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소득세 개편, ‘직장인들 눈물’ 닦아 줄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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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의 소득세 개편, ‘직장인들 눈물’ 닦아 줄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7.11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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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8800만원 이하 과표구간 상향’ 유력… 세금 안 내는 ‘37%’는 유지할 듯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3월 ‘성실한 근로자를 울리는 5대 요인’으로 월급보다 오르는 생활물가 및 세금 등을 꼽았다. /사진=픽사베이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3월 ‘성실한 근로자를 울리는 5대 요인’으로 월급보다 오르는 생활물가 및 세금 등을 꼽았다. /사진=픽사베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하면 근로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지난해 3월 21일, 친기업 성향의 한국경제연구원은 평소와 다른 보고서를 내놓습니다. <성실한 근로자를 울리는 5대 요인>. ▲월급보다 오르는 생활물가 ▲소득보다 오르는 세금 ▲실업급여 재정적자 확대 ▲국민연금 고갈 우려 ▲주택가격 급격한 상승이 직장인을 힘들게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자 “대통령선거만 기다린다”라는 댓글이 쏟아집니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가 나온 지 1년 3개월여가 지난 오늘(11일), 또 한 번 기사 댓글난이 뜨겁습니다. 대선이 끝나고 정권이 바뀐 지 두 달 만입니다. 윤석열정부가 15년 만에 소득세제 개편을 들고나왔기 때문입니다. ‘소득세제’란 사업자나 근로자 소득의 원천에 따라 종류를 구분하여 세금을 매기고 거두어들이는 방식 따위를 정한 제도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11일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세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과표 구간 조정을 포함한 소득세제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소득세 과표 구간과 세율은 그대로이다 보니, 특히 급여 생활자에게는 세금을 점점 더 많이 내는 구조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불합리를 손보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입니다.

현행 소득세법은 8단계의 과세표준 구간을 두고 6~45%의 소득세율을 매긴다.  /자료=국세청
현행 소득세법은 8단계의 과세표준 구간을 두고 6~45%의 소득세율을 매긴다. /자료=국세청

현행 소득세법은 8단계의 과세표준 구간을 두고 6~45%의 소득세율을 매깁니다. 1200만원 이하는 6%, 1200만원 초과~4600만원 이하는 15%, 4600만원 초과~8800만원 이하는 24%, 8800만원 초과~1억5000만원 이하는 35%, 1억5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는 38%, 3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40%,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42%, 10억원 초과는 45%를 부과합니다.

이는 2008년부터 적용한 4단계(1200만원 이하, 4600만원 이하, 8800만원 이하, 8800만원 초과) 세율 체계 기본 틀을 사실상 15년째 이어오는 것입니다. 앞서 정부는 4단계 중 3단계(4600만원 초과~8800만원 이하) 구간 세율은 소폭 하향했으나 폭이 작았고, 1억5000만·3억·5억·10억원 등 높은 세율 과표를 추가해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만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물가는 오르는데 소득세 과표 구간 및 세율은 그대로이다 보니, 그동안 낮은 과표 구간에서도 사실상 증세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이달 말 내놓는 세법 개정안은 ‘세율은 그대로 두되 과표 8800만원 이하 구간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서민·중산층과 고소득층이 함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입니다. 다만 과표 구간 1200만원을 상향 조정하면 면세자가 늘 수 있어 정부 안에서도 부정적입니다. 현재 전체 납세자 가운데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면세자는 37% 수준입니다. 정부는 이 같은 면세자 수준을 더 늘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소득세제 개편 소식에 누리꾼들은 직장인에게 불리한 과세 구조를 뜯어고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소득세제 개편 소식에 누리꾼들은 직장인에게 불리한 과세 구조를 뜯어고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는 이달 말까지 소득세 개편 방안을 마무리하고,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세법 개정 청사진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최근 윤석열정부 지지도가 30%대까지 떨어졌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오면서, 큰 폭의 소득세제 개편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직장인에게 불리한 과세 구조를 뜯어고치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종부세며 재산세는 깎고 재벌기업에도 세금 깎아 부자 감세하면서 유리지갑 샐러리맨은 안 된다는 건 논리에 안 맞는다. 소득이 늘었는데 세 구간은 그대로라니 말도 안 된다. 유리지갑 소득세 구간 손봐 세 부담 줄여 중산층 붕괴 막아라!!” “직장인만 봉이지. 매년 월급 인상되면 뭐하냐? 인상분보다 세금을 더 많이 떼가는데” “해마다 공시지가 조정하듯 물가 반영해서 조정하면 될 것을 수십년에 한 번씩 이게 정부의 민낯인가?” “걍 세율 간단하게 가자~!! 2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세 면제, 1억 이하 10%, 2억 이하 20%, 3억은 30%, 4억은 40%, 5억은 50%로 누진과세 하자~ 간단하게 간단하게~”.

“나중에 지금 세대는 적게 내서 돌려줄 거 없다고 하기만 쳐해봐라” “법인세는 내리고 소득세는 올리냐???” “고소득자일수록 세금이 적은 느낌이 드는구나. 부자들한테 세금 좀 걷어라. 서민들은 좀 놔두고 이것들아” “식대 10만원 이것부터 고쳐라. 지금 1끼에 만원 시대인데 언제적 식대 금액이냐” “물가상승률로 소득세 세분화해야 됨. 그리고 단돈 1만원이라도 세금은 내게 해야 한다. 40%가 소득세 0%은 말도 안 되는” “월급인들 봉 만들지 말고 진짜 돈 벌고 세금 어떻게든 안 내려고 하는 인간들 법 좀 강화해서 강력 처벌하고 똑바로 징수해라” “월급쟁이들만 털지 말고 탈세에 대해 사회에서 매장시키는 수준으로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성실한 근로자를 울리는 5대 요인’ 보고서와 함께 내놓은 자료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성실한 근로자를 울리는 5대 요인’ 보고서와 함께 내놓은 자료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은 앞서 소개한 보고서를 내놓으며 문재인정부에 이렇게 주문했습니다. “정부가 근로자들의 근로의욕 저하 예방,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세심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번 윤석열정부의 소득세제 개편 방향을 놓고는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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