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에 투자하고 싶다면 ‘이것’ 올라타라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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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에 투자하고 싶다면 ‘이것’ 올라타라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1.06.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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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P4G’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정상회의가 있었다. P4G는 녹색성장과 유엔이 채택한 지속가능 목표 가운데 식량·에너지·물·도시·순환 경제라는 5개 분야의 목표를 공동 추구하는 국가들의 협의체다.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금융위원회는 녹색금융 특별 세션의 개회사를 했다.

녹색금융이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인 탄소 중립 달성을 지원하는 금융 시스템을 말한다. 이 녹색금융의 주요 수단이 ESG 투자, ESG 채권이다. 환경 문제가 전 지구적인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산업 생존과 금융 책임 문제로 떠오르면서 ESG는 거부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일반인들, 특히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ESG의 실체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인 것까지는 알겠는데 그래서 어떻다는 것인지, 여기저기 ESG라는 단어를 달은 펀드·채권 등 금융상품이 쏟아지는데 ESG가 금융투자 트렌드와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일견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기후, 환경, 녹색혁명, ESG 이슈에 금융 당국과 금융회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국제적 추세다. 전 지구적 생존 이슈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ESG 국제 동향 및 국내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금융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금융 당국 관점에서 ESG를 종합 정리하는 자료로 금융소비자가 ESG 트렌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이 보고서를 중심으로 ESG를 요약하자. ESG는 1970년 이후 촉발된 지속가능 금융(sustainable finance)에서 시작한다. 2008년 금융 위기가 금융산업의 탐욕적 행위에 대한 반성으로 사회적 가치의 공감대가 확산하였고 결정적으로 코로나19가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극적으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ESG에 관한 관심 증가는 ESG를 미이행하거나 이행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고, 기후와 환경 사고로 예기치 못한 범 경제적 손실도 발생한다는 ESG 리스크 인식으로 확대되었다.

ESG 리스크 인식 확대는 다시 보험비용 증가, 담보가치 하락, 신용리스크 증가, 투자 손실 등 금융 리스크를 부각했다. 섭씨 100도에서 물이 끓는 것처럼, 열역학의 임계점이 닥친 것인지 ESG에 대한 세계적인 관점이 크게 변화한 것이다.

IMF 정의에 의하면 ESG의 주요 범위는 환경(E) 측면에서 기후변화, 자연 자원 그리고 환경오염 쓰레기와 재생에너지, 청정에너지, 종의 다양성 등에 대한 환경 정책과 기회를 포함하며, 사회(S)에서는 노동 안전 등 인적 자본, 생산물 안전과 프라이버시, 데이터 보안 등을 포함하는 생산책임을 지적한다. 지배구조(G)는 기업의 투명성, 부패 등이 주요 주제다.

이러한 ESG의 불이행 위험은 고객 이탈, 탄소 배출권 등 경제적 비용과 규제 위반에 따른 벌금, 처벌 등 규제 비용 증가 그리고 사회적 평판 악화로 인한 인력 이탈, 투자 설비의 수익성 약화 등 좌초 자산 증가로 기업가치가 훼손하는 지경에 이르며 이 기업에 투자하는 금융회사의 리스크를 증가시킨다. 결국, 금융회사는 기업 자본 조달 창구로서 기업의 ESG 이행을 감시하고 견제하게 된다. 기업의 자본 조달 수단은 주식, 채권, ABCP 등 다양한 증권을 이용한 금융투자와 대출이다. 금융회사는 이들 수단에 ESG 감시 개념을 도입하는 중이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한편 금융투자자가 ESG 메가 트렌드 측면에 체감하고 접근하는 방법은 금융투자 상품이다. 본 칼럼은 매월 금융투자 트렌드와 신상품을 소개하고 주요 내용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금융투자 신상품과 관련한 연합뉴스 통신사의 언론 기사는 10개였다. 이들 금융투자 상품에 단연 압도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ESG였다. 그 기사 가운데 한국거래소에서 주식형 액티브 ETF를 8종 무더기로 상장했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하여 주식을 거래하듯이 사고파는 펀드이다. 최근 거래소 발표에 따르면 거래소 시장의 ETF의 순자산총액은 60조에 이른다. 많은 금융투자자가 이용하고 있고 대중화 단계에 있다. 거래소는 이번 액티브 ETF 무더기 상장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듯하다. 원래 대부분 ETF가 패시브 전략 즉, 대표 주가지수를 복제하고 추종하는 것이 주류인데 이번에 상장된 ETF는 액티브 전략 ETF로 목표 주가지수를 초과하는 성과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주식투자에서 자주 등장하는 테마나 모멘텀, 저평가 가치주 등에 투자하는 전략을 ETF에 도입한 것이다. 글로벌 자산 시장의 투자 추세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지난달 상장된 액티브 ETF의 투자 트렌드가 대부분 ESG에 속했다. ESG 펀드는 ESG 투자로서 녹색 금융의 일환으로 분류한다. 국내 ETF 업계도 글로벌 ESG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 액티브 펀드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SG 펀드 투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자산운용사의 ‘ESG 액티브 증권 상장지수투자신탁’을 예를 들어 투자설명서를 살펴본다. 통상 펀드 이름은 상호+브랜드+펀드 특성으로 구성되는데 특정 상호와 브랜드는 생략했다. (자세한 내용은 KRX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 펀드는 투자 위험등급 2등급으로 높은 위험이다. 이는 최대 손실률이 20% 이상이다. 이 펀드는 글로벌 투자지표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가 제공하는 한국 ESG 기업 지수(Korea ESG Leaders customs Capped Index)에 포함된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므로 위험이 크다고 평가한다(걱정스러운 부분이지만 위험등급은 금융회사 스스로 평가하도록 법에 규정되어 있다). 펀드매니저는 MSCI의 지수를 참고로 하지만 반드시 그 종목에 투자하지 않을 수 있는 재량권을 가진다. 이 재량권이 액티브 펀드의 특징이다.

한편 MSCI 지수는 투자 대상을 제공할 뿐 아니라 펀드가 목표하는 성과의 비교지수이기도 하다. 펀드는 MSCI 지수가 기록한 성과를 초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ESG에 집중하는 펀드이므로 일반적인 패시브 주식형 ETF의 원본 손실, 주식가격하락 위험 외에도 액티브 상장지수펀드 위험, 포트폴리오 집중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ESG의 취지가 바람직하고 글로벌 추세인 것도 확실하지만 몇 가지 문제점도 있다고 지적한다. 먼저 ESG가 광범위한 개념이기 때문에 모호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평가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평가 기준, 평가 지표와 함께 ESG 관련 정보 공시도 아직은 문제가 크다. 이러한 한계로 ESG를 무늬만 흉내 내고 이득을 보려는 ESG 워싱(washing) 사례가 국제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문제점 때문에 ESG 트렌드가 역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전 IT나 5G 추세도 금융투자자가 직접 접근하기에 기술과 산업이해의 장벽이 높았다. ESG는 직접 투자의 선택지를 직접 찾기가 몇 배 어려워질 전망이다. 가능하면 ESG 액티브 ETF를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서 장기 저축이 가능한 수단을 이용하자. 퇴직연금( 또는 IRP)과 ISA를 활용해 장기적으로 계속 쌓는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는 것을 필자는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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