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무시해도 별탈 없을까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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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무시해도 별탈 없을까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1.07.0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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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접종 확대로 인류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 방식에 적응하면서, 아직 델타 변이의 우려가 있지만, 파국이라는 단어를 더는 사용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러한 상황을 투자론 관점에서 보면 ‘불확실성’이 ‘위험’으로 전환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금융시장은 통제 불가능한 불확실성에 크게 흔들린다. 불확실성과 비교해 위험은 통계-확률적으로 계산 가능한 사건을 말한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금융시장에서는 금융자산의 할인율이 높아지고 금융자산의 현재가치가 폭락한다. 이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은 지난해 2월 크게 붕괴했다. 그러나 이후 금융시장은 급반등과 함께 역사적 고점을 다 깨면서 정통 투자론의 상식을 무색하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통 투자론을 얘기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직 코로나 팬데믹 충격 발생 후 1년이 지난 시점이니 추세와 영향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여전히 투자 과정에서 불확실성은 미래 예측에 있어서 따져봐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코로나가 지나가면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불확실성은 사라진 것일까? 최근 코로나의 마무리를 대비할 시점이 다가와서인지, 미래 예측 기관들은 팬데믹 이후의 세계에 대해 폭발적인 경제성장 반등을 배경으로 희망 담은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아울러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주류를 이루는 중이다.

그러나 필자는 세계를 관리하는 국제기구와 미국, EU, 중국, 일본 등 선진국의 정부와 중앙은행, 경제학자들이 모두 기후변화 위기로 아우성치고 있는데도 국내에서는 잠잠한 한가지 이슈가 걱정이다. 바로 ‘기후변화(Climate Change)가 그것이다. 아마 이 단어를 꺼내는 이 칼럼이 낯설거나, 아니면 그것이 정부에서 할 일이지 나에게 무슨 상관이야 하는 반응을 보이는 독자가 많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기후변화는 치명적 피해의 대상인 국민이 무관심하고 모른다는 면에서 금융소비자 이슈와 너무도 닮았다. 또 기후변화 이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금융소비자 이슈만큼 배경과 기술, 전문 지식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도 둘의 공통점이다.

금융산업을 믿고 있다가 모르는 상태에서 지구촌 정부, 국민, 기업이 당한 것이 2008년 금융위기다. 모르는 상태에서 사후에 아는 불확실성이 다름 아닌 유명한 ’블랙스완‘이다. 이에 빗대어 기후변화가 ’그린스완‘을 낳는 중이라고 국제결제은행(BIS)이 지적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결론부터 얘기하면, 코로나가 닥치고 마무리 과정에서 ‘기후변화’의 불확실성이 다시 출현할 경우, 지구촌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는 위기감으로 세계 각국은 절박한 대응을 시작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직접 주는 피해도 문제지만, 기후변화의 대응 과정이 세계 경제를 질적으로 변모할 것이고, 대응 과정은 경제적 또는 투자 관점에서 한국 경제와 국민의 삶에도 더욱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한 상황은 아주 심각한 규모로, 급격한 속도로 다가올 것이 확실하다. ‘기후변화’는 단지 정상들의 외교 놀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기후변화는 코로나보다 생존과 투자 관점에서 우리의 삶을 극적으로 바꿀 것이다.

‘기후변화’를 이해하려면 <파란 하늘 빨간 지구>(조천호, 2019) 라는 도서를 꼭 읽어보기 권한다. 이외에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라는 기후변화 전문 국제기구의 홈페이지를 비롯해 매켄지, BIS, NGF 등에서도 풍부하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주요 글로벌 투자기관들도 글로벌투자 전망 관점에서 방대한 자료를 게시하고 있다. 다만 내용이 영문이거나 기술, 산업, 경제, 금융, 투자 관련 복잡한 내용을 이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필자가 기후변화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 칼럼에서 금융소비자 또는 투자자 관점에서 기후변화 이슈를 정리해본다. 이번 칼럼에서는 먼저 ‘기후변화’가 얼마나 시급한 위기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의 핵심은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온실효과(greenhouse effect)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온실효과의 주범은 대기 중에 남아있는 6가지 온실가스이고, 이들은 (태양이 보낸) 지구의 열이 우주로 발산하는 것을 막는다. 온실가스가 정상 수준보다 증가하면 지구가 온실에 갇히는 효과를 만들게 되는데, 온실효과의 가장 큰 비중이 이산화탄소(CO2)이다.

또한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축적되면 자연 제거되는 데에 해양 용해에 20~200년, 풍화작용에 수천 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지금까지 자정작용에 의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지구가 조정했는데, 일정 수준 이상 누적되면 지구는 자정작용을 상실하는 시점이 오고, 온실효과는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는 상황이 된다. 이 시점을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고 대기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온실가스는 인류 출현 후 대부분 기간 동안 270~280ppm 수준이었으나 산업혁명 후 급증하여 현재 400ppm을 넘은 수준이다. 대개 이 기간에 지구의 온도가 1℃ 이상 상승했다. 인류가 온실효과를 초래했다는 정황적 증거다.

한편 과거 인류는 2℃가 넘는 온도 변화를 겪은 적이 없으며, 이 온도 변화를 넘으면 인류의 건강과 생명, 환경 측면에서 치명적인 결과가 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IPCC의 보고서를 기초로 2015년 파리기후협약이 체결되었다. 이후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에서 막기 위해 195개 회원국은 자발적인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이행에 나서고 있다.

IPCC는 기후변화의 가능성을 1995년에는 ‘없지는 않을 것(more likely than not)’으로 표현했으나, 2013년 ‘매우 가능성이 큰 것(extremely likely)’으로 수정하고 있다. 이는 95~100% 확률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상황이 유지되면 2100년 지구의 온도는 3~4℃ 상승한다는 전망이다.

기후변화의 특성은 티핑 포인트를 지날 경우 그 영향은 전 지구적이며 결코 회복할 수 없는 물리적 피해가 발생한다. 이러한 직접적 피해는 선진국보다는 후진국, 부자보다는 빈자 등 정치적 경제적으로 열등한 국가나 사람들에게 집중된다는 분석이며, 문제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이행과정이 전 지구적 동의가 필요하므로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 발생 의존도가 높은 국가별, 산업별로 심각한 영향이 예상된다. 미국, 중국, EU, 일본 등이 대대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이미 전개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는 샴페인을 터뜨릴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이산화탄소 발생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도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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