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짜리라고? 컬리 ‘고평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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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짜리라고? 컬리 ‘고평가’ 논란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12.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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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과점주주 우려까지… 내년 상장 성공 물음표
컬리가 내년 상반기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휩싸여 있다. /사진=마켓컬리
컬리가 내년 상반기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휩싸여 있다. /사진=마켓컬리

국내 1호 새벽배송 서비스기업 마켓컬리를 운영 중인 컬리가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4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에 대해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적자 누적 폭이 커지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데다 과점주주 우려 때문이다.

8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최근 총 2500억원(주당 10만원) 규모의 프리IPO를 유치했다고 컬리 주주들에게 공표했다. 이번 투자에는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가 단독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로 컬리의 기업가치는 3조7500억원에 투자금 2500억원을 더해 총 4조원대로 평가받았다. 앞서 컬리가 지난 7월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6번째) 투자 당시 기업가치 2조5000억원을 인정받은 점을 고려하면 넉 달 새 몸값이 60%나 뛴 것이다. 내년 상반기 IPO에 성공할 경우 시가총액이 7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는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의 예상 기업가치(약 10조원)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컬리의 만성적자다. 컬리의 영업손실은 ▲2017년 124억원 ▲2018년 337억원 ▲2019년 910억원 ▲2020년 1162억원을 기록 중이며 올해는 손실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완전 자본잠식에 들어간 상태다. 자산 규모 5870억원에 결손금 5319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이런 우려에 대해 컬리는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의 실제 누적 영업적자는 대략 2700억원이며 현재까지 투자금이 65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재정상 문제되지 않는다”면서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하면서 우선주가 부채로 잡히게 돼 결손금이 5545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결손금 상당 부분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분류돼 있다”면서 “상장 과정에서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자본 총계도 흑자로 전환되기에 이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다”고 주장했다.

과점주주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컬리의 주요 주주로는 세콰이어캐피탈(13.84%), 힐하우스캐피탈(12.03%), DST글로벌(10.69%), 율러펀드(7.81%), 아스펙스캐피탈(7.6%) 등이다. 컬리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6.67%에 불과하다.

문제는 최근 2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통해 컬리의 주주가 추가되면서 김슬아 대표의 지분은 더 축소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같은 과점주주 지분 구조가 창업자의 아이디어로 이끌어가는 스타트업을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김슬아 대표가 투자자들로부터 경영권을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에는 창업자에게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컬리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외국계 주요 주주들과 공동의결권 행사 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슬아 대표가 보유한 지분과 외국계 주요 주주들의 지분을 합쳐 최소 20% 이상의 지분은 공동의결권을 행사하고 일정 기간 제3자에게 매각하지도 못하도록 하는 협약이다.

컬리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과점주주 우려까지 뚫고 내년 상반기에 IPO에 성공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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