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초 초 고배당에 유상감자… 수상한 이베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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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초 초 고배당에 유상감자… 수상한 이베이코리아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6.2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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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순익 맞먹는 3004억원 배당에 유상감자 7000억원대 추산… 1조원대 국부유출?
기부는 배당금의 300분의 1… 공시의무 없는 ‘유한책임회사’ 전환, 매각 사전작업 의혹
이베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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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매각설에 회사 안팎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이커머스업계 1위 이베이코리아가 ‘초초초고배당’을 하고 있어 그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지만 그동안 하지 않던 배당을 최근 2년간, 그것도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을 하고 있어 논란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입니다.

회사 안에서는 매각설이 돌자 적지 않은 인원이 쿠팡 등 경쟁업체에 이력서를 내는 등 이직붐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매각설을 뒷받침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옵니다. 게다가 지난해 12월에 공시의무가 없는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으나 올해 4월에 전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이유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면서 ‘15년 연속 흑자’를 강조해 매물로서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유한책임회사는 외부감사나 배당금 규모, 경영실적 등을 공시할 의무가 없습니다. 유상감자를 통한 자금 회수도 매각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베이코리아는 100% 미국 회사입니다. 따라서 배당을 할 경우 그 금액 100%가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입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가 국내에 진출한 시기는 2001년 2월 옥션을 인수하면서부터인데요. 이후 2008년에는 G마켓까지 인수합니다. 당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던 G마켓은 29.49%의 지분을 보유한 인터파크가 최대주주였으며 A.Bohl Praktijk B.V가 15.30%, 야후코리아가 9.1%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하면서 나스닥 상장은 철회가 됩니다.

옥션의 최대주주는 G마켓입니다. G마켓은 2009년 6월 25일 옥션의 최대주주인 eBAY KTA(UK) Ltd.의 지분(99.99%)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됩니다. 이베이 G마켓은 20011년 6월 30일 이베이 옥션을 흡수합병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하면서 마침내 이커머스업계 초대형 공룡 ‘이베이코리아’가 탄생합니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분은 100% eBAY KTA(UK) Ltd.(이베이 영국법인)에 있고, eBAY KTA(UK) Ltd.의 지분은 100% 미국 이베이 본사에 있습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국내 전자상거래업체는 옥션, G마켓, G9 등으로 모두 미국계 회사입니다. 따라서 배당금은 모두 미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인 것입니다.

이베이코리아가 첫 배당을 한 시기는 2017년입니다. 당시 배당금은 1391억원인데요. 그해 당기순이익은 397억원입니다. 당기순이익의 3.5배에 이르는 금액을 배당한 것입니다. 문제는 2017년 당기순이익은 전년(930억원)에 비해 무려 57.3%나 폭락했다는 것입니다. 순익이 반토막 이상이 났지만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거액의 현금배당을 하면서 자금을 빼 나간 것입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전년보다 더 늘어난 1613억원을 현금배당합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줄어든 369억원을 기록합니다. 이익은 줄어들었지만 배당금은 오히려 4배 이상 늘린 것입니다.

2년간 이베이코리아가 배당한 금액은 3004억원이 넘습니다. 이베이코리아가 탄생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간 거둔 당기순이익 3473억원에 버금가는 금액입니다. 결국 이익의 거의 전부를 영국 이베이를 거쳐 미국 본사가 챙긴 것입니다.

기업경영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6년 국내 대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은 23.6%이며, 외국계 대기업은 75.9%로 조사됐습니다. 외국계 기업 중 배당성향이 가장 높았던 볼보코리아는 192%입니다. 이베이코리아의 배당성향은 볼보코리아의 2배가 넘습니다. 고배당을 넘어 '초초고배당'인 것입니다. 반면 해당기간 기부금은 10억원에 불과합니다. 배당금의 300분의 1 수준입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현금배당액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954억원, 영업이익은 615억원입니다. 이는 전년보다 매출액(981억원)은 12%, 영업이익(485억원)은 27%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이같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오픈마켓 형태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매출은 거래 수수료를 말하는 것으로, 직매입 방식인 쿠팡과는 매출을 계산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강조합니다. 즉, 이베이코리아는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반면 쿠팡은 판매자에게 물건을 직접 사서 구매자에게 파는 형태라는 것입니다. 이베이코리아 거래액은 18조원 규모로 전해졌습니다. 2016년 19조원, 2017년 18조8000억원에 비하면 감소 추세입니다.

이베이코리아의 이같은 호실적에 초초고배당이 매각설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입니다. 게다가 유한책임회사 전환에 따라 공시 의무가 없어지면서 배당금도 숨길 수 있어 국부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여기에 유상감자도 매각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7월 16일 유상감자를 단행했는데요. 주식 수가 기존 74만1644주에서 50만135주로 줄어들면서 자본금 역시 74억1644만원에서 50억135만원으로 축소됐습니다. 줄어든 주식 수만큼의 소각 대금이 영국 이베이를 거쳐 미국 본사로 흘러들어간 것입니다. 하지만 감자를 통해 정확히 얼마를 회수해 갔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지난해 12월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기 때문에 외부감사 및 경영실적 공시 의무를 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2009년 유상증자 당시 주식증감수와 자본금 등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7300억원 정도를 회수해 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계산이 맞다면 3년 새 1조원 규모의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간 것입니다. 유한책임회사 전환은 이처럼 민감한 경영정보로 인한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것입니다.

배당금 그리고 유한책임회사 전환에 더해 유상감자로 자금을 회수해 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에 대해 매각설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입니다.

업게 관계자는 “2019년 7월 유상감자를 단행해 약 7300억원을 회수했을 것으로 합리적 추정을 할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국부유출 논란을 피하고자 2019년 12월 24일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것 같다”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습니다. 이에 이베이코리아 측은 “경영합리화를 위한 것이다. 지금처럼 경영정보는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 본사조차도 미국 온라인 시장에서 아마존과 시장점유율에서 40% 이상 차이가 나는 등 만년 2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에 투자할 여력이 없을 것이며, 두번에 걸친 3000억원대 배당금과 유상감자를 통한 자금 회수로 볼 때 한국에 투자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는 의혹도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 초 5조원대의 매각설에 휩싸인 이베이코리아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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