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프론 돈으로 메디프론 인수’ FSN의 M&A 마법 [이슈&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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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프론 돈으로 메디프론 인수’ FSN의 M&A 마법 [이슈&웰스]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4.11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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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N, 메디프론에 자회사 지분 팔아 메디프론 인수 자금 마련
코스닥 상장사 두 곳이 펼치는 ‘무자본 M&A’에 시장도 주목
이상석 FSN·하이퍼코퍼레이션 대표.
이상석 FSN·하이퍼코퍼레이션 대표.

코스닥 상장사 FSN과 메디프론(하이퍼코퍼레이션으로 사명 변경)의 인수·합병(M&A) 과정이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매수자 FSN이 메디프론을 인수하는 자금이 여러 과정을 거쳐 결국 메디프론에서 나온다는 분석 때문이다. 

11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FSN은 메디프론의 지분 인수를 진행 중이다. 메디프론은 오는 26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인데, FSN이 1회차와 2회차 유증에 참여해 각각 210억원을 들여 207만주씩, 총 414만주를 인수할 예정이다. FSN은 유증에만 41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FNS은 추가로 468만주의 메디프론 구주도 인수한다. 메디프론의 최대주주(14.10%)인 티사이언티픽은 469만8594주를 147억원에 FSN에 매도한다. 메디프론의 두 차례 유증과 한 차례의 구주 거래를 통해 FSN은 약 565억원을 들여 메디프론의 지분 49.49%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메디프론의 최대주주는 FSN으로 변경된다.

이번 딜의 관건은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FSN이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는가이다. 시장에서는 FSN이 메디프론을 인수하겠다고 밝히자 인수 자금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FSN의 적자가 누적되고, 기존 투자도 실패로 마무리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딜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FSN의 인수 자금 마련은 너무나 간단했다. 피인수 업체인 메디프론의 돈으로 메디프론을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상세히 풀어보면 우선 메디프론이 FSN 자회사들인 ▲핑거랩스 166억 ▲메이크어스 79억 ▲이모션글로벌 58억원 등 3곳의 지분을 총 303억원에 인수한다. FSN은 이 돈으로 메디프론의 유상증자 대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오는 26일 FSN은 메디프론 1차 유증에 대한 209억원을 납입해야 하는데 마침 전날인 25일에 메디프론으로부터 자회사 매각 대금 중도금 212억원을 받는다. 결국 메디프론의 1차 유증 대금 전액은 메디프론에서 나오는 셈이다. 

FSN의 이 같은 딜이 가능한 것은 현재 메디프론의 최대주주인 티사이언티픽과의 관계 때문으로 분석된다. FSN과 티사이언티픽은 지난 1월 사업의 시너지를 강화한다며 각자 발행한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상호 투자한 사이다. 메디프론의 기존 최대주주인 티사이언티픽은 코스닥 상장사인 위지트가 최대주주이며, 위지트의 최대주주는 김상우 이투데이 회장이 100% 소유한 제이아이홀딩스다. 이를 종합해 보면 기존 이투데이그룹에 속했던 메디프론이 흑자를 내고 있는 간편식 사업만 남겨두고 나머지를 FSN에 넘겨주는 모양새다. 그리고 그 과정은 FSN 입장에서 들어가는 자금이 없는 무자본 M&A로 진행 중인 것이다. 

금투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FSN의 메디프론 인수는 자금(중도금)이 메디프론에서 나오는 무자본 M&A 전형으로 보인다”면서 “자금 사정이 어려운 FSN이 향후 잔금 납입을 위해선 어떤 방법을 동원할지 관심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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