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 청구 1년’ 한국앤컴퍼니 조양래,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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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 청구 1년’ 한국앤컴퍼니 조양래, 지금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9.16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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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 조희경 “동생에게 승계가 자발적 의사인지 객관적 판단 받고 싶다”
조 회장 정신이 온전한 상태 아니라는 판단 나면 ‘경영권 분쟁 2라운드’
경영권 분쟁의 열쇠 쥐고 있는 정신감정, 의뢰 병원 3곳서 잇따라 거절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에 대한 정신감정이 미뤄지면서 경영권 분쟁도 장기화하고 있다. /사진=한국앤컴퍼니 사옥과 조양래 회장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에 대한 정신감정이 미뤄지면서 경영권 분쟁도 장기화하고 있다. /사진=한국앤컴퍼니 사옥과 조양래 회장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 다툼인 ‘형제의 난’을 촉발시킨 조양래 회장을 상대로 한 성년후견 심판 청구 1년이 지났습니다. 현재 조양래 회장의 상태와 자녀들의 경영권 분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조 회장의 정신감정이 끝나고 성년후견인이 지명될 경우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조양호 회장의 성년후견을 위한 정신감정과 형제들의 경영권 분쟁은 답보상태입니다. 조양래 회장의 정신감정을 의뢰했던 병원들이 조 회장의 정신감정을 거절했기 때문인데요. 서울가정법원으로부터 조 회장의 정신감정을 의뢰받았던 국립정신건강센터, 신촌세브란스병원, 아주대병원 등 3곳이 잇따라 거절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정신감정은 한정후견심판에서 피청구인에게 정신적 제약이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인데요. 재판부는 조 회장의 과거 진료기록만으로 한정후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정신감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법원은 피청구인이 질병 및 노령 등의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할 능력을 결여했다고 판단할 경우 한정후견인을 지정하게 됩니다. 조양래 회장이 정신감정을 받게된 이유는 지난해 7월 30일 조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성년후견 감독인을 선정해 달라고 심판을 청구하면서입니다.

조희경 이사장은 조 회장이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에게 지분 매각을 통해 승계 결정을 내린 것이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것인지 객관적인 판단을 받고 싶다며 정신감정을 의뢰한 것입니다. 앞서 조양래 회장은 지난해 6월 26일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량(23.59%, 약 2400억원)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하면서부터인데요.

이로써 조현범 사장은 자신이 기존에 보유하던 지분 19.31%를 더해 총 42.90%로 단숨에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그룹의 경영권 후계자로 낙점을 받게 됩니다. 이전까지 조현범 사장의 지분(19.31%)은 형인 조현식 부회장의 지분(19.32%)과 거의 같았습니다.

당시 블록딜로 조현범 사장의 지분은 장남 조현식 부회장(19.32%), 장녀 조희경 이사장(0.83%), 차녀 조희원씨(10.82%) 등 3남매의 지분을 합친 것(30.97%)보다 10%p 이상 차이가 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도 쉽게 뒤집히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에 조희경 이사장은 조 회장이 온전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조 이사장은 “그동안 조 회장이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며 많은 분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했다”면서 “이러한 결정들이 조 회장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려진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조 사장에게 주식 전부를 매각했는데, 그 직전까지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면서 “평소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으며, 사후에도 지속 가능한 재단의 운영방안을 고민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기업 총수의 노령과 판단능력 부족을 이용해 밀실에서 몰래 이뤄지는 관행이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조양래 회장이 딸 조희경 이사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는데요. 성년후견을 청구한 바로 다음날인 31일 조 회장은 입장문을 내고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저야말로 저의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두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면서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습니다. 이어 “만약 재단에 뜻이 있다면 이미 증여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이라면서 “제 개인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고, 향후 그렇게 할 방법을 찾고 있다. 그 방법에 대해서는 제가 고민해서 앞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양래 회장의 이 같은 주장에도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 심판 청구는 그대로 진행됐는데요. 서울가정법원은 조양래 회장에 대한 첫 심문이 열린 올해 4월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조 회장의 정신감정을 촉탁했습니다. 당시 조희경 이사장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정신감정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법원에 감정기간변경 신청서를 전달했지만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입원진료가 불가하다며 거절했습니다. 이후 서울가정법원은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의뢰했지만, 이 병원 또한 코로나19를 이유로 조 회장의 정신감정을 거절했습니다. 최근엔 아주대학교병원에 정신감정 촉탁서를 제출했지만 병원은 감정촉탁서를 반송했습니다. 조 회장의 진료기록이 없어 정신감정이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로 알려졌습니다.

조양래 회장에 대한 정신감정 절차가 병원으로부터 잇따라 퇴짜를 맞자 법원은 소송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의견을 듣고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습니다. 심문기일은 다음 달 13일로 잡혔습니다.

조양래 회장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는 경영권 분쟁에 있어 핵심입니다. 조 회장의 정신이 온전한 상태가 아니라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한 조희경 이사장이 아버지의 ‘주식 전부 매각’을 취소해 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년후견 심판의 핵심인 정신감정이 미뤄지면서 경영권 분쟁 국면도 장기화하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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