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스톡옵션 내홍’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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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스톡옵션 내홍’ 심각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8.0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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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평균의 절반 밑도는 물량 받았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노노 갈등’ 양상도
케이뱅크가 부여한 스톡옵션을 놓고 내분이 벌어지고 있다./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가 부여한 스톡옵션을 놓고 내분이 벌어지고 있다./사진=케이뱅크

K뱅크(케이뱅크)가 사기 진작을 위해 모든 직원에게 배분해겠다고 밝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오히려 직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스톡옵션 지급과정에서 유독 소수 임원들에게 집중적으로 배분됐다는 것이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7월 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임직원 320명에게 보통주 21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이 중 85만주가 임원 9명에게 부여됐다.

해당 임원은 이풍우 재무관리본부장(사내이사)을 비롯해 장민, 차대산, 한진봉, 권선무, 양영태, 김기덕, 권영종, 윤형로 등이다. 이들 임원 1인당 부여된 평균 스톡옵션은 9만4000주를 웃돈다.

여기에 지난 4월 서호성 행장에게 9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을 감안하면 행장 등 임원 10명에게 주어진 스톡옵션은 전체의 59%에 달한다.

반면 일반 직원 311명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은 125만주로, 1인당 평균 4000주 정도다. 임원들이 부여받은 스톡옵션과 비교하면 수십배 차이가 난다. 서호성 행장은 직원의 224배, 임원은 평균 23.5배를 더 부여받았다.

이처럼 스톡옵션이 임원들에게 집중되다 보니 내부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힘든 시기 케이뱅크를 지켜온 것은 직원들이다. 과실도 임원이 아닌 직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내용의 비판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2월에 취임해 반년도 일하지 않은 서호성 행장에게는 “과도한 성과보상”이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불만에 케이뱅크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 측은 “지금까지의 성과 보상보다는 이후 동기부여에 중점을 둔 조치였다”면서 “이번 스톡옵션 부여 외에도 추후 이에 준하는 성과 보상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직원들 사이에서도 스톡옵션이 차등지급 됐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노노갈등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직원들에게 균등 배분할 경우 4000주씩 돌아가지만 일부 직원들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00~1500주를 부여 받았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스톡옵션 부여와 관련된 계약서 작성은 본부장급 임원들이 직원들과 개별 면담을 통해 1대1로 진행되고 있는데, 일부에선 불공정한 기준 공개를 은폐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케이뱅크 직원으로 추정되는 직원이 “(임원 개별 면담은) 현 대표와 함께 합류한 팀장급 조직 책임자에게 더 많은 스톡옵션을 부여하기 위한 방법으로 추정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는 직원들에게 차등 지급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지 않으면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최근 SK하이닉스,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들은 성과 지급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자 오너들이 직접 나서 직원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과 비교된다는 것이다.

이번 케이뱅크의 스톡옵션은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와도 비교된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직원들에게 보다 많은 스톡옵션으로 불만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임직원 144명에게 스톡옵션 510만주를 부여했다. 이 중 296만주가 직원에게 돌아갔다. 직원이 부여받은 주식은 평균 2만주다. 케이뱅크보다 5배가 많다.

토스뱅크도 입사 1년 차 임직원 30명에게 68만주를 나눠줬는데, 이 중 임원을 제외한 직원 28명에게 2만주가 부여됐다. 역시 케이뱅크 직원이 받은 스톡옵션보다 5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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