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최초 KB금융 이사회 의장 권선주, ‘남편 리스크’도 최초? [이슈&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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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최초 KB금융 이사회 의장 권선주, ‘남편 리스크’도 최초? [이슈&웰스]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3.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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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지역본부장·부행장·행장 거치며 금융권 ‘여성 최초’ 역사 쓴 인물
남편과 관련 부적절한 거래에 성추행 의혹까지 불거지며 검증 실패 드러나
KB금융의 지배구조 선진화와 이사회의 다양성 확대 등 선임 취지마저 무색
권선주 신임 KB금융 이사회 의장. /사진=KB금융
권선주 신임 KB금융 이사회 의장. /사진=KB금융

인터넷에서 개인과 관련된 키워드를 몇 개 검색하면 개인신상과 관련된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때문에 과거에 했던 일탈 행위나 발언 등으로 ‘현재의 나’가 검증당하기 일쑤입니다. 최근 여야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됐던 몇몇 인물도 과거의 적절치 못한 행동이나 말로 낙마하기도 했죠.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의 일탈도 예외는 아니어서 평판 조회 과정에서 구설에 오르기도 합니다.

KB금융지주 설립 이후 최초의 여성 이사회 의장이 탄생했다는 소식입니다. 주인공은 권선주 사외이사로 항상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닌 인물입니다. 여성 대졸 공채 1기, 여성 최초 지역본부장, 여성 최초 부행장, 여성 최초 은행장까지. 그가 IBK기업은행에 입사해서 은행장에 올라 퇴임하기까지 얻었던 명성입니다. 2013년 은행장 선임 당시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초로 여성 은행장이 탄생했다”라며 “유리천장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권 신임 의장은 부드럽고 온화한 성품이면서도 뚝심 있게 업무를 추진하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스타일로 리더십 있는 경영으로 기업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임기 마지막 해인 2015년 시련이 닥쳤는데, 성과주의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노조와 마찰을 빚으며 개인 관련 의혹까지 불거집니다. 한때 부인의 기업은행장 취임을 위해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의 주식을 백지신탁까지 하면서 ‘외조의 모범’으로 불리던 남편 이모씨와 연관된 구설수입니다. 먼저 권 의장이 기업은행 부행장 시절 남편 회사에 일감을 주면서 부적절한 거래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남편이 대표로 있던 효성그룹 계열사 효성ITX와 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억대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으로 노조로부터 고소까지 당했습니다. 

이후 2021년에도 남편 이씨는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 여성 경기보조원을 성추행해 경찰에 입건되는 일탈 행위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MBC>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여성 경기보조원 A씨는 “경기 도중 이씨로부터 오빠라고 부르라고… 오빠 몇 번 골프채 드릴까요. 이렇게 말을 해야지”라면서 “갑자기 얘기를 하다가 왼손으로 왼쪽 허리를 확 끌어안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게다가 라운딩 동행자가 A씨에게 현장에서 돈봉투를 건넸는데 이를 두고 “성추행 의혹을 무마시키려 한 것 아니냐”라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KB금융은 권선주 의장을 선임하면서 “이번 여성 이사회 의장 탄생은 KB금융의 지배구조 선진화와 이사회의 다양성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 전략인 'KB Diversity 2027'의 핵심인 다양성과 포용성 문화 확산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남편의 일탈이 권 의장의 평판과 의장으로서의 활동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또 남편의 부적절한 행위로 그에게 굴레를 씌우는 것 아닌지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시민들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회사 측은 인사 검증을 보다 철저하게 하고, 자리를 제안받은 당사자는 좀 더 신중하게 이를 허락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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