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자이’ 독배 마신 GS건설의 송도자이풍경채 ‘미분양 인수’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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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자이’ 독배 마신 GS건설의 송도자이풍경채 ‘미분양 인수’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4.02.0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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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2000억 PF 우발채무’ 우려 속 미분양 모두 떠안는 도급계약… 한달 전 ‘신용등급 하향’ 주목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지난해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 여파로 5500억여원의 손실을 보고 ‘순살 자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쓴 GS건설. 이 때문에 같은 해 8월과 12월,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결국 GS건설이 잠정 공시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3885억원’으로, 전년 대비 9433억원이 쪼그라들었다.

자료 1.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자료 1.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달 17일 내놓은 <이슈 건설사 PF 우발 채무 점검> 보고서는 5개 건설사의 신용을 분석하고 있는데, 우려 대상 중 하나가 ‘GS건설’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말 GS건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 채무를 자기 자본(4조5000억원)의 70%인 3조2000억원으로 추산하며▲인천 검단 아파트 수분양자에 약 2900억원의 자금 대여가 있었고 ▲올해 분기별로 5000억~6000억원의 PF 채무 차환이 필요한 점을 우려로 지적했다.

자료 2./출처=GS건설
자료 2./출처=GS건설

어처구니없는 부실 공사로 재무와 신용등급, 브랜드 이미지가 동반 악화한 가운데 GS건설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아파트 건설사업을 수주하면서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위험이 있는 ‘의무’를 떠안았다. GS건설과 제일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해 6000억원의 PF를 조달 중인, 인천 송도국제도시 11공구에 들어서는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아파트 건설 도급계약에 따르면 시공사는 보존등기 완료 후 시행사가 요청하는 경우 대물 인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미분양 물량이 있을 때 시공사가 인수하라는 의무 조항인데 평상시 주택 시장에는 극히 소량의 미분양이 있는 둥 마는 둥 하므로 실제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최근처럼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불황이 닥치는 상황이면 문제가 다르다.

자료 3./출처=KB주택시장리뷰(2024년 1월)
자료 3./출처=KB주택시장리뷰(2024년 1월)

‘KB주택시장리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가격 매매 변동률이 악화한 가운데 수도권 중 인천지역 주택매매 가격 하락 폭이 커 심각한 부동산 시장 불황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인천과 송도 매매심리 위축으로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에서 만족할 만한 청약 성적을 거둘지 장담할 수 없으며, 최악의 경우 미분양이 발생하면 거액의 재무 부담이 시공사에 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아파트 미분양 물건이 발생하면 시공사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면서 미분양을 모두 인수한다는 도급계약서 14조 조항은 3조2000억원이 넘는 PF 우발 채무를 올해 순조롭게 차환해야 하는 GS건설에는 큰 재무적 불확실성을 가져오는 독소 조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료 4./출처=한국기업평가
자료 4./출처=한국기업평가

GS건설의 미분양 인수는 우발 채무가 급증하지 않는 착시 현상도 빚을 수 있다. 송도에서 미분양 대물 인수가 있을 때 시공사는 이를 채무가 아닌 ‘자산 증가’로 기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불황 시 건설사 미분양은 처분이 어렵거나 처분하더라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골칫거리 자산이 분명하므로 신용평가회사가 미분양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임이 틀림없다. GS건설의 송도 아파트 사업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22일 한국기업평가는 GS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신용등급은 궁극적으로 기업의 부도나 채무불이행 위험을 말하는데 미덥지 않다는 뜻이며, GS건설의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져 조달 비용이 증가함을 의미한다. 미분양 인수가 가져올 신용등급의 추가적 불안정은 2024년 내내 GS건설의 PF 차환이 필요할 때마다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모쪼록 GS건설이 송도에서 성공적 분양을 완수하고 지난 불명예와 손실을 만회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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