경쟁사 품 속에서 온라인 영업을 하게 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롯데마트가 롯데홈쇼핑 통합 애플리케이션인 롯데온(ON) 이외 온라인 채널에 입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마트의 이번 G마켓 입점을 두고 업계에서는 ‘적과의 동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의외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실제로 신세계와 롯데는 그간 자산의 오프라인 몰에 서로의 매장을 들이는 경우가 거의 없었을 정도로 각자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경쟁을 벌여왔다. 채널 종속과 고객 정보 및 판매 전략 노출을 우려해서다.

온라인 매장인 롯데몰에서 신세계 계열사인 편의점 이마트24나 스타벅스 등을, 이마트에선 롯데리아를 볼 수 없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이마트에선 세븐일레븐이나 엔제리너스가 입점하지 않고, 롯데월드타워에 이마트24나 스타벅스가 들어서지 않고 있다.

또 롯데마트는 지난해 8월 확대 개편한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입점을 요청받았으나 롯데온에 집중한다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롯데그룹은 유통에서는 독자노선으로 영업망을 확장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롯데마트도 독자 노선만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상호 협력의 길로 선회했다. 마침 첫 번째로 손을 잡은 곳이 우연히도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이 된 것이다.

앞서 롯데몰은 신세계그룹의 핵심 브랜드인 스타벅스를 입점시키는 이례적인 사례가 있긴 하다. 이는 온라인 몰에서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마케팅 활동으로 펼쳐진 한 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의 G마켓 입점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과 별개로 수개월 전부터 논의가 진행된 사안”이라면서 “채널 다변화 측면에서 입점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이번 G마켓 입점으로 신선식품 당일배송을 시작한다. G마켓은 쿠팡의 로켓프레시,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에 맞서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홈플러스, GS 더 프레시(옛 GS수퍼마켓), 롯데슈퍼 등 3곳이 참여하고 있는데, 롯데마트가 추가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우선 당일배송에 한해 서비스를 오픈한다”며 “기타 다른 배송 서비스는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그룹 계열사는 G마켓에 이미 입점해 운영 중인 사례가 있다. 롯데슈퍼(2010년), 롯데백화점(2011년), 하이마트(2011년), 롯데홈쇼핑(2017년), 롯데프리미엄아울렛(2021년) 등이 G마켓에서 영업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롯데마트의 입점은 이베이코리아 매각과는 별도로 추진돼 온 사안”이라면서 “오픈마켓은 판매자들이 자유롭게 자사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경쟁도 자유롭게 이뤄진다”고 전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이르면 올해 연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영문 보도자료를 통해 “규제 당국 승인 결과에 따라 (이베이코리아) 매각 작업이 연말이나 내년 초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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