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vs 일자리… ‘새벽배송’ 입씨름
상태바
코로나 vs 일자리… ‘새벽배송’ 입씨름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5.28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쿠팡·마켓컬리 코로나 불똥에 누리꾼 “노동자들 힘들고 안전사고 우려↑” 질타
“코로나로 생존위기에 몰려 힘들게 일하는 분들 입장은 생각하지 않냐” 서운함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국내 대표적인 e커머스 업체 쿠팡과 마켓컬리의 물류센터가 코로나19에 뚫리자 누리꾼들 사이에 ‘새벽배송’을 두고 때 아닌 설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요지는 새벽배송을 놓고 일부 누리꾼들이 “새벽배송을 없애야 한다”고 꺼내자 이에 반발하는 누리꾼들이 “생존 위기에 있는 분들 생각은 안하냐”며 반박하면서 인터넷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글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동상이몽의 서글픈 현실이 보입니다.

지난 27일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도 코로나19에 뚫렸다’는 보도가 나오자 누리꾼 A씨가 “새벽 배송 당장 없애라”라면서 “서로 더 빨리 배송 경쟁 붙어서 직원들만 죽어나간다. 결국은 탐욕이 화를 부르지”라며 혹사당하는 새벽배송 직원들을 옹호하는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는데요.

그러자 B씨가 “새벽배송 모든 근로자들 마지막 일자리다”라면서 바로 맞받아쳤습니다. 그러면서 “집에 살만하고 편히 일하고 싶음..누가 그일 하겠냐”라면서 “새벽배송 계속 유지해야 한다. 여기서 더 이상 확진자들만 안 나오면 괜찮다. 새벽배송은 너무 좋다. 야채도 신선하고 기사님들도 다 친절하다. 일자리는 계속 늘어나야 한다. 그래야 소비도 많이한다”고 배송기사들을 응원했습니다.

이에 누리꾼 C씨는 “새벽배송 좀 없애라 새벽 2시에 도르레 소리에 잠깬다. (소비자)지편하자고 남 불편하게 하냐”면서 또 다시 반박 글을 올렸습니다.

D씨는 “일자리 없애라고 하네. 세상에나~~”라면서 푸념하는 글이 올라오자 또 다시 E씨는 “새벽배송 없애라”라고 되받아쳤습니다.

또 다시 반박의 글이 올라오면서 절정에 달했는데요. F씨는 “(새벽배송) 없애야 한다고 하는 분들? 당장 일자리 구할 수 없는 분들의 입장은 생각 안 하냐? 처우를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아니고 일자리 자체를 없애냐? 그럼 당신들께서 저분들 일자리 편한대로 주실거냐?”라면서 재반박했습니다. 이어 “좋은 일자리, 정규직이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일자리이냐? 누구는 몰라서 여러 가지 힘든 일들에 종사하겠냐”라면서 “가뜩이나 코로나로 원래도 없는 일자리들 더더욱 없어지고 있는데 생존위기에 몰려 힘들게 일하는 분들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무책임한 비난에 가까운 언행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새벽배송을 없애라는 누리꾼들의 글을 자세히 뜯어보면 새벽배송을 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생각하는 의도가 담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일자리가 아쉬운 새벽배송 노동자들은 이런 글에 서운함을 내비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코로나19가 낳은 현실에 대한 묘한 뉘앙스를 안겨 주고 있어 서글픔이 앞서네요.

누리꾼들 사이에 댓글과 대댓글을 보면 이런 현실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새벽배송 없애라. 노동자들 힘들고 안전사고 우려 높다” 댓글에 “수 만 명의 생계를 담당하는 일자리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인류를 보았다. 신기하다”는 대댓글이 달린 것입니다.

한편 쿠팡 부천물류센터와 서울 송파구 장지동 마켓컬리 상온1센터에서 24일일과 25일 각각 첫 확진자가 나왔는데요. 부천에 이어 쿠팡 고양물류센터 사무직 직원 한 명도 2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고양물류센터 전체가 폐쇄됐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부천 물류센터와 관련해 4300여명을 검사 중에 있으며 28일 현재 총 6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마켓컬리는 아직까지 확진자가 1명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