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은 ‘금리’를 얼마나 올릴까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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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은 ‘금리’를 얼마나 올릴까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2.12.05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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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가 정책금리와 연준 자산매입 등을 결정하는 FOMC가 오는 13일과 14일 있을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지표와 고용지표, 그리고 연준 관련 인사들의 말 한마디마다 미국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이 촉각을 세우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또한 국제금융센터는 최근까지 미국 통화 긴축으로 과거 동아시아 외환 위기를 겪었던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사아, 필리핀 등은 평균 통화가치가 8.6% 하락했고, 주가는 5.1%, 국가 신용 척도인 CDS 프리미엄은 31bp(1bp=0.01%)나 상승하며 위기 재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책금리가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지가 금융시장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자료1(하나금융연구소)
자료1(하나금융연구소)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하나금융연구소는 미국 통화정책이 한국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미국 통화정책은 한국경제에 세 가지 경로로 영향을 미친다. ▲한-미 금리 차이가 원화 환율 변화를 가져와 수출입과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달러 증가가 글로벌 유동성 공급 증가를 초래해 주식 등 금융자산 가격을 변동시키며 ▲미국 통화정책을 따라가는 동조화가 한국 금리 변동을 가져와 소비 및 투자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각 경로는 모두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준다. 미국 통화정책 완화는 원화 강세를 가져와 수출에는 부정적이지만 자산 가격은 상승하고 금리 하락으로 소비와 투자를 촉진한다. 그러나 최근처럼 미국이 통화정책을 긴축하면 정확히 반대 영향이 나타난다. 하나금융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통화정책의 원화와 한국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은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으나 금융시장 영향은 즉각적이며 장기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주식이나 금융자산 보유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는 말이다.

자료2(하나금융연구소)
자료2(하나금융연구소)

결국 문제는 연준이 금리를 어디까지 올릴 것인가 하는가이다. 이 때문에 연준이 경제지표 변화를 어떻게 볼까에 관한 해석에 따라 최근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사실 올해 통화 긴축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것이어서 그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연준이 이처럼 강경한 금리 상승 태세를 바꿀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경제지표 뉴스, 즉 수요나 경기 침체, 그리고 고용 악화 등으로 물가가 하락할 거라는 뉴스에 금융시장은 반색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외신에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Bad news is good news)라는 시장 분석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지표도 아니고 연준의 시각이다.

자료3(연준-금융안정보고서 11월호)
자료3(연준-금융안정보고서 11월호)

연준은 현재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연준은 금융시장에 대한 시각을 금융안정보고서에 공식화한다. 금융안정보고서에 실린 뉴욕 연방은행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금융시장에 대한 위협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이다. 그다음은 금융시장 유동성 압박과 변동성 증가, 그리고 중국-대만 충돌을 미국 금융시장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위협 요인으로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것이라고 인식하는 한 통화 긴축은 멈추지 않을 공산이 크다.

자료 4(출처- BROOKINGS.EDU)
자료 4(출처- BROOKINGS.EDU)

지난달 30일 미국의 비영리 연구소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발표 내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이후 다우지수는 735포인트, 2.2%나 상승했다. 제롬 파월은 연준이 물가 상황 판단에 주로 점검하는 개인소비지출 인플레이션(PCE inflation)이 10월 하락했으나 추세적 하락이라는 판단은 성급하며, 연준의 2% 물가상승 목표 수준까지 내려오려면 충분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결국 제롬 파월은 3월 이래 3.75%포인트를 올린 정책금리 수준은 최종 어디에 도달할지 불확실하다고 했다. 연준은 통화 긴축정책으로 총수요를 낮추려고 하는데 대유행 병 관련 재정정책과 봉쇄완화 효과의 약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요를 둔화하고 경기도 침체할 것이라고 했다.

자료5(출처-연준)
자료5(출처-연준)

그러나 긴축 통화정책과 성장 둔화에도 명확한 인플레이션 하락 조짐을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연준 의장은 설명한다. 특히 상품물가는 하락했으나 주택과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상승하는 중이다. 서비스는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소비 부문이며 이 서비스 부문비용의 가장 중요한 것은 임금이다. 이 때문에 노동시장과 임금은 향후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방향을 추정하는데 핵심이다.

자료6, 6-1(출처-연준)
자료6, 6-1(출처-연준)

문제는 일자리는 넘쳐나는 데 일할 사람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 상황이 이어질 거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임금상승률은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과 일관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제롬 파월은 분석하고 있다.

자료 7(출처-연준)
자료 7(출처-연준)

그런데 제롬 파월이 주장하는 노동력 부족의 원인이 흥미롭다. 자료에서 보는 것처럼 코로나19 이후 미국 노동 참여율이 현격히 떨어진 후 빠르게 회복했지만,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 첫 번째가 과다한 초과 은퇴(excess retirements) 현상으로 노령화 진행 수준 이상으로 고령 노동자가 조기 은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미국 예산정책국의 추정과 비교하여 약 350만명의 노동력 부족이 발생했는데, 이 수치 중 200만명 이상이 초과 은퇴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한다. 코로나가 고령자 건강을 해치기도 했지만 고령 노동자가 코로나 초기에 해고되어 이들이 복귀하기 쉽지 않고, 주택과 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이 고령 노동자 조기 은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금리 인하 정책이 지속적인 자산 가격 상승을 가져오고 부의 증가 효과(wealth effect)가 노동력 회복에 발목을 잡았다는 재미있는 분석이다. 노동력 부족의 두 번째 원인은 코로나로 인한 노동자 사망과 이민자 급감이었다.

자료 8(출처-국제금융센터)
자료 8(출처-국제금융센터)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은 2023년 내내 미국 정책금리 최고점이 4.75~5.00%에 이를 것이고 1년 내내 현재 수준 이상의 고금리 유지를 전망한다. 아마 이 고비를 지난 후 금융시장에서는 과거의 저금리 시대를 기대할 것이지만, 이상 소개한 미국 통화정책 시각을 기준으로 보면 다시 한번 코로나와 같은 블랙스완이 찾아오지 않으면 상당한 기간 저금리 시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노동력 부족이 구조적이고 회복하려면 장기간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 미국 경제 침체가 완연해지는 가운데 2024년이 돼서야 2% 수준 미국 정책금리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고금리에 잘 견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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