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안중근 순국일, ‘동학개미운동’은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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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안중근 순국일, ‘동학개미운동’은 성공할까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3.26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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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백범일지.
백범일지.

“나는 새와 달리는 짐승을 백발백중으로 맞히는 재주가 있었다.”

김구는 <백범일지>에서 세살 아래인 안중근을 이렇게 기억합니다. 소작농의 아들 김구는 동학농민전쟁으로 양반의 아들 안중근과 맞닥뜨립니다. 두 사람은 서학(천주교) 신자이자 단발령에 미온적인 중근의 아버지 안 진사(안태훈)로 인해 더욱 멀어집니다. 그러나 일제에 주권을 빼앗기면서 이들은 피붙이, 그 이상의 관계가 됩니다.

‘동학운동(東學運動)’. 고종 31년 전라도 고부의 전봉준 등을 지도자로 동학교도와 농민들이 합세하여 일으킨 농민운동을 말합니다. 1년여 간 치열하게 전개된 동학운동은 아쉽게도 실패로 끝납니다. 그러나 여기에 참여한 동학농민군은 훗날 항일 의병항쟁의 주도 세력이 되었고, 3·1 독립운동의 방아쇠를 당깁니다.

‘동학개미운동’.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을 1894년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표현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주식시장에서 등장한 신조어입니다. 이러한 동학개미운동이 현대차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동학개미운동' 이미지.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동학개미운동' 이미지.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로 매수 행렬이 이어진 것은 주가가 크게 떨어진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봤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오늘(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25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4조5458억원), 현대차(7384억원), 삼성전자우(6171억원), SK하이닉스(3918억원), LG화학(3466억원) 순이었습니다.

현대차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행렬은 지난달 28일부터 19거래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현대차를 7510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7926억원)이 던진 매물을 고스란히 받은 셈입니다. 이틀 전(24일)에는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종목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현대차의 26일 오후 1시6분 현재 주가는 연초(1월2일 종가 11만8000원)와 비교하면 3만700원(26.1%)이 빠진 상황입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안해도 양호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한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과매도 국면으로 판단된다”라며 “코로나19 이후 양호한 신차효과에 기반한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 주가.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현대차 주가.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주가 등락에 따라 애타는 심정을 호소합니다.

“아.. 진짜 산 사람들은 떨어질까 조마조마할 테고, 매수 못한 사람들은 들어가기 넘 늦지 않았나 조마조마할 테고.. 진짜 미리 들어가서 손절매한 매도자들은 이득 봐서 좋아하겠지.. 지금 시점에선” “충청북도 제천 꼬맹이 나는 전투개미” “기사 떠서 불안하네” “조금 오른다고 내다팔면 아님. 계속 가져가야” “난 오늘도 참는다. 기다리자 조금만 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개미들이여. 경제의 버팀목 중소형주를 공격하라. 대형주는 종합지수의 한계가 있다. 민주적 경제를 위해서라도 3분의 1로 줄어든 중소형주를 공격하라”.

개인투자자들의 비관적 ‘운명론’도 빠지지 않습니다.

“여태 개미들이 쪽박만 깨졌지 돈 벌었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

러시아 검찰관에게 '거사' 이유를 밝히는 안중근 의사. 순국 15분 전 모습이다. 일제는 봉기를 우려해 순종의 생일 다음날인 1910년 3월 26일 사형을 집행한다.
러시아 검찰관에게 '거사' 이유를 밝히는 안중근 의사. 순국 15분 전 모습이다. 일제는 봉기를 우려해 순종의 생일 다음날인 1910년 3월 26일 사형을 집행한다.

펀드를 운용하는 한 전문가는 “스스로 기업을 분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라며 “어느 정도 공부하면서 많이 알았다 싶을 때 투자금액을 높여야 한다”라고 조언합니다.

110년 전 오늘(3월 26일), 안중근은 중국 랴오닝성 뤼순 감옥에서 서른둘의 생을 마감합니다. 그의 마지막 말은 무엇이었을까요.

“5분만 더 시간을 달라.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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