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머스크의 화성침공, ‘8만명 식민지’ 가능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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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머스크의 화성침공, ‘8만명 식민지’ 가능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6.02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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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이소연 먹튀논란'을 보도하는 YTN 방송화면 갈무리.
'이소연 먹튀논란'을 보도하는 YTN 방송화면 갈무리.

“나는 우주인 배출 사업이 만들어낸 상품.”

1978년 오늘(6월 2일) 태어난 서른의 여성은 우주로 향하는 기체에 몸을 싣습니다. 2008년 4월 8일 오후 8시16분.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6년 뒤 미국으로 건너가 ‘먹튀 논란’의 주인공이 된 여성은 ‘우주인’ 타이틀마저 박탈당합니다. 한 사회학자는 다음과 같이 진단합니다. “자신의 꿈을 유지할 인센티브가 없는 이공계의 현실”.

영화 '화성침공' 스틸컷.
영화 '화성침공' 스틸컷.

“가장 이상하고 기괴한 SF 영화가 나왔다.”

1997년 4월 5일, 제작비만 1억달러가 들어간 블록버스터가 극장에 첫 선을 보입니다. 영화는 연대를 알 수 없는 어느 날, 화성인들이 지구에 나타나며 시작됩니다. 그리고는 미국 국회의사당에서의 무차별 총격과 함께 절정을 치닫습니다. 괴짜와 함께 천재라는 별명을 동시에 얻는 감독 팀 버튼의 영화, 제목과 달리 지구가 침공당하는 <화성침공> 이야기입니다.

‘画风清气(화풍청기·huà fēng qīng qí)’. 중국어로 그림의 풍격이 비범하고 아름답다는 뜻의 네 글자입니다. 원래의 의미와는 달리 중국 누리꾼들은 개성이 강하거나 괴짜, 사차원인 사람을 이렇게 부릅니다. 팀 버튼이 영화계의 괴짜라면 일론 머스크는 재계의 괴짜입니다. 2002년 “화성정복”을 외쳤던 괴짜 CEO 머스크의 꿈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크루드래곤'의 우주 비행사들이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던 비행사들과 반갑게 만나고 있는 NASA 중계화면을 올린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크루드래곤'의 우주 비행사들이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던 비행사들과 반갑게 만나고 있는 NASA 중계화면을 올린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일론 머스크가 2002년 창업한 스페이스X의 신형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습니다. 각국 정부가 우주 개발과 우주선 발사를 독점하던 시대를 지나 ‘민간 우주탐사’의 문을 연 것입니다. 머스크는 크루 드래건 발사 직후 “18년 동안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막상 이뤄지니 믿기 어렵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번 우주선 발사는 설계와 제작의 주체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민간 기업으로 옮겨간 것이 특징입니다. NASA는 스페이스X와 여섯차례 왕복 우주 비행을 하는 조건으로 26억달러(약 3조2000억원)에 계약했습니다. 크루 드래건이 이번 테스트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다면 NASA와 스페이스X는 우주선을 여섯차례 더 운항할 계획입니다.

머스크는 아들이 태어난 지난달 5일 ‘화성을 점령하라’는 말이 적힌 셔츠를 꺼내 입었습니다. 그는 2022년 화성에 무인 우주선을 발사하고 2024년에는 첫번째 유인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화성에 8만명 규모의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습니다.

1971년 남아공에서 태어난 머스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과 물리학을 공부했고 스탠퍼드대 박사과정 중 실리콘밸리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결제 업체인 페이팔의 대성공으로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창업자금을 마련했습니다. 머스크는 2017년 우주과학 학술지 뉴스페이스에 “인류를 다(多)행성 종족으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일론 머스크. /사진=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 /사진=스페이스X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교육현실을 꼬집으며 ‘한국판 머스크’를 기대합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애들 나오게 지원 좀 해주라. 다 의대 가려 하자나 브레인들이” “인류 업적을 세운 머스크한테 박사학위를 땄니 안땄니 ㅋㅋ”.

‘머스크 로드맵’에 대한 무모함도 지적합니다.

“근지점에도 가는 데만 10개월이 걸리는데....ㅋㅋㅋㅋ....무슨 경기도 화성인줄 아나봐” “32년 아니냐 22년이면 2년 남은거고 신도시개발하고 완료도 못하는 시기인데 32년도 정말 말도 안되는건데...” “이 양반이 경기도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한다고!!! 안되지...” “화성 연쇄범 잡히니까 보내나보다” “근데 spacex 돈은 충분한가....?” “글쎄 과연 인간이 화성에서 우주방사선 을 견딜수가 있을까 ????”.

젊은 시절의 루 게릭. /사진=컬럼비아대학교
젊은 시절의 루 게릭. /사진=컬럼비아대학교

2001년 4월 미국 기업인 데니스 티토는 286억원을 내고 ‘소유즈’ 우주선으로 8일간 지구를 128바퀴 돌았습니다. 어제 국내 최대 차량 공유업체는 1억원 상당의 전기차를 3만8000원만 내면 4시간을 탈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286억원짜리 8일간 우주 여행 vs 3만8000원짜리 4시간 자동차 여행. 이보다 더 중요한 건 뭘까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대뇌와 척수의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어 근육이 점점 힘을 잃어가는 증후군으로 ‘루게릭병’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은 전설의 4번 타자 루 게릭이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으로 서른일곱의 생을 마감한 지 7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죽기 2년 전 그의 ‘양키스타디움 연설’입니다.

“여러분의 몸을 만들어주신 부모님이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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