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감당하기 벅찬 ‘SMART 생애 자산관리’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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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감당하기 벅찬 ‘SMART 생애 자산관리’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3.06.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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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요즘 인공지능(AI)이 미칠 영향을 놓고 각 산업계가 유리할지 불리할지 계산하느라 바쁘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 주간지 <배런>(Barron)이 최근 내놓은 AI 관련 기사가 눈에 띈다. 월스트리트저널 자매지인 <배런>은 주식과 투자상품에 관한 추천으로 깊이 있는 금융분석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AI를 분석했다.

<배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0일 가장 뛰어난 AI 플랫폼 ‘챗GPT’(ChatGPT4) 론칭은 1995년 8월 9일 넷스케이프 공개로 소비자 인터넷 시대가 열린 것 같은 기술혁신 사건이다. 한쪽에서는 챗GPT의 놀라운 데이터 처리 능력을 투자 세계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다양한 기관이 연구하고 있으나, 다른 쪽에서는 BOA,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등 굵직한 다국적 금융회사들이 정보 유출, 오남용을 막기 위해(안타깝게 삼성의 정보 유출이 대표적 사례다) AI의 업무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부자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강자인 모건스탠리는 AI를 ‘금융 자문’(Financial Advisory)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즉 모건스탠리의 금융 자문인은 투자 정보를 생방송 채팅(Live Chat)처럼 투자 상담에 활용하도록 훈련한다. 그런데 금융 상담인을 건너뛰고 금융소비자가 투자의사 결정에 ChatGPT4를 직접 활용할 수 있을까? 만약 ChatGPT4라는 말뭉치 AI가 그런 요구에 응답할 수 있다면, 증권회사에 높은 보수의 자문 역할은 사라지고 극한 저보수의 기계적 중개 기능만 남을 것이다. 즉, 대부분 증권회사에 몰락이 닥친다는 뜻이다. 그러나 <배런>의 결론은 ‘ChatGPT4는 금융주만을 할 수 없다’라는 것이다. ChatGPT4는 2021년 9월 이후 정보를 포함하지 않는다. 또한 개인적 금융주만을 하거나 특정 주식 추천을 할 수 없는데,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금융 목표, 위험 감내 수준(risk tolerance), 투자 기간(investment horizon)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현재는 금융 자문인이 투자의사 결정 직전에 컨설팅을 통해 확인하는 개인정보이기도 하다.

자료 1
자료 1

지난달 9일 ‘20대가 알아야 할 복리 투자의 교훈’ 칼럼에서는 자료 1에서 보는 것처럼 0부터 5단계까지 체크 리스트를 제시하고, 복리에 관한 이해를 중점 설명했다. 이 체크 리스트를 자세히 보면, 배런 기사에서 제시한 AI가 금융 자문을 할 수 없는 이유에 포함된 항목이 중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체크 리스트 가운데 2~5단계는 1단계 투자 목표 정의를 하지 않으면 진행할 수 없다. 강조하지만 금융투자(또는 재무) 목표 설정은 다음 단계로 넘어갈 필요조건인 만큼 아주 중요하다.

플라톤이 인간 철학에 목적의식을 불어넣은 이후 목표 또는 목적은 수천 년 동안 인간 행동 양식을 지배했다. 그 과정에 목표 설정은 인간의 본질에 가깝다. 이번 칼럼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이 바로 생애 재무 목표 설정의 중요성이다. 그러나 AI는 인간 목표 설정에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미 설명한 것처럼 AI도 일반화할 수 없을 만큼 사람마다 인생은 다채롭다. 개인의 기초 자산, 지적 능력, 신체 능력의 격차가 존재하고, 이를 기반으로 살아가면서 형성하는 환경, 교육, 인맥, 자산, 가치관에 따라 각자 인생 설계가 달라진다. 당연히 개인별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다양한 목표가 존재하고, 이를 달성하려 필요한 자산과 소득 규모와 시간표, 그리고 이를 달성하는 수단도 다양할 것이다. ‘목표 설정’이란 단지 두 개의 낯익은 단어가 결합해 단순해 보이지만, 여러분이 일단 그것을 실행해보려면 만만치 않다. 대부분 사람은 막막함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당황하며, 생애 재무관리를 포기하고 싶을 것이다. 이런 난감한 상황에 도움을 주려는 비법이 바로 ‘스마트’(SMART) 기준에 의한 목표 설정이다. 스마트란 1981년에 경영학자 조지 도란(George T. Doran)이 제안한 사업 목표 설정의 5가지 기준이며, 이후 분야에 상관없이 목표 설정 과정에 널리 적용하고 있다.

자료 2
자료 2

SMART란 자료 2에서 보는 것처럼 5개 기준으로 구성한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구체적으로(Specific) ▲측정할 수 있게(Measurable) ▲달성 가능한(Achievible) ▲현실적(Relevant) 목표를 ▲시간 일정에 따라(Time-bound) 세우는 것이다. 예를 들면 ‘60세까지 노후 생활비, 의료비 기준 5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연금으로 월 300만원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 이외에 매월 기본 100만원을 퇴직연금과 ISA에 저축하고 소득의 60% 소비를 넘는 금액은 추가 저축을 한다’라는 등이다. 이러한 세부적 내용은 직업적 금융 자문인에게 필요한 것이니 거론하지 말자.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금융투자 의사 결정에서 왕창 뜨는 종목에 대한 정보를 캐는 것보다 다소 엉뚱하게 여길 수 있는데 ‘목표 설정’이라는 개념이 가치관으로 정착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료 1의 2번 이하는 기술적인 부분이다. 부채의 비용과 이자율 위험이 생애 재무 결과에 관한 영향이 크므로 부채 상환이 우선이며, 재무적, 심리적인 개별 위험 감내 수준을 알고 투자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기나긴 생애 주기 투자에서 펀드 수수료, 보수 등 투자 비용도 복리 효과처럼 점점 더 최종 투자 성과를 훼손하므로 금융투자 상품의 비용 조건을 항상 점검해야 한다. 끝으로 이상 검토한 조건을 바탕으로 폭넓게 금융 상품으로 조사하고 선택하는 데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이상 젊은이의 금융투자에 성공하기 위한 가이드는 십계명이나 세속오계만큼이나 금융소비자가 금융의 계율처럼 생각하고 실천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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