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내몰고 적자배당’ 경동제약 류기성, 류덕희의 승계 실책? [이슈&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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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내몰고 적자배당’ 경동제약 류기성, 류덕희의 승계 실책? [이슈&웰스]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4.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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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이후 3년 만에 영업적자로 돌아서고 식약처·공정위의 ‘요주의 기업’으로
지난해 직원 180여명 구조조정 단행하면서도 본인 연봉 올리고 배당까지 받아
류기성 경동제약 부회장 겸 대표이사. /자료사진=경동제약, 그래픽=뉴스웰
류기성 경동제약 부회장 겸 대표이사. /자료사진=경동제약, 그래픽=뉴스웰

경동제약 2세 류기성 부회장 겸 대표이사의 경영 무능이 연일 업계의 구설에 오르고 있다. 창업주 류덕희 명예회장이 2021년 일선에서 물러나고 홀로 경영에 나선 지 3년 만에 회사 실적은 적자로 돌아섰고, 직원들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도 본인의 연봉은 인상하는 비상식적인 결정을 일삼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 초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의약품 안전성과 관련해 네 번의 지적을 받고, 해당제품 회수에 나서면서 제약회사로서의 신뢰도까지 땅에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20여년 동안 사용해 온 기업이미지(CI) 변경하고 주주를 달래기 위한 배당에 나섰지만, 이런 결정조차 회사 비용만 낭비한다거나 대표 본인의 승계자금 마련을 위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린 경동제약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626억원으로 전년 1827억원보다 201억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2021년 157억원에서 2022년 83억원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25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그러면서도 류기성 대표의 연봉은 전년(2022년) 대비 1억7000만원 가량 오른 8억2000만원을 책정했다. 회사 측은 류기성 대표이사의 연봉 산정기준에 대해 위임업무의 성격상 직책(CEO)과 재임 기간(17년 2개월), 회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류기성 대표 체제로 전환된 이후 실적 하락과 의약품 회수 등 잇단 악재를 감안하면 회사 측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실제 경동제약은 류기성 대표의 경영 일선 등장 이후 리베이트 논란, 의약품 회수, 시험기록서 거짓 작성 등의 문제가 연이어 불거졌다. 올해 들어서는 식약처로부터 네 번의 의약품 회수 명령을 받아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에는 수탁사의 미준수 행위가 적발돼 3개월 제조업무정지 처분을 받았고, 2022년에는 시험기록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행정처분을 받았다. 2022년 11월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병·의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2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경동제약은 병·의원에 2018년 2월부터 8개월 동안 약 12억2000만원 상당의 골프 비용을 지원한 것으로 발표됐다.

게다가 경동제약은 지난해 영업 인력 180여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일반의약품 영업부를 영업대행사(CSO)로 전환해 영업부 인력을 내보낸 것. 이에 경동제약의 직원 수는 2022년 말 총 588명에서 2023년 말 총 405명으로 감소했고, 급여 총액 역시 2022년 370억원에서 2023년 209억원으로 줄었다. 광고 선전비도 2배가량 축소했는데, 2022년 103억원에서 2023년 52억원으로 감소했다. 경동제약이 회사의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류기성 대표의 연봉만 인상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지난해 실적부진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한 GC녹십자와 일동제약의 경우 대표이사의 연봉을 줄이고 함께 고통을 분담한 것과 대비된다.

이 같은 경영진의 무능 경영에 주주 배당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경동제약은 올해 보통주 1주당 40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5.9%, 배당금총액은 108억5351만원이다.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음에도 고배당 정책을 고수한 것. 2019년 47.1%(118억원)에 불과하던 경동제약의 배당 성향은 2020년 107.8%(138억원), 2021년 107.7%(109억원), 2022년 89.2%(109억원)로 고배당을 거듭해 왔다. 올해는 '적자 배당'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일각에서는 2019년 아버지 류덕희 회장 등으로부터 지분 7.16%를 물려받은 류기성 부회장의 승계자금 마련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류기성 부회장(17.51%)을 비롯한 경동제약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45%에 육박한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적자로 돌아서고 구조조정까지 나섰으면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이 먼저 자진 연봉삭감을 하고 고통 분담에 나서는 것이 상식적인데 매우 이상한 상황”이라며 “이런 경영은 회사의 신뢰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게 돼 악순환 고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한편 류기성 부회장은 경동제약 창업자 류덕희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2006년 경동제약에 입사했으며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1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다. 이후 2014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2021년 6월 창업주 류덕희 명예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며 단독 대표를 맡았다. 2022년 3월부터는 전문경영인 김경훈 대표를 영입해 각자 대표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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