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매각? ‘한국타이어 형제분쟁’ 다시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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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매각? ‘한국타이어 형제분쟁’ 다시 불붙나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4.1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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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주관사에 “동반매도권 행사 가능” 통보 이어 ‘보유지분 검토중’ 공시
업계 “지분 매각하고 타이어 사업에 집중할 것”… 형제갈등 재점화 우려
조현범 사장(왼쪽)과 조현식 부회장. /사진=한국앤컴퍼니
조현범 사장(왼쪽)과 조현식 부회장. /사진=한국앤컴퍼니

한국앤컴퍼니(이하 한국타이어)의 형제간 갈등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타이어가 국내 1위 자동차용 공조장치 생산회사인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과 관련한 검토를 하고 있다는 공시가 뜨면서 형제간 갈등이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한온시스템이 형제 분쟁의 새로운 도화선이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을 통해 “당사는 현재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 관련해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공시 예정일은 다음 달 7일입니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의 2대 주주입니다. 2015년 한국앤컴퍼니와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면서 한국앤컴퍼니(50.05%)에 이은 지분 19.49%를 보유한 것입니다.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 관련해 검토 중’이라는 표현을 두고 지분을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한국타이어 측이 “한온시스템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 등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동반매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는 언론보도도 지분 매각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는 한국앤컴퍼니와 한온시스템 인수 당시 한온시스템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부여 받았습니다. 반대로 한국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을 팔 때 한국타이어가 보유한 지분도 함께 매도할 권리를 받았습니다. 때문에 만약 한국타이어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다면 한국앤컴퍼니가 일괄 매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우선매수권 기한은 오는 6월 소멸됩니다.

한온시스템 인수 당시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차남) 사장과 조현식(장남) 부회장의 후계 승계를 위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습니다. 타이어 부문은 조현범 사장에게, 비타이어 부문은 조현식 부회장이 맡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었습니다. 실제로 조 부회장이 한온시스템 인수를 주도한데 이어 사내이사로도 경영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레 계열 분리에 힘이 실렸습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 측이 한온시스템에 대해 동반매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통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각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형제간 갈등으로 틀어질 대로 틀어진 상황에서 한국앤컴퍼니의 최대주주인 조현범 사장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한온시스템 인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조현범 사장과 조현식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 이슈로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지분 추가 인수보다 동반 매도하고 타이어 사업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한국앤컴퍼니의 주주 구성은 조현범 사장이 42.90%로 최대주주이며, 조현식 부회장이 19.32%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차녀 조희경씨는 10.82%,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0.8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조현범 사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고 지분매각으로 1조원의 차익을 실현한 후 타이어 사업을 더 강화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온시스템 인수 자금도 문제입니다. 한국타이어의 현금성 자산은 1조원 수준으로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육박하는 한온시스템을 사기엔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물론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인다면 인수가 불가능하지 않겠지만 조현식 부회장과의 갈등 상황에서 굳이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시각입니다.

일각에서는 한국타이어 및 한온시스템의 최대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의 눈치를 봤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까지 인수하면 독립된 ‘대형 부품사’가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대차 내에서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 것입니다. 한온시스템 매출의 40%는 현대차그룹에서 나옵니다.

한편 스마트폰 사업을 접고 마그나와 합작사를 설립해 전장 사업에 속도를 내는 LG전자, 자체 배터리 생산 등 전기차 플랫폼 내재화를 꾀하는 독일 폭스바겐그룹 등이 한온시스템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제조사를 보유하고 모빌리티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LG그룹과 전기차 기술 차별화에 투자하며 자국에 경쟁력 있는 열 관리 업체가 없는 폭스바겐 등이 한온시스템 인수 후보로 꼽힌다”고 전했습니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을 품고 계열 분리의 수순으로 밟을지, 한온시스템을 매각하고 형제 간의 분쟁이 제2라운드로 향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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