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실수’ 현대차 제친 카카오와 이재용 소환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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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실수’ 현대차 제친 카카오와 이재용 소환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5.2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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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왼쪽)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지난 2014년 5월 26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합병을 발표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왼쪽)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지난 2014년 5월 26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합병을 발표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다음-카카오, 26일 중대발표 예고.”

2014년 5월 25일, IT 전문지와 경제지를 중심으로 모락모락 피어나던 ‘합병설’이 실체를 드러냅니다. 두 회사는 이미 이사회를 열어 한지붕 아래 모이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합병이 이뤄지면 기업가치는 4조원으로 불어납니다. 당시 다음의 시가총액은 1조590억원, 카카오는 2조3500억원 이상입니다. 6년 전 오늘(5월 26일) 네이버에 맞설 ‘IT 공룡’의 탄생기입니다.

현대차 채용공고.
현대차 채용공고.

“앞으로 같은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대자동차는 어제 ‘제네시스’ 전략기획 분야 공개채용 신입직 지원자에 두번의 이메일을 보냅니다. 앞은 합격자 안내, 뒤는 오류 정정 안내 이메일입니다. 현대차는 처음 이메일에서 ‘합격 여부를 확인하라’는 내용으로 보내지 않고 ‘합격했으니 확인하라’는 내용으로 잘못 발송한 것입니다. 지난 22일부터 카카오에 시가총액을 추월당한 ‘안방 공룡’의 실수담입니다.

‘시가총액’. 모든 상장주식을 시가로 평가한 금액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그날 종가에 상장주식수를 곱한 뒤 합계하여 산출합니다. 코로나19가 코스피 시가총액 지형을 급격히 바꾸고 있습니다. 과거 국내 주식시장을 이끌던 자동차, 화학, 철강, 금융 등이 상위권에서 밀려나고 그 자리를 인터넷, 헬스케어, 2차전지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시총 톱10으로 좁혀 보면 전통 강자였던 금융, 철강, 통신 대장주들은 모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자동차 역시 대장주인 현대차만이 10위권을 들락날락거리고 있습니다. 대신 삼성바이오로직스, NAVER, 삼성SDI, 카카오가 그 자리를 꿰찼습니다. 자리를 지킨 LG화학의 경우에도 전통적인 화학보다는 2차전지가 주가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시총 상위종목.(26일 오후 12시 현재)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코스피 시총 상위종목.(26일 오후 12시 현재)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시총 톱10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입니다. 1년 전 시총이 20조5000여억원이던 이 회사는 26일 오후 12시 현재 42조6764억원으로 2배 넘게 몸집을 불렸습니다.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시총 3위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게 업계의 전망입니다. 이처럼 덩치를 키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그룹 차원의 인적 지원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오늘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현재 삼성전자 인력 중 일부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전환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안에서 사업부 간 인사이동은 종종 있지만 관계사 전환배치는 이례적입니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한 잡포스팅(사내 채용공고)은 4년 만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12개 직군 대상으로, 전환배치의 절반 이상은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IM부문이라는 후문입니다. 삼성이 전자 인력을 바이오에 보내려는 것은 삼성전자 특유의 ‘초격차 DNA’를 전수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됩니다. 인력 운용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동기부여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력 재배치를 계기로 6~7월 중 대규모 조직개편 가능성을 예상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항상 성장이 있는 곳에 우수 인재를 배치해왔다”라며 “신생 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신사업 진출을 위해 삼성전자의 인력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은 오는 30~31일 사상 첫 온라인 GSAT(직무적성검사)와 함께 대졸 공채에 들어갑니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스마트폰 사업부문 축소’라는 해석에 무게를 둡니다.

“이번에 많이 말아먹었으니 늙은이들 삼전에서 삼바로 옮기면서 삼바레벨 임금으로 다운하고 2~3년 노하우 싹 털고 나가란 거네 삼전에서 삼바로 가면서 리더급 승진자 빼고는 아 난 이제 곧 짤리겠구나 생각할걸???” “전배 가자니 차부장급 자리는 이미 누군가 꿰차고 있어서 한단계 무조건 낮춰 가야 할 거고. 연봉도 낮아질 거고. 나가란 소리 아닌가 싶은데” “회사 나가라는 소리네. im부문 이번에 완전 죽쒔는데 사업축소가 불가피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거품이라며 분식회계 의혹도 다시 끄집어냅니다.

“말이 좋아 CMO지. 결국은 외국계 제약사가 개발했던 약물 특허 풀려서 그거 복제품 만들어서 납품하는 건데... 영업이익 1조도 안되는 게 시총은 30조.. 개가 웃을 일이지... 삼바 셀트 다 웃기는 거여... 외국제약사는 5-10조 영업이익에 RnD만 수조원을 쓴다. 초격차가 얼마나 큰지 헤아리기도 힘들다” “분식회계한 회사다!! 다른 나라면 상폐다” “분식집 메뉴 추가하는 거냐?” “검찰수사 대비겠지”.

이재용 부회장(가운데). /자료사진=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가운데). /자료사진=삼성전자

검찰이 오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해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고발했습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2015년 5월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과정과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이었는지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삼성을 둘러싼 많은 논란이 경영권 승계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관련 의혹이나 혐의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검찰은 이번 소환조사가 끝나면 관련자들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 등을 결정하고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23년 전 오늘, 호주 연방의회에 한건의 보고서가 올라옵니다. ‘Stolen Generation’, 빼앗긴 세대로 대변되는 원주민에 대한 백인들의 잘못을 정부 차원의 공식위원회에서 조사한 보고서입니다. ‘아우스트랄리스’는 1787년까지 가장 평화로운 대륙이었습니다. 800여명의 죄수를 포함한 1400여명의 영국인들을 태운 11척의 배가 시드니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National Sorry Day, 오늘은 용서를 비는 ‘사과의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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