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내건 쌍용C&E 홍사승 ‘겉은 책임, 속은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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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내건 쌍용C&E 홍사승 ‘겉은 책임, 속은 무책임’?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5.2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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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강조한 회사명으로 바꾼 홍사승 “사회적 책임 강화… ESG경영 본격 추진”
노조, 잇단 노동자 사망에 “산재사고 재발방지 대책과 노후 설비 개선 노력 없어”
폐기물 매립장 조성 두고 인근 지역 주민들과 마찰… 정재계 인사 연루 의혹까지
쌍용C&E “정재계 인사 연루돼 우월적 지위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은 완전한 허위”
홍사승 쌍용C&E 회장과 동해공장. /사진=쌍용C&E
홍사승 쌍용C&E 회장과 동해공장. /사진=쌍용C&E

홍사승 쌍용C&E(옛 쌍용양회) 회장표 ESG경영이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쌍용C&E는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한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사명까지 환경을 강조한 C&E로 변경했는데요. C&E는 Cement(시멘트)와 Environment(환경)의 영문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쌍용C&E의 새로운 사명입니다. 분진과 폐기물 등으로부터 논란이 될 수 있는 시멘트 회사로서 환경을 중시한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입니다.

쌍용C&E 측은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1962년 창사 이래 줄곧 시멘트사업에 주력해온 쌍용C&E는 사업영역을 환경분야로 확장하고, 친환경 자원순환형 사회를 선도하는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쌍용C&E는 사명을 바꾼 날인 3월 26일 Green2030 비전도 발표했는데요. 비전에는 ▲탈석탄, 친환경 자가발전을 통한 자원순환사회 구축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 ▲준법·윤리경영 생활화와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체계 강화 등 ESG 경영실천을 위한 추진 전략과 목표가 담겨 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ESG에 힘쓴다는 것을 표방하고 있는 쌍용C&E가 실질적으로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인데요.

실제로 쌍용C&E는 최근 협력업체 노동자 사망사고에 이어 산업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과 관련, 지역 주민과 마찰을 겪으며 사회적 이슈의 한 가운데 서 있습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수도권본부 쌍용양회지회와 민주노총 동해삼척지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1시 42분 강원 동해시 삼화동 쌍용C&E 시멘트공장 천장 크레인이 10m 높이에서 쓰러져 크레인 기사 김모씨(63)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는 김씨가 크레인으로 부원료를 컨테이너 벨트로 옮기는 작업을 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씨는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였습니다. 쌍용C&E 동해 공장에서는 지난 2019년 12월에도 크레인 작업에 참여한 60대 노동자가 20m 아래로 떨어져 추락사했습니다.

민주노총 쌍용양회지회와 동해삼척지부 관계자는 “사측은 사명을 바꾸며 이미지 쇄신을 노리고 있지만, 정작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산재사고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거나 노후된 설비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쌍용C&E가 지난 3월 26일 사명 변경과 Green2030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사진=쌍용C&E
쌍용C&E가 지난 3월 26일 사명 변경과 Green2030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사진=쌍용C&E

여기에 쌍용C&E는 강원도 영월에 1700억원을 들여 조성하려는 산업폐기물매립장을 둘러싸고 인근 지역인 충북 제천·단양 지역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데요.

쌍용C&E가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을 추진 중인 지역은 영월군 한반도면 쌍용리에 위치한 석회석 폐광산 19만1225㎡입니다. 16년 동안 560만톤의 폐기물을 매립할 수 있는 용량입니다.

문제는 이곳 폐기물매립장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며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인데요.

제천과 단양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쌍용양회 산업폐기물매립장 반대 대책위원회는 “영월, 제천, 단양, 충주지역 식수 혹은 농업용수로 흘러드는 쌍용천 주변에 대규모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립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업대상지가 절리와 동공이 많은 석회암 지대여서 폐기물매립장에서 침출수라도 유출된다면 상수원 오염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최충진 충북 시·군의회 의장협의회장(청주시의장)도 지난 6일 “쌍용C&E가 분진,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의 피해와 치명적인 환경 위협을 경시한 채 사익 추구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제천과 단양에 이어 충주 7개 단체도 ‘쌍용양회 산업폐기물매립장 반대 충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영월 폐기물매립장 저지를 위한 전선이 충북 전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특히 영월 산업페기물매립장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주목됩니다. 충북 제천 지역에서 쌍용C&E의 산업폐기물매립장 건립 계획을 규탄하는 단식농성을 진행 중 장인수 더불어민주당 전 정책위 부의장은 지난 13일 “쌍용C&E는 석회산 광산을 원상으로 복구하기는커녕 그 자리에 폐기물을 매립하려고 최근 사명과 주요 사업목적까지 바꿨다”며 “쌍용C&E는 폐기물매립장 사업을 중단하고 사업 부지를 친환경적으로 복구하라”고 비판했습니다.

정의당 충북도당 제천단양위원회도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채광을 마친 광산을 복구해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석회석 폐광에 전국 산업폐기물을 모아 매립하겠다고 한다”면서 “석회암 지역은 수많은 동공과 균열을 갖고 있어 다른 지역에서 여러 차례 매립장 계획이 반려된 바 있다. 그럼에도 쌍용C&E는 상식과 과학, 자연을 거스르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여기에 영월군 산업폐기물매립장 조성 사업에 정재계 주요 인사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도 나와 파장이 일고 있는데요. 장인수 전 정책위 부의장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쌍용C&E 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 사모펀드는 국내 유력 언론사 대표의 사위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며 “영월 쌍용C&E 공장 주변 피해 마을과 반대 대책위 사이에서는 정관계, 재계, 언론계 주요 인사들이 한앤코시멘트홀딩스 사모펀드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한앤코시멘트홀딩스 사모펀드는 산업폐기물매립장 허가를 받고 나면 기업 가치를 높여 지분을 높은 가격에 처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에 쌍용C&E 측은 21일 입장 자료를 내고 정재계 인사가 연루됐다는 일부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허위 사실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쌍용C&E 측은 “한앤컴퍼니가 운영하고 있는 펀드는 기관투자자로만 구성된 장기운영펀드로 정재계 인사가 연루돼 우월적 지위를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은 완전한 허위”라며 “폐기물매립장 허가 후 한앤컴퍼니에서 지분을 처분한다는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요점은 쌍용C&E가 친환경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데 핵심가치를 두고 있는 ESG 경영을 올해부터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후 환경문제와 노동자 사망사고 사건 발생으로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

홍사승 회장은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종합환경사업으로의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ESG경영을 본격 추진키로 하고, 이를 전담할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기업활동으로 환경과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지표를 발굴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는 등 실질적인 ESG경영이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사승표 ESG경영이 첫 단추부터 틀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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