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2차 재난지원금… 케인스가 살아있다면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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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2차 재난지원금… 케인스가 살아있다면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6.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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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단합을 금지하는 법률이 많아 노동자들이 버틸 수 없다.”

1723년 오늘(6월 5일), ‘자본주의’가 탄생세례를 받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 설명되는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입니다. 그는 기득권의 독점 및 특혜 철폐와 ‘을’의 자유를 주창한 시장경제학자였습니다. <도덕감정론>에서 이기심보다 이타심을 강조한 ‘따뜻한 손’이 먼저였습니다. 그가 바라던 묘비명입니다.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저자, 여기 잠들다’.

애덤 스미스. /출처=위키피디아
애덤 스미스. /출처=위키피디아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모두 죽는다.”

1883년 6월 5일, ‘공산주의’가 세상을 떠난 지 얼마 안 돼 새로운 경제학자가 태어납니다. 그리고 마르크스 사후 46년, 그의 예언처럼 자본주의는 종말을 눈앞에 둡니다. ‘대공황’이라는 한번도 겪지 않은 늪에 빠져든 것입니다. 40대 중반이 된 경제학자는 모두가 죽는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주창합니다. 오늘은 존 메이너드 케인스 탄생 137주년입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기본소득’. 국가가 재산, 노동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무조건 지급하는 소득을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지역경제를 중심으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핫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당장 도입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지만 보수 야당을 대표하는 이의 입에서 이슈는 시작됐습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비대위 회의 공개발언에서 “포용성장을 위한 각종 제도를 확립하고, 보건 체제를 재정립하며,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여건 조성과 아울러 이로 인해 파생되는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김 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대환영”이라고 호응했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예정에 없던 기자 간담회를 열어 속도 조절에 나섰습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코로나 문제로 인해 1~3차 추경까지 가며 적자재정 상황이 시작되고 있는데, 이런 재정 상황에서 기본소득을 당장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라며 “정책은 지속 가능성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자료=경기연구원
/자료=경기연구원

앞서 청와대는 이 문제에 대해 “재원이 막대하게 늘어나는데 어떻게 조달할지 등 스터디가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기본소득 공론화의 필요성에는 김 위원장과 청와대, 여야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치권이 꺼리는 증세 외에는 현실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마땅치 않아 구체적인 정책으로 진전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3일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찬반 주장 공감도’ 조사 결과 찬성은 51.1%, 반대는 40.3%, 잘 모름은 8.6%로 나타났습니다. 추가 지급 찬성 응답은 연령대별로 볼 때 30대에서 59.5%로 가장 많은 반면, 60대에서는 반대 응답이 58.4%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습니다.

권역별로는 서울에서 찬성이 54.9%로 높은 비율로 나타났지만, 대전·세종·충청에서는 반대가 55.0%로 많았습니다. 광주·전라에서는 찬성이 47.9%, 반대가 45.7%로 팽팽했습니다. 지지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지지층에서 찬성 의견이 60%대로 집계됐으나 미래통합당 지지층에서는 63.5%, 무당층에서는 52.8%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이번 조사는 무선(80%)·유선(20%) 자동응답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응답률 제고 목적 표집틀 확정 후 미수신 조사대상에 2회 콜백)은 5.2%였습니다. 통계보정은 2020년 4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대,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입니다.

/자료=리얼미터
/자료=리얼미터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기본소득에 대한 찬반과 함께 ‘로봇세’ 등 재원마련 아이디어도 내놓습니다.

“사지 멀쩡하고 건강하면 일할 수 있다. 왜 국가에서 먹여 살리나? 일하는 사람은 바보인가?” “그냥 돈 뿌려서 모두 잘살게 될 것 같으면 이 세상에 가난한 나라가 왜 남아있겠냐 그냥 돈 찍어서 주면 되지” “나 회사 때려 쳐도 됨?” “공무원 줄이면 충분히 가능” “증세합시다~ 지금까지 세금 안내는 사람들도 이제 내고 당당하게 세금내고 떳떳하게 받길 바랍니다. 증세 찬성~~ 얼마든지 더 낼 생각이 있다~” “사람 일자리 빼앗는 AI에게 세금을 더 거두면 됩니다. 로봇세(디지털세)~인력채용 줄이는 기업에 그 인건비만큼의 로봇세를 거두는 것이지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서도 저마다의 생각들을 쏟아냅니다.

“월급 따박 따박 잘 나오는 공무원 공기업등은 안줘도 살지 않나?” “1인당 백만원씩 현찰로 지급해라” “국가가 주는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알고 자꾸 달라는 건지” “부동산보유세 5퍼센트 올리면 모든 게 해결될 듯” “적당히 좀 하자. 주더라도 이번지원금은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분들 선별해서 주자” “에휴 찬성하면 세금 폭탄 떨어진다는 멍청한 1차원적인 생각만 하는 똥멍청이 키보드 워리어들아 그 돈이 시장에서 한바퀴 돌면 그게 더 나은 거야 멍청이들아”.

지난해 6월 빈민운동가 최인기의 사진전에서 선보인 '청계천 사람들'. /사진=최인기 작가
지난해 6월 빈민운동가 최인기의 사진전에서 선보인 '청계천 사람들'. /사진=최인기 작가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쟁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쟁이였다‘. 1978년 오늘, 결코 행복할 수 없는 ‘서울특별시 낙원구 행복동’에 사는 가족 이야기가 세상에 나옵니다. 연작소설의 제목 중 하나인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난쟁이 아들의 말처럼 교육의 수단을 이용해 아무리 ‘사랑’에 기대를 걸어도 세상은 이상과 너무도 다릅니다. 경제학처럼.

‘나는 아버지가 꿈꾼 세상에서 법률제정이라는 공식을 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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