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어 네이버… 포털 공룡, ‘금융메기’ 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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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이어 네이버… 포털 공룡, ‘금융메기’ 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6.0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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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메기효과. /사진=픽사베이
메기효과. /사진=픽사베이

“유로화 운용전략을 수립하라.”

1998년 5월 28일, 한국은행은 다음날 조간부터 취급해달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합니다. ‘대응과제’라는 제목과 달리 한국은행은 외화차입이 유리해지고 장기적으로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자료발표 사흘 뒤(현지시간) 유럽연합의 통화정책을 담당할 중앙은행이 세워집니다. 22년 전 오늘(6월 1일), 세계 2대 경제 대통령을 우두머리로 둔 ‘ECB’ 탄생기입니다.

ECB(왼쪽 높은 건물)와 '유럽중앙은행의 창설과 EMU 출범에 따른 대응과제'란 제목으로 1998년 5월 28일 발행한 한국은행의 보도자료. /사진=픽사베이
ECB(왼쪽 높은 건물)와 '유럽중앙은행의 창설과 EMU 출범에 따른 대응과제'란 제목으로 1998년 5월 28일 발행한 한국은행의 보도자료. /사진=픽사베이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라.”

1999년 6월 7일, 대기업의 사내벤처 1호가 독립선언을 합니다. 새로 출범하는 자본금 5억원의 검색서비스 기업은 서른 초반의 앳된 전산학도 출신의 사장이 이끌게 됩니다. 사원들의 아이디어와 인재공모로 출발한 기업은 예상보다 2배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며 독립하게 된 것입니다. 38조원대 시가총액으로 초고속 성장한 포털 대통령 ‘네이버’ 탄생기입니다.

‘메기효과’. 미꾸라지가 모인 곳에 메기 한마리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하려고 강한 활동성을 유지하는 것을, 기업 경영에 비유한 네 글자입니다. 강한 경쟁자가 있으면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도 함께 올라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포털 공룡 네이버와 카카오가 금융시장을 잇따라 공략하고 있어 이들이 ‘금융 메기’가 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사진=네이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CMA 상품 출시와 함께 하반기 보험과 증권시장 진출까지 예고했고, 은행·증권업에 이미 진출한 카카오는 보험업권까지 노리고 있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인 네이버통장을 내놓습니다. 수시 입출금과 이체·결제 기능을 갖췄고 네이버페이 전월 결제가 월 10만원이 넘으면 연 3%(100만원 이내) 이자를 줍니다.

네이버는 이번 CMA통장을 금융산업 진출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입니다. 주식과 보험, 신용카드 등 다른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예·적금 추천 서비스 등을 통해 종합 금융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입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상반기 네이버통장을 시작으로 이용자가 결제 속에서 경험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카오뱅크로 은행업에 안착한 카카오도 카카오페이를 활용한 보험업과 증권업 등 금융산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2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이름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바꾼 카카오는 디지털 보험사 설립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카카오페이증권은 100만개에 가까운 계좌가 발급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카드사 4곳과 제휴해 내놓은 신용카드는 출시 열흘 만에 신청 10만장을 돌파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를 통해 개설한 계좌는 145만개, NH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를 통해 개설한 계좌도 33만개를 넘습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페이 증권 계좌를 통한 이용자의 금융생활과 금융상품 거래액 모두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톱10.(6월 1일 오전 11시59분 현재)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코스피 시가총액 톱10.(6월 1일 오전 11시59분 현재)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한편 오늘 증권사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네이버는 국내 온라인 결제금액 1위(5조8300억원)를 차지하며 쿠팡(4조8300억원)과 이베이코리아(4조2300억원), 11번가(2조5600억원)를 모두 제쳤습니다. 네이버 결제금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전년보다 46% 늘어난 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분기 월간 결제자도 125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기존 금융회사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권들은 각성해야 해요. 아직도 지들이 개인이든 기업이든 상관없이 갑인줄 알아. 금융이라고 어렵고 전문적인 것으로 포장해서 일반 시민들이 쉽게 대하지 못하게 해놓고, 법 들이밀며 책임회피만 하고. 카카오 뱅크, 네이버금융이 왜 인기 있는지 아직도 모름” “은행, 증권사는 아직 꼰대 기질이 있어서 변화에 맞춰 가지도 않고 변화도 싫어하고 발전이 없다 보니 카카오가 고속 성장을 하네~”.

포털의 ‘공룡화’에 대한 우려도 빠지지 않습니다.

“네이버 카카오가 공룡화되는 것은 막아야! 각자의 구역을 정해주고 그 안에서 페어플레이하도록 하지 않으면 공룡이 대한민국이 죽이게 될 것! 이미 그러한 징조가 정치에서 부터 시작되었음!” “IT기업의 독점이 문제다... 공정위는 단속하라...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할 때 생기는 독점,문어발 확장의 문제가 기존 재벌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이미 이 두 기업은 재벌기업 수준이다.. 구글이 금융업 안하지 않나? 페이스북이 금융업 하나? 한국에서 독점 기업이 다른 사업군에 확장해서 또 독점할려고 하는 게 문제다.. 나중에 네이버 자동차, 카카오 항공사가 안 나올 거 같냐?”.

오늘의 ‘베댓’입니다.

“지금의 금융권은 지들만의 리그였지 불편하고 서비스정신은 없었고 연보만 높은 예대마진 돼지들의 집단이었으며 관치금융의 행동대원들이었지. 안 망하고 온 게 이상할 정도였다”.

곽재우 장군을 재현한 '홍의장군축제' 장면. /자료사진=경남 의령군
곽재우 장군을 재현한 '홍의장군축제' 장면. /자료사진=경남 의령군

고용노동부는 오늘부터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영세자영업자, 무급휴직자 등을 대상으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신청을 받습니다. 1인당 150만원씩 생계비를 지원하는 이번 지원금은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신청 마감일은 7월 20일로 인터넷 외에 다음달 1일부터는 오프라인으로도 접수를 받습니다.

2011년 오늘, 정부는 처음으로 ‘의병의날’ 기념식을 갖습니다. 이날은 1592년 곽재우 장군이 의병을 일으킨 날입니다. 빨간 갑옷을 입고 전장을 누비던 장군 뒤에는 수많은 서민 의병이 있었습니다. ‘망우당(忘憂堂)’. 걱정을 잊고 살아가겠다는 홍의장군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공룡이 아닌 서민의 시름을 덜어줄 ‘금융메기’로 헤엄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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