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쪼갠다고? ‘소수점 거래’에 쏟아진 분노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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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쪼갠다고? ‘소수점 거래’에 쏟아진 분노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2.18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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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2019년 4월 17일 혁신금융 서비스 1호로 선정된 KB국민은행의 MVNO(알뜰폰) '리브M'의 유심칩. /사진=국민은행
2019년 4월 17일 혁신금융 서비스 1호로 선정된 KB국민은행의 MVNO(알뜰폰) '리브M'의 유심칩. /사진=국민은행

“1호 혁신금융이 가까스로 중단 위기를 넘겼다.”

지난해 4월 14일, 금융당국은 ‘리브엠’의 특례기간을 2년 더 늘린다고 결정합니다. KB국민은행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엠은 우리나라 최초의 혁신금융입니다. 당초 100만명 가입을 목표했지만 기대 이하였습니다. 혁신금융 재지정을 고심하던 당국은 12만 가입자의 피해를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다시 혁신금융으로 지정된 리브엠은 지금 24만명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혁신금융’. 기존의 금융서비스와 차별성이 인정되는 금융업 또는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4월 17일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를 선정, 각종 규제로부터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혁신금융 기대 효과로 2024년까지 새로운 일자리 17만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18일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주식 소수 단위(소수점) 거래’를 포함한 혁신금융 서비스 25건이 새로 지정됐습니다. 금융위는 아울러 기존 혁신금융 서비스 가운데 8건의 지정 기간을 연장하고, 4건의 지정내용도 변경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혁신금융으로 지정된 서비스는 모두 210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번에 새로 지정된 국내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는, 신탁제도를 활용해 온주(온전한 1주)를 여러 개의 수익증권으로 분할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증권사가 소수 단위 주문을 취합하고 부족분을 채워서 온주로 만든 뒤, 증권사 명의로 한국거래소에 호가를 제출합니다. 이어 거래가 체결되면 취득한 주식을 한국예탁결제원에 신탁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소액 투자자들도 주당 가격이 높은 우량주를 살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10만원만 투자하는 경우, 기존에는 1주당 100만원인 주식을 살 수 없었지만 소수 단위 거래가 가능해짐에 따라 0.1주만 매수할 수 있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예탁결제원과 24개 증권사가 오는 9월부터 전산 구축 일정 등에 따라 차례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주식의 소수단위 거래 허용과 기대효과. /자료=금융감독원
주식의 소수단위 거래 허용과 기대효과. /자료=금융감독원

서비스 제공 증권사는 ‘교보증권·대신증권·DB금융투자·메리츠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상상인증권·신영증권·신한금융투자·IBK투자증권·SK증권·NH투자증권·유안타증권·유진투자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카카오페이증권·KB증권·KTB투자증권·키움증권·토스증권·하나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현대차증권’입니다.

다만 예탁결제원은 신탁재산과 고유재산 간의 거래를 할 수 없습니다. 각 증권사는 일반 국내주식 거래와 소수 단위 거래의 차이점에 대해 투자자가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위험 고지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또 이들 증권사는 소수 단위 거래를 중개하는 과정에서 자기 재산으로 취득하게 되는 주식을 종목별로 5주 이내로 하며, 의결권 행사도 금지됩니다.

금융위는 기존 혁신금융 8건의 지정 기간도 2년간 연장했습니다. ▲은행 내점 고객 실명 확인(중소기업은행) ▲안면인식 비대면 계좌개설(KB·한화투자증권) ▲원클릭 예·적금 분산예치(씨비파이낸셜솔루션) ▲5인미만 사업장 단체보험(삼성생명) ▲기업성 보험 온라인 간편가입(현대해상화재보험) ▲렌탈 프로세싱 대행(신한카드) ▲소액 후불 결제(네이버파이낸셜) 서비스입니다.

또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해외주식 상품권 구매·선물’(신한금융투자) 서비스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상품 범위를 해외주식뿐만 아니라 국내주식, 펀드 등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지정내용을 변경했습니다. ‘빅데이터·AI 활용 부동산 시세 산정’(자이랜드·빅밸류·4차혁명) 서비스도 은행이 주택담보의 가치를 산정할 때도 이용할 수 있도록 바꿨습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제도 운용을 지속하는 한편,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에 대한 내실화 노력도 병행하겠다”라며 “샌드박스를 통한 테스트 결과, 소비자 편익이 크고 안전성이 검증된 경우는 규제개선 작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내주식 소수 단위 거래’를 포함한 혁신금융 서비스 25건이 새로 지정됐다. /사진=픽사베이
‘국내주식 소수 단위 거래’를 포함한 혁신금융 서비스 25건이 새로 지정됐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세금을 거두기 위한 또 다른 방편이라며 평소 불만을 강도 높게 쏟아내고 있습니다. 최근 쪼개기 상장(물적분할)에 대한 분노는 동그라미 개수만큼 증명됩니다.

“혁신금융? 혁신과세!!!!! 소수점 단위로 수수료·세금 징수 이제 코 묻은 돈도 어림없다~~~” “다른 꿍꿍이가 있겠지” “주식 공부 열공시키는 나라. 미래가 걱정입니다. 기술이 있어야 강국이 될 건데 카지노로 오라 꼬시는 이유가. 이기적인 것 같습니다” “기관X들 털려고 작전뉴스? 안 속는다” “전 국민을 도박(주식)에 빠지게 하겠다. 원래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되는 거라~~ 바늘 도둑부터 만들겠다는 음모?! 현대판 아편전쟁이냐?” “X을 싸네. 소수점 거래 그게 문제냐? 물적분할이나 막아. 검머외(검은 머리 외국인)들의 무차별적인 공매도 손보고”.

“비싸다고 우량주? X웃겨. 우량주는 PER, PBR 이런 거 비교하는 게 먼저다” “자본을 많이 가진 쪽의 시장 지배력을 올려주는 일임. 개미는 그만큼 영향력이 축소됨” “그냥 액면분할하게 하면 되지” “100원으로 삼성전자·LG엔솔·하이닉스·네이버 등 1000종목 투자하고 싶은데...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주 나눠서 살 수 있지요~~~”.

혁신금융 분야의 규제샌드박스 시행으로 2조1498억원의 투자 유치와 1786명의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냈다. /자료=금융위원회
혁신금융 분야의 규제샌드박스 시행으로 2조1498억원의 투자 유치와 1786명의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냈다. /자료=금융위원회

한편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규제샌드박스’ 시행 3년 성적표를 보면, 혁신금융 분야에서 2조1498억원의 투자 유치와 1786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규제샌드박스는 신기술 서비스의 테스트나 시장 출시를 가능하도록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제도입니다. 혁신금융으로만 5년 동안 17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당국의 목적지가 너무 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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