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의혹에도… 일동제약 ESG ‘A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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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의혹에도… 일동제약 ESG ‘A등급’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11.0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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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이 오너 일가의 주가조작 의혹에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ESG평가 A등급을 받았다. /사진=일동제약
일동제약이 오너 일가의 주가조작 의혹에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ESG평가 A등급을 받았다. /사진=일동제약

일동제약이 올해 초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였지만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2021년 상장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평가 기준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28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ESG 평가 A등급을 얻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올해 통합등급에서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평가 대상 전체 765개 기업(상장회사 기준) 중 171개 기업이 포함된 A등급에 이름을 올리며, 동종 업계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일동제약 측은 건전한 기업문화와 노사관계 구축, 주주 친화 정책 등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최근 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 및 이해관계자와의 상호작용 등을 고려할 때 ESG 경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ESG 경영 기조를 강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상생 및 협력, 지속 가능한 기업활동을 추구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일동제약이 올해 초에 오너 일가의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포착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3월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 서초구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와 임원들의 휴대폰과 이동저장 매체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경찰과 별개로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는 6대 범죄에 포함되는 중범죄다. 검찰은 오너 일가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시세조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2016∼2017년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일동제약의 인적·물적 분할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의도적인 주가 부양 등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있는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경영진이 공개 매수 가격을 의도적으로 높여 일반 주주들의 참여를 막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 7월 기소가 진행돼 현재 1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은 또 피임약인 ‘다온정’이 지난 3월 19일부터 4월 18일까지 광고 논란으로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다마래다온 공모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온정을 노출한 광고를 진행한 것이다.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78조에 따르면 사은품 등 경품류를 제공하는 의약품 광고는 금지된다. 하지만 일동제약은 공모전을 통해 매달 당선자 10명을 선정, 커피 기프티콘을 제공했으며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블루투스 이어폰 ‘에어팟 프로’를 지급했다.

문제는 일동제약 측이 광고업무정지 기간 중에 해당 품목을 계속 광고한 것이다. 결국 식약처는 지난 3월 광고업무정지 1개월 행정처분에 이어 지난 7월 5일에는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상황이 이런데도 KCGS는 일동제약에 대해 ESG 평가에서 A등급을 준 것이다. KCGS ESG 평가 및 등급 공표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유도하고, 자본시장 참여자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개별 기업의 ESG 경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KCGS의 ESG 평가 기준에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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